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텔레비전과 인터넷 방송, 유튜브 채널 등 다양한 비주얼 중심의 플랫폼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비디오가 아닌 오디오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이들도 있죠. ‘팟캐스터’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봅니다.<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훈 기자] 잠을 자고 일어나 신문을 펼치면 정치와 경제, 사회, 스포츠, 문화 등 새로운 소식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면 신문 속 내용들은 더욱 생소할 수밖에 없다. 팟캐스트에는 누군가가 가르쳐줘도 ‘막귀냐’는 놀림으로 끝나는, 어려운 시사상식을 알기 쉽게 풀어주는 방송이 있다.
‘막귀로도 알아듣는 시사상식-막알시’(이하 ‘막알시’)는 김토끼(본명 김초롱)와 박곰탱(본명 박명석), 정여우(본명 정새미나) 세 사람이 기획부터 진행까지 모두 맡고 있다. 아나운서 지망생인 그들은 준수한 목소리와 발음만큼이나 훈훈한 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정여우라고 해요. 제 본명은 정새미나입니다. 스물다섯 살, 4학년 1학기 재학중이예요. 저희 셋 다 아나운서 준비생이라 아카데미에서 만났어요. 학교도 학과도 모두 다 달라요. 김토끼 언니가 ‘시사상식공부를 방송을 통해서 해보자’고 제안했을 때 너무 좋았어요. 저도 라디오내레이션을 가장 좋아했거든요.”(정여우)
여우와 토끼라는 닉네임만큼이나 발랄한 두 사람의 소개가 끝나고 청일점 박곰탱이 입을 열었다. 딱 봐도 스포츠와 게임을 좋아하게 생긴 그는 두 여자의 장난을 웃음으로 넘기며 고군분투 하고 있었다.
“박곰탱이라고 하고요.(웃음) 스물여섯 살, 본명은 박명석입니다. 저는 아직 졸업은 안 했고 학생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학사학위 수료 상태의 백수입니다. 남자들과 생활이 익숙해요. 지금까지 여자 사람 친구가 거의 없었죠. 대학교 가서도 이상하게 남자들하고만 엮이더라고요.”(박곰탱)
“‘막알시’를 시작하고 ‘내 언어적인 습관에 이런 게 있구나’하면서 그걸 고쳐나가는 것 같아요. 아카데미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게 리딩실력인데 ‘여유롭고 차분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저희들의 성장에 아무래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주변에서 라디오를 듣고 ‘목소리가 좋다’는 칭찬을 많이 해요. 이럴 땐 너무 좋아요”(김토끼)
‘막알시’는 ‘막귀로도 알아듣는’이라는 제목의 한 부분처럼 한주동안 중요했던 시사와 경제상식에 대해서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팟캐스트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국회법 개정안, 중국 위안화 가치 폭락, 제 4차 규제개혁 등 다양한 시사시상식을 소개했다. 아나운서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셋에게 ‘막알시’는 미래를 위한 준비인 동시에 이력서에 남기고 싶은 스펙이었다.
“남들에게 알기 쉽게 알려준다고는 하지만 저희까지 쉽게 알고 있어서는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매일 신문을 읽고 있고, 어떤 사안을 보는데 있어서 중립적으로 설명해야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기사들을 찾아보게 돼요. 제가 아는 분이 ‘신문을 그냥 보는 것은 재밌다. 하지만 공부를 하게되면 진짜 보기 싫어진다’고 했어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은 즐기면서 하고 있습니다.”(박곰탱)
“저는 구독해보는 신문이 두 개에요. 두 개다 매일 챙겨보는 게 참 힘들더라고요. 원래는 헤드라인 보고 넘기는 것뿐이었는데. ‘막알시’를 시작하고 나서는 ‘왜’라는 질문부터 시작하니 무엇이 중요한지 알게 됐죠.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면서 공부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정여우)
↑ 왼쪽부터 정여우, 김토끼, 박곰탱 |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사람들이 이걸 뭐 때문에 듣는지.(웃음) 그리고 아직 그리고 인기가 그렇게 많다고까지 생각하진 않아요. 그래도 ‘막알시’가 이렇게까지 높은 순위를 기록한 건 젊은 여성 MC 둘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제 친구한테 팟캐스트 이야기를 들었는데 ‘듣다보면 콘텐츠도 좋고 구성도 좋은데 발음이 너무 부정확해서 끄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어느 정도 트레이닝 됐으니까 나름 장점이 아닌가 싶어요.”(박곰탱)
“언론사 아나운서 최종면접을 보게 됐는데, 시사 경재 문제를 하나도 대답을 못했어요. 면접관이 ‘시사 관련된 것은 하나도 대답 못하고 연예에 관련된 대답만 한 김초롱씨는 아나운서가 될 자격이 있습니까’하는 거예요. 오디오, 리딩에만 몰두하고 있었거든요. 결국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길 거라는 걸 알게 됐죠. 하지만 시사공부라는 게 결국 혼자하기에는 벽이 있으니까, 방송을 하게 되면 강제성이 있어서 시작하게 됐어요.”(김토끼)
‘막알시’는 전문가가 하는 방송이 아닌, 청취자와 진행자 모두 함께 성장하는 방송이다. 이제 막 사회인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인 풋풋한 청춘들의 성장기와 어렵기만 했던 시사상식. ‘막알시’는 이 두 가지 요소만으로도 충분히 들어볼만한 팟캐스트다.
“저는 팟캐스트를 언론으로 봐요. 다들 같은 곳을 보고 있기 때문에 좋은 기회, 작은 시장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성장하는데 좋은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어요. 목표가 있다면 팟캐스트 1위를 하는 거예요. 그리고 좋은 언론인, 우주 대스타가 되고 싶습니다.(웃음)”(김토끼)
“주의 사람들 취준생 중에 한 명이 와서 나 ‘막알시 듣고 취업했어’ 하는 말 들으면 뿌듯할 것 같아요. 저도 크게 본다면 아나운서로서 포트폴리오 안에 넣을 수 있는 거잖아요.”(정여우)
* ‘막귀로도 알아듣는 시사상식-막알시’
2015년 7월7일 ‘막알시 1화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그리스 디폴트사태’로 첫 방송. 휴식기 없이 방송 진행 중. 주 1회 무작위 업로드.
*‘팟캐스트’는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ing)을 합성한 신조어다. 주로 비디오 파일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팟빵’ 어플리케이션으로, 애플 기기에서는 ‘Podcast’ 앱으로 즐길 수 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