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가 경사를 맞았다.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가 15%의 시청률을 넘으며 수목극 1위 왕좌를 굳건히 한 것이다. 이 기세를 이어 종영 전 20%의 고지를 찍을 수 있을까.
16일 오전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9회는 전국 기준으로 16.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최근 시청률 동향으로 볼 때 ‘15%’의 벽은 ‘흥행’으로 부를 수 있는 기준이 됐다. 올해 들어 15%를 넘은 미니시리즈는 SBS ‘미세스캅’ ‘용팔이’, KBS ‘프로듀사’ 정도 밖에 없었다. 그나마 ‘15% 명단’에는 MBC 홀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 사진=그녀는 예뻤다 방송 캡처 |
MBC의 입장에서는 드라마 방면의 ‘한 방’이 필요했던 시점이었다. 예능 프로그램과 주말드라마는 강세인 반면, 유난히 평일 미니시리즈는 힘을 쓰지 못했던 터였다. 그런 시점에서 ‘그녀는 예뻤다’의 선전은 예능, 주말·평일 드라마 모두를 아우르는 MBC의 콘텐츠 장악력을 새삼 실감케 하는 계기가 됐다.
‘그녀는 예뻤다’는 초반 4%대의 낮은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점점 시청률 수직상승을 했다. 시청률의 기폭제는 20%의 시청률을 달성했던 SBS ‘용팔이’의 퇴장이었다. ‘그녀는 예뻤다’는 후발주자로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지만 ‘용팔이’의 시청률 파이를 고스란히 차지하며 오히려 시청률 도약을 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여성들의 심리를 잘 포착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그녀는 예뻤다’에는 드라마의 주 시청층인 여성들의 만족감을 높여줄 다양한 장치들이 마련돼 있다. 일단 다른 로맨틱 코미디에 등장하는 ‘악녀’가 없다. 민하리(고준희 분)는 악녀라기보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불쌍한 캐릭터다.
게다가 남자들의 것 못지않은 여자들의 우정이 등장하고, 자칫 ‘어장관리’로 보일 수 있었던 다른 로맨틱 코미디의 여자 주인공과는 확연하게 다른 주인공 김혜진(황정음 분)도 매력적이다. 김혜진이 주근깨에 ‘폭탄머리’였던 상태에서 ‘모스트스럽게’ 변한 순간도 여성들의 판타지를 채워주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 사진제공=본팩토리 |
사실 뜯어보면 ‘그녀는 예뻤다’는 큰 갈등구조나 역경이 없다. 그저 모스트 편집팀을 배경으로 씩씩하지만 자신감 없던 김혜진이 스스로의 매력과 능력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첫사랑 찾기’와 엮어낸 게 전부다. 그럼에도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묘하게 건드리며 15%라는 시청률을 달성한 셈이다.
그 힘은 황정음, 박서준, 고준희, 최시원 등 주인공들 뿐 아니라 황석정, 신동미, 박유환, 신혜선과 같은 모스트 편집팀 사람들로 등장하는 배우들의 내공 깊은 연기가 결정적이다. 애초 “우정과 사랑의 비율을 똑같이 가져가 ‘그녀는 예뻤다’만의 색깔을 만들겠다”고 말했던 그 뚝심을 잘 지켜가고 있는 것도 드라마만의 독특한 색깔을 만든 요인이 됐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두 여자의 심리를 균형감있게 그려 어느 하나 밉지 않도록 만든 것이 인상깊다.
지금까지의 분위기로 봐서는 ‘그녀는 예뻤다’의 20% 돌파는 가능성 있는 ‘꿈’이라는 전망이 많다. 9회 결방 당시 결방 안내 기사 하나에 댓글이 만 오천 개 가까이 달렸던 것만 봐도 ‘그녀는 예뻤다’를 기다리고 있는 시청자들이 많다는 걸 방증한다. 탄탄한 시청층을 이미 형성한 ‘그녀는 예뻤다’가 과연 ‘마의 20%’ 벽을 넘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