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다
[MBN스타 최윤나 기자] 열정만을 강요하는 세상. 일자리는 없고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들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갑’은 일자리를 부여하는 사람들의 몫이 됐다. 그렇게 ‘을’의 입장이 된 요즘 젊은이들은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오로지 열정을 요구받는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이하 ‘열장같은소리’)는 그런 열정만은 요구하는 세상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대학과정을 다 마치고 언론학과를 전공한 도라희(박보영 분)는 한 신문사 연예부에 수습기자로 취업하게 된다. 이곳저곳 지원해봤지만 계속해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던 끝에 취업한 연예부에서 그야말로 히스테리의 극치를 보여주는 하재관(정재영 분)을 만나며 본격적으로 수습기자 도라희의 고군분투기가 시작된다.
도라희는 이름처럼 ‘또라이’같은 행동을 거침없이 일삼는다. 보통 사람이면 절대 할 수 없는 발칙한 행동으로 회사사람들의 미움을 사기도 하고, 그런 행동을 통해 기회를 얻기도 한다. 적은 월급에 쉬는 날도 없고 심지어 밥을 먹을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는 연예부, 이 세계에서 도라희는 점차 기자로서의 소양을 쌓는다.
그런 도라희를 괴롭히는 상사 하재관은 겉으로 보기에 소리만 고래고래 지르는 제멋대로인 듯 보이지만, 속으로는 자기 후배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고민하는 캐릭터다. 우후죽순으로 늘어가는 연예매체로 인해, 경쟁력을 잃으면서 어쩔 수 없이 신념보다는 현실을 택하는 모습을 보인다. 열정은 요구하는 상사의 모습을 띠고 있는 듯 하지만, 하재관마저도 현대사회에서 월급을 받고 사는 월급쟁이의 비애를 표현해낸다.
↑ 사진=NEW 제공 |
영화는 동명의 원작 소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영화와 소설을 비교했을 때 연예부기자의 삶을 조명하고 있지만, 소설과 영화는 다소 차이점을 보이는 듯 하다. 소설의 내용과 같은 점은 주인공이 연예부 수습기자라는 점뿐이다. 영화는 연예부 수습기자 생활을 시작한 도라희를 통해 직장인들의 애환을 좀 더 담아냈다.
이 영화는 기자라는 직업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진행했지만, 사실 이 세상에서 오로지 열정만을 요구당하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다. 큰 포부를 가지고 회사에 입사했지만, 회사생활은 상상 이상으로 많은 것을 오직 ‘열정’만을 가지고 살아가게끔 강요한다. 그렇기에 ‘열정같은소리’의 도라희는 기자 이야기가 아닌, 2600만 직장인들이 울고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오는 25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