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쁘게 돌아가는 방송가 이슈 중 첨예하게 대립하는 논점에 대해 기자 두 명이 제대로 ‘맞장’ 뜹니다. 찬성과 반대의 논리들이 난무하는 이슈 전쟁터에서 어느 편에 서겠습니까. 이번 주 홍코너와 청코너 선수들이 벌이는 ‘맞장’에 당신도 맞장구 한 번 쳐볼래요? <편집자주>
[MBN스타 박주연·유지혜 기자] MBC ‘무한도전’에 노홍철이 돌아온다면?
최근 tvN은 ‘노홍철 길바닥 SHOW(가제)’와 ‘내 방의 품격(가제)’에 노홍철을 진행자로 캐스팅했다고 전했다. 추석특집으로 방영된 MBC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이후 본격적인 방송 복귀에 시동을 거는 셈이다.
자연스럽게 여론은 노홍철의 ‘무한도전’ 복귀에 눈길이 모아졌다. 이미 여러 차례 ‘무한도전’ 제작진이 노홍철의 복귀를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표명한 후임에도 많은 시청자들은 노홍철의 ‘무한도전’ 가능성을 거론했다. 흥미로운 점은 수많은 ‘무한도전’ 팬 사이에서도 노홍철의 복귀는 찬반으로 나눠져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는 점이다.
방송 복귀를 앞두고 있는 노홍철, 그리고 ‘무한도전’. 현재 두 측은 ‘의사 없음’을 외치고 있지만 노홍철이 FNC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을 때만 해도 “당분간 복귀 계획 없다”고 말했고,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당시에도 “이후 구체적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며 난색을 표했으나 벌써 두 개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니, 노홍철의 ‘무한도전’ 복귀도 ‘가능성 제로’로 볼 순 없는 것. 이에 갑론을박이 한창인 ‘노홍철의 무도 복귀’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찬성] ‘도니’도 빠졌는데 이쯤해서 돌아오시죠, 찌롱씨.
최근 한 강연에서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위기가 맞다”고 말했습니다. 이전에는 “‘무한도전’이 늘 재밌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재미가 없는 특집 마다 ‘위기’를 거론하는 건 재미를 반감시키는 일”이라고 일침을 놓았던 김 PD였는데, 그의 ‘위기 인정’은 10년 역사의 ‘무한도전’에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는 걸 암시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무한도전’은 지금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작년 길과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하차를 했고, 최근 정형돈까지 불안장애 때문에 방송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멤버의 변화가 거의 없었던 지난 역사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죠. ‘돌+아이’ 노홍철과 ‘미존개오’ 정형돈 같이 캐릭터가 확실했던 멤버들이 빠졌다는 것이 더욱 ‘무한도전’의 위기감을 불지폈죠.
광희가 새로 들어오긴 했습니다만, 10년 동안 호흡을 맞추고 캐릭터를 쌓아왔던 다른 멤버들에 적응하고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면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게 당연합니다. 길의 경우도 비슷했죠. 하지만 광희가 들어온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정형돈마저 하차하면서 사실상 ‘무한도전’은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가 끌어가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이 이렇게 흔들거리니 팬들의 입장에서는 ‘돌+아이’같은 거침없는 행동과 입담으로 프로그램의 중심축을 확실하게 잡았던 노홍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겁니다. ‘무한도전’ 팬들은 ‘꼬리잡기’나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같이 멤버들 사이에서 재미가 폭발할 수 있는 특집을 원하고 있습니다. 멤버들 사이의 ‘케미’를 담당했던 건 늘 예기치 못한 장면을 만들어내던 노홍철이었다는 건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다시금 방송 복귀를 알린 노홍철에 ‘무한도전’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린 건 당연한 수순이겠죠. 물론 노홍철의 복귀는 똑같은 죄로 프로를 하차해야 했던 길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것이고, 음주운전이란 중대한 죄를 짓고도 ‘금의환향’하는 것만 같은 장면이 될까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무한도전’에 필요한 건 ‘찌롱이의 감각’입니다. 그가 ‘무한도전’을 통해 즐겁고 건강한 웃음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도 노홍철의 속죄 방법 중 하나 아닐까요. 지금의 ‘무한도전’에는 눈을 잡아끌 캐릭터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가 돌아온다면 유재석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질 거고, 광희도 그를 따라 ‘리틀 노홍철’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겁니다. ‘찌롱이’, 이제 ‘무한도전’으로 돌아와 주세요.
↑ 사진=MBN스타 DB |
[반대] ‘무한도전’ 부진에 노홍철을 왜 찾지?
한동안 상향가를 치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대한 반응이 최근엔 꽤 시들해졌습니다.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서 야심차게 합류한 제국의아이들 광희가 예상만큼 선전하지 못 한데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그맨 정형돈이 불안장애를 호소하며 잠정적 방송 중단을 선언했고 프로그램의 부진은 더욱 공론화됐죠.
그렇다보니, ‘무한도전’의 과거를 그리워하는 팬들도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소위 ‘레전드급’이라고 불렸던 특집들이 회자되고, 덩달아 원년멤버이자 프로그램의 오랜 역사를 함께 한 노홍철도 함께 언급이 되고 있는 상황이죠. 최근 노홍철이 방송가로 복귀하면서 ‘무한도전’ 재합류에 대한 반응들이 더욱 급물살을 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지만 과연 노홍철의 복귀가 ‘무한도전’의 부진을 깰 최선의 카드일까요?
그동안 노홍철이 무한도전’ 내에서 유재석과 함께 기복 없이 ‘기본은 해내는’ 멤버이자 독보적인 캐릭터 보유자로 큰 사랑을 받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음주운전 논란 이후에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최근 그의 복귀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비판하는 대중들도 결코 적지 않죠. 섣부른 합류는 ‘무한도전’의 부진과는 별개로 또 다른 골칫거리이자, 잠재적 논란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를 스타덤으로 올려주었던 ‘무한도전’으로의 손쉬운 복귀는 프로그램은 물론, 노홍철 본인에게도 독이 되어 돌아올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독이 든 성배라고 불릴 만큼, 출연자들을 향한 잣대가 유난스러운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이기에 노홍철이 제대로 안착하는 데에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 지도 가늠할 수 없습니다. 이전만큼의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광희처럼 일부 시청자들에게 애물단지 취급을 받을 수도 있죠.
노홍철 또한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영리하게 복귀 노선을 구축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노홍철은 연예계 입문의 시초였던 닥터 노 시절로 돌아가 길바닥에서 시민들과 만나기로 결정했습니다. 김태호 PD 또한 노홍철 복귀에 대해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며, 우리가 판단할 것이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었죠. 아직까지는 서로에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무한도전’의 팬들도, 시청자들도 속단할 필요도 조급해 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무한도전’의 위기론은 한두 번 불거져온 것이 아닙니다. 10년을 넘는 오랜 시간을 지켜온 프로그램이기에 더욱 그렇죠. 그때마다 ‘무한도전’은 그만의 튼튼한 자생력으로 이를 극복해왔습니다. 과거를 회자할 필요도, 이미 프로그램을 떠난 멤버들을 그리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현재의 위치, 그리고 현재에 상황에 맞춰서 항상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왔던 것이 ‘무한도전’이었으니까요. 지금의 위기 또한 어느 순간, 멋지게 타개해내지 않을까요?
박주연 기자 blindzone@mkculture.com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