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화려하게 개봉하는 상업영화에 비해 미미한 반응 속에서 꾸준한 관심에 재관람 열풍까지 이어가며 박스오피스 순위를 역주행하는 작품이 있다. 상영관을 확대하는 이례적인 상황도 만드는 ‘흥행 역주행 영화’는 어떻게 탄생하는 걸까.
흥행 역주행 영화를 살펴보면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비긴어게인’ ‘위플래시’ ‘그녀’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 ‘인턴’ 등이 대표적이다. 흥행 역주행 영화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개봉 이후 영화를 본 관객들의 자발적 지지의 힘이 컸다. 특히 높은 좌석점유율에 상영관이 적은 영화에 대한 상영 확대 요청, SNS, 포털사이트의 전체 영화 평점 등이 순위를 끌어올리는데 뒷받침해주었다.
그러나 작지만 들여다보면 강한 힘을 갖고 있는 영화가 주목 받아 박스오피스 역주행까지 이어지는 기분 좋은 상황 속에서도 의문점은 있다. 바로 ‘역주행’이라고 칭하는데 기준점이 있냐는 것. 영화 ‘끝까지 간다’의 경우, 일반적으로 개봉 후 평점이 하락하는 것과 반대로 오히려 평점이 상승하며 개봉작 중 가장 높은 평점 순위를 기록하며 평점, 예매율, 박스오피스의 이례적인 3단 역주행이라는 눈에 확연하게 보이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최근 언급되는 ‘역주행’ 영화의 경우엔 상대적인 평가가 많다는 게 지적점이다. 이에 대해 한 영화관계자는 “보통 역주행이라고 칭하는 영화는 개봉주보다 차주에 박스오피스 순위가 올랐을 때를 가리킨다. ‘역주행’의 기준점이 정확하게 제시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역주행’으로 칭하기 위해 실질적인 조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는 “확연하게 드러나 있는 박스오피스 순위를 갖고 조사한다. 또 예매율과 좌석점유율을 토대로 한다. 영화사이트나 포털사이트의 평점의 경우는 주관적인 평가가 많이 때문에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수치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통 역주행이라고 쓸 때 순위 변동에서 점점 내려가는 게 자연스러운데 역으로 치고 올라오는 걸 말한다. 개봉 주에 2위나 3위로 시작을 했는데 2주차로 가서 1위로 판을 뒤집었거나 순위가 한 단계 올랐을 때, 그럴 때 역주행이라고 표현한다. 한 마디로 말해서 순위가 올라갔을 때를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싸라기랑 약간 비슷한 개념이긴 한데, 개싸라기는 첫 주 주말보다 오히려 2주차 주말이 스코어가 더 많이 났을 때를 뜻한다. 스코어가 많이 나면 당연히 순위도 많이 오르겠지만 체감상으로 생각하기엔 역주행은 박스오피스 순위가 올라갔을 때를 말한다. 개싸라기는 첫 주 주말이 50만이 들었는데, 2주차는 보통 관객 수가 빠지기 마련인데 더 입소문이 많이 나서 60만이 들고 그 이상이 들 때 개싸라기 났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역주행 영화가 등장할수록 할리우드 영화와 한국 상업영화의 스크린 독과점과 개봉 시기에 기대작들이 성과를 크게 보이지 못하면서 반사효과를 받게 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특히 스크린독과점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영관에 걸리는 영화가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서 다양한 영화를 원하는 관객들의 수요 효과로 반작용이 일었다는 것.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박스오피스 순위를 살펴보면 상위권 작품 중 상업영화가 3~4개 작품이 된다. 현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흥행작이 전국 스크린 2600여개 중 2000여개를 차지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개봉영화가 10편 이상이 되는데, 그 전체 스크린에 80%를 3~4개의 작품이 차지하고 있다는 건 다른 영화들이 극장에 걸릴 수 없고 관객들도 극장에 찾아가도 자기가 보고 싶어 하는 영화 선택권이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