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말 잘하는 사람, 혹은 아나테이너죠! 그러나 이들의 ‘진짜’ 사는 얘기는 얼마나 알고 있나요? 똑 부러진 이미지의 아나운서가 아닌 인간적인 면모를 ‘키워드’로 보여드립니다. 이들의 얘기에 ‘아(AH)!’하고 무릎 탁 칠 준비됐나요?<편집자 주>
[MBN스타 이다원 기자] MBC 차예린 아나운서는 입사 3년차 아직 새내기 방송인이다. ‘찾아라 맛있는 TV’에서 보여준 솔직하고 럭비공 같은 매력은 새내기다운 신선한 느낌이 살아있다.
“그런가요? 지적인 아나운서 이미지가 아니라서 재밌으면서도 고민되기도 해요. 하하.”
미스코리아 선 출신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을 자랑하는 차예린의 속 시원한 얘기를 들어봤다.
↑ 디자인=이주영 |
◇ 키워드 총평 : 차예린, 혼자 힘으로 미스코리아까지! 열정 많은 당신의 미래가 반짝거려요.
키워드1. 악바리 미스코리아
2009년 미스코리아 선 출신의 아나운서. 보통의 이력이 아니지만 그는 손사래를 쳤다.
“지금은 워낙 미인대회 출신 아나운서들이 많아서 그다지 장점도, 단점도 아닌 것 같아요. 예전과 달리 요즘은 미인대회라는 게 많이 주목 받지 못하고 있고, 제가 미스코리아 출신인 걸 안다고 해도 딱히 물어보진 않더라고요. 제가 아나운서로 활동하는 데엔 큰 영향은 없었던 것 같아요.”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한 것도 그 누구의 도움 하나 없이 스스로 해냈다.
“누가 나가라고 해서 나간 것 도 아니고 제가 알아봐서 나간 거예요. 대학을 3수했는데, 동생과 같은 학번으로 학교를 다니는 게 부담이었나봐요. 그 틀을 깨고 나와야 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 원서내고 준비해서 출전했죠. 알아서 운동하고 피부 관리하고 모델학원 찾아가서 워킹도 배우고. 다행히 좋은 결과가 있었어요.”
키워드2. 입사 3년차 만족도
이제 입사 3년차. 새내기 아나운서로서 정신없이 살다보니 시간이 후딱 지났다는 그다.
“만족도요? 70점정도요.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것 같아서요. 그런 속상함이 있네요. 하하. 대신 아직도 욕심이 많고 뭔가 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만날 수 있다는 것에는 90점을 주고 싶어요.”
키워드3. ‘맛있는 TV’로 얻은 것과 잃은 것
여자 아나운서로 드물게 ‘먹방(먹는 방송)’을 아주 시원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찾아라 맛있는 TV’에서 안방마님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 이 프로그램으로 얻은 것과 잃은 건 무엇일까.
“먹는 걸 좋아하지만 음식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았거든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세상에 더 흥미를 얻게 된 것 같다. 제철 음식은 어떤 맛이고, 이 지역에 가면 어떤 작물이 잘 나는지, 세상을 사는 재미를 얻은 것 같아요. 잃은 건 뱃살이요. 하하. 짧은 시간 폭식을 해야 하는데, 뱃살이 쌓이더라고요. 20대엔 바로바로 빠졌는데 말이죠.”
키워드4. 김호진과 양희은
함께 출연한 MC 김호진과 호흡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찰떡’이다. 또한 이전 출연자인 양희은과도 마치 모녀처럼 ‘케미(케미스트리 준말)’를 펼쳤다.
“파트너가 중요한 것 같아요. 방송 선배로서 그 분이 얼마나 잘 이끌어주느냐에 따라서 제 실력을 발휘하는 게 달라지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김호진 선배는 제 캐릭터도 잘 잡아주고. 엉뚱한 말을 해도 잘 정리해주는 분이에요. 힘든 상황에서도 늘 배려하고! ‘이래서 방송 오래할 수 있었구나’ 싶더라고요. 그리고 양희은 선배도 카메라 켜지고 꺼질때가 늘 똑같아요. 하고 싶은 얘기 다 하시고 당당하죠. 방송 오래하는 사람은 정말 이유가 있더라고요. 첫 예능인데 스타트가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키워드5. 뉴스룸, 그의 목표
그의 목표는 ‘뉴스룸’이다. 앵커가 되기 위해 아나운서가 됐기 때문.
“미스코리아 프로필에도 ‘뉴스앵커가 꿈’이라고 썼어요. 그만큼 제겐 뉴스 앵커가 되는 게 꿈이었죠. 지금은 일요일 ‘아침 뉴스’도 함께 하고 있는데 역시나 재밌는 분야인 것 같아요. 또 ‘마감뉴스’ 속 코너 ‘스포츠다이어리’도 제가 맡게 됐는데, 스스로 만들어가는 방송이라 욕심이 나요. 앞으론 중계도 도전하고 현장에 나가서 인터뷰도 하고 싶어요. 김성주 선배가 웃긴 얘기를 안 하면서도 달변으로 유명하시잖아요? 그게 바로 이런 중계를 오래한 힘에서 바탕이 된 것 같아요.”
키워드6. 서른 살 차예린
이제 서른 살. ‘여자’ 차예린으로선 다른 욕심은 없을까.
“스물아홉 살 땐 ‘서른 살 되면 어떡하지’하고 고민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막상 서른 살이 되니까 오히려 좋은 것 같아요. 뭐가 주어지든 재밌게 살자는 생각도 하게 됐고요. 올해 한 달 남짓 남은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연초에 방송국 사람 말고 다른 분야 사람을 많이 만나자는 목표를 세웠거든요. 그동안 음악 하는 사람들이나 학교에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과 교류하고 싶어요.”
[차예린은 누구?] 1986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통번역학을 졸업했다. 2009년 제53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선으로 입상했고, 2013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해 방송가 첫 발을 내디뎠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