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기자들의 이야기다. 지난달 개봉했던 '특종: 량첸살인기'와 19일 개봉하는 '내부자들'에 이어 한달새 기자가 중심인물인 영화 3편이 관객을 찾게 됐다. 웃음을 주려고 노력한 공감코미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다. '특종'처럼 블랙코미디도 아니고, '내부자들'처럼 등장인물들이 많고 복잡하지 않다.
취직만 하면 인생 풀릴 줄 알았던 수습 도라희(박보영)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상사 하재관(정재영)을 만나 겪게 되는 극한 분투를 그렸다. 박보영이 수습 연예기자로 부장 하재관의 온갖 욕을 듣고 성장하는 인물이다. 정재영이 목청 높여 수습에게 욕을 해대고 괴롭히는 게 실감 난다.
박보영은 12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이 영화의 언론시사회에서 "매번 혼이 나니까 초반에는 정재영 선배가 너무 무서웠다"고 고백했을 정도다.
그는 "'선배님 식사하셨어요?' 하면 선배님이 '밥은 먹었니?'라고 하시는데 이게 진짜로 밥을 먹었는지 물어보는 건지, '내가 안 먹었는데 네가 먹었냐?'는 의미로 물어보는 지 헷갈렸다"며 "하재관 부장 같은 느낌이 초반에 많이 들었다. 하지만 선배님이 '난 선배고 후배야'라는 권위적이라기보다 친절하고 자상하다. 중반 이후부터 챙겨줘서 서운한 것은 없었다"고 웃었다.
극 중 정재영의 욕과 행동 등은 애드리브가 많았다. 박보영은 "선배님의 애드리브가 정말 많았다"며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에는 없었는데 선배님이 현장에서 굉장히 애드리브를 많이 했다"며 "웃음 참는 재미도 있었다"고 웃었다.
이에 정재영은 "애드리브 많은 게 좋은 건 아니다"라며 "다음부터는 대본에 충실해서 하도록 하겠다"고 반성(?)해 현장을 웃겼다. 그러면서 목청 터지게 소리 지르는 것과 관련해서는 "평상시처럼 했기 때문에 목을 따로 관리할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대로 연기했다"고 덧붙여 또 웃음을 줬다.
다만 기자들의 이야기라 일반 관객에게는 거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영화적으로 극적인 상황도 넣었고, 너무 웃음만 주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었는지 직장인들의 고통과 애환도 담아냈고, 도라희가 수습 딱지를 떼고 성장하기 위한 연결고리도 집어넣었다. 기자들의 삶이긴 하나 직장생활로 치환해도 몇몇 장면에서 공감 가는 부분이 있을 듯하다.
정기훈 감독은 "직장인
'애자', '반창꼬' 등을 연출한 정기훈 감독의 신작이다. 배성우, 진경, 류현경, 류덕환 등도 힘을 실었다. 25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