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자숙’을 거친 연예인들을 바라보는 연예계 종사자들은 지금의 ‘자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지난 7월 tvN 웹예능 ‘신서유기’의 제작이 발표됐을 때 연출을 맡은 나영석 PD는 대중의 질타를 받아야 했다. 출연 라인업에 ‘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이수근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많은 인들은 이를 ‘특혜’로 느껴진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고, 첫 방송 이전까지 이수근의 참여는 논란의 중심에 섰고, 나영석 PD에 대한 비판도 끊임없이 나왔다.
분명 나영석 PD에게 이수근의 캐스팅은 ‘모험’이었다. 하지만 이런 ‘모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수근을 영입한 분명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다른 많은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도 결국은 방송에 복귀를 했고, 그들의 복귀작은 늘 ‘이슈’가 됐다. 그 부담스러운 ‘이슈화’가 뻔히 보이는데도 ‘물의 연예인’들을 기용하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현재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한 PD는 “솔직히 말하면 부담스러운 건 맞다”고 이를 인정했지만, 분명히 ‘이슈화’가 되는 점은 프로그램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 이 PD는 “자숙 끝에 복귀하는 사람들에게서 의외의 화제성을 노리는 PD들도 분명 있다”고 조심스레 말하면서도 “사실 인력 기용은 워낙 개인의 취향이 절대적으로 반영되는 부분이라 이를 ‘화제성을 노렸다’고 딱 꼬집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잘하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는 말처럼 실력 있는 연예인들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잘하는 사람’이 그만큼 없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자숙 중인 연예인을 섭외하기 위해 물밑작업에 돌입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신서유기’는 방송 이후 좋은 반응을 얻어 이수근의 기용 논란이 쏙 들어가기도 했다.
연예인들의 자숙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것은 많은 PD들도 인지하고 있다고 전한 이 PD는 “‘공인’으로 취급받는 ‘연예인’이라는 위치가 가지는 상징성이 있는데, 형식적으로 사과하면 넘어가는 느낌이 없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대안이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그는 “자숙에 대한 일정한 가이드 라인이나 기준이 없어 이런 문제에 대한 대안은 여전히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숙 기간을 거친 연예인을 보유하고 있는 한 소속사의 홍보 관계자는 “어떻게 해야 진심을 전할 수 있을지 연예인도, 회사도 많은 고민을 한다”고 입을 열었다. 드러나는 것보다 스스로를 책망하고 반성하는 연예인들이 많은데 이를 전할 방법이 드물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그렇기 때문에 자숙 끝에 마침내 복귀를 하려고 해도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홍보를 거의 안 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는 게 다반사”라며 한 번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좀처럼 다시 복귀하는 게 힘든 이유를 설명했다. 차가운 대중의 시선을 녹여야 하지만 홍보마저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의 복귀 시점에 큰 편차가 있는 것에 대해 이 관계자는 “인기도 물론 절대적인 영향을 주지만, 해당 연예인의 평소 이미지가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원래 ‘얍삽’한 인물로 비춰지던 인물들은 복귀할 때에도 “또 이렇게 복귀한다”고 많은 어려움을 겪고, 건실한 이미지였던 인물은 초반의 실망감은 크지만 후에는 본래의 이미지가 그 실망감을 희석시켜 복귀에는 오히려 수월했던 사례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자숙 기간 동안 연예인들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까. 이 관계자는 “개인사업 등으로 유지한다”며 “연예인이라는 게 워낙 고정 수입이 없는 직업이니 벌이가 좋을 때에 많은 연예인들이 만약을 위한 생계 수단을 따로 마련해 놓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많은 경우가 있겠지만 진심으로 뉘우치고 이를 전하려고 방송을 준비했으나 단순히 ‘복귀’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질 때에는 속상하기도 하다”고 솔직한 견해를 덧붙였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