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아역들의 연기도 탁월했다. 특히 이방원의 어린시절을 연기한 남다름의 연기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런 아역들이 켜켜이 쌓아놓은 다이너마이트가 드디어 폭발할 조짐이 보였다. 성인 이방원과 이방지의 만남, 즉 유아인과 변요한이 등장한 마지막 10분부터였다.
13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이방원(유아인 분)과 이방지(변요한 분)가 어릴 적 만남 이후 성인이 돼 우연히 재회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어린 이방원(남다름 분)은 썩은 무리만 남은 고려의 미래에 절망했다. 사대부로써 정도를 걸어왔던 홍인방(전노민 분)마저 이인겸(최종원 분) 밑으로 들어가 악의 축을 형성했다. 이방원이 그의 잘못을 모두 낱낱이 밝혀내도 그는 꿈쩍하지 않았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비슷한 시각 땅새(이방지, 윤찬영 분)는 사랑하는 여자 연희(박시은 분)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렸다. 악당의 습격을 받은 곳에서 연희가 강간당할 위기에 처했지만, 그를 구해낼 수 없었던 것. 땅새는 그 길로 세상을 떠나려 했지만, 길선미(박혁권 분)의 명으로 땅새의 일거수일투족 지켜봐오던 중국 무당파 고수 장삼봉(서현철 분)의 도움으로 살아날 수 있었다. 그리고 장삼봉에게 무술을 배워 복수를 꿈꿨다.
6년 뒤 성인 이방원(유아인 분)은 더욱 더 망가진 고려 조정을 보며 한탄했다. 그러다 우연히 도당 3인방 백윤(김하균 분)이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 자객을 뒤쫓았다.
현란한 칼솜씨를 보인 자객은 다름 아닌 이방지(변요한 분). 그는 삼봉 정도전(김명민 분)이 “백윤을 죽여 썩은 고려를 끝장내야 한다”는 말을 그대로 수행했던 것이다.
이처럼 ‘육룡이 나르샤’는 초반 아역들의 명연기와 박혁권, 최종원, 전노민 등 조연들의 빛나는 존재감만으로 4회를 이끌어왔다. 아낙이 돼지에게 젖 물리는 장면, 연희가 강간당하는 설정 등 꽤나 자극적인 요소가 없지 않았지만, 스피드 있는 극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에 잘 어우러질 정도였다.
그럼에도 아직은 시청률에 불이 붙진 않은 상태. 이런 상황에서 유아인, 변요한 등 성인 배우들이 단 10분만 출연했지만, 마치 4회 전체를 이끌어가듯 그 흡인력은 놀라웠다. 대사가 많거나 화려한 액션이 이어진 것도 아니었지만, 표정, 눈빛만으로도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비로소 흥행으로 가는 문이 열린 순간이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