[MBN스타 금빛나 기자] 뮤지컬 관계자들은 “뮤지컬 무대에 오른 아이돌 스타 중 최고의 멤버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하나같이 제 1순위로 김준수를 꼽았다. 뮤지컬 배우라고 봐도 무관한 캐릭터 소화능력과 가창력, 연기 모두 수준급인데다가, 출연하는 작품마다 전 회차 전 자석을 매진시킬 정도로 티켓파워 역시 뛰어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제는 아이돌이 아닌 뮤지컬 배우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아이돌 캐스팅에 있어 무시할 수 없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바로 ‘티켓파워’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기 아이돌 스타들가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좋은 홍보거리가 되며, 흥행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때로는 티켓 오픈 20분만에 모든 표가 매진되는 이른바 ‘피켓팅’(피 터지는 티켓팅)의 현장이 펼쳐지기도 한다.
뮤지컬 ‘인더하이츠’에 출연 중인 인기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 첸은 높은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아이돌 스타 중 한 명이다. 무대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VIP 좌석은 대부분 매진된 상태며, 이 같은 열기는 그가 ‘복면가왕’에 출연해 가창력을 인정받으면서 더욱 뜨거워졌다. 뮤지컬에 종사하는 관계자들마저 첸이 출연하는 회차는 보기 힘들다고 고개를 저을 정도이다.
‘인더하이츠’에 출연하는 또 다른 아이돌 스타 인피니트의 김성규와 장동우가 출연하는 회차의 티켓 역시 대부분이 판매됐으며, 이들이 동시에 출연하는 회차의 경우 1층은 물론 2층 좌석 또한 티켓팅 경쟁이 치열하다.
다른 뮤지컬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려욱이 출연 중인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경우 려욱이 출연하는 회차의 티켓 판매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으며, 막공일인 7일의 경우 벌써부터 R석과 S석 모두 매진된 상태다.
이 같은 아이돌 스타들의 티켓파워는 국내 넘어, 한류열풍을 타고 해외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데스노트’의 경우 공연장이 다소 외진 곳에 위치한 성남아트센터였음에도, 공연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 일본인·중국인 등 다양한 한류 팬들과 쉽게 마주칠 수 있었으며, 뮤지컬 공연을 패키지로 하는 여행상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인더하이츠’ ‘신데렐라’ 등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듯 아이돌 스타의 티켓파워는 분명히 존재했지만, 모두가 이 같은 성적을 거뒀던 것은 아니었다. 그룹의 인기와 대중적인 인지도에 따라 온도차는 존재했으며, 일부 아이돌 스타들은 일반 뮤지컬 배우보다 저조한 티켓파워를 보이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아무리 인기가 높은 아이돌 스타라고 할지라도 뮤지컬 티켓의 가격이 10만 원이 넘는 만큼 장기전을 바라보기 어려우며, 예상치 못한 스캔들과 마주쳤을 때 돌아오는 후폭풍은 매우 거칠고 냉정하다. 이는 아이돌 스타의 캐스팅이 처음에는 팬이나 일반관객들의 흥미를 반짝 자극할 수 있지만, 아이돌 개개인의 실력과 작품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 그리고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김준수가 티켓파워 1위에 오른 것도, 려욱의 공연이 모두 매진된 것도, 그 이면에는 실력이 밑바탕 돼 있었다. 규현이 앞으로 출연할 ‘베르테르’의 제작사 CJ E&M 공연사업본부 홍보팀 지승연씨는 “일본팬이라든지 해외 팬들의 티켓판매 현황에 있어 아이돌의 티켓파워가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아이돌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실력을 인정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규현만 해도 뮤지컬에 데뷔한지 벌써 6년차 배우다. 규현이 이뤄낸 성적은 단순히 그가 아이돌 스타이기 때문이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꾸준한 작품과 다양한 캐릭터들을 소화해 나가면서 뮤지컬 배우로서 실력이 많이 안정화 됐다. 이 같은 실력적인 부분 또한 티켓판매에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일 것”이라고 밝혔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