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스크린도 춥지만 따뜻해지는 가슴 한 켠
[MBN스타 최윤나 기자] 엄홍길 대장과 그의 후배이자 산악인이었던 故박무택 대원은 함께 칸첸중가, K2, 시샤팡마, 에베레스트까지 4좌를 함께 등반했다. 이들은 등반을 통해 생사고락을 함께 했으며, 그랬기에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뜨거운 동료애를 가지고 있었다.
↑ 사진=사람이 좋다 방송캡처, CJ엔터테인먼트 |
지난 2004년, 박무택 대원은 다른 대원과 함께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등반을 시작했다. 그들은 5월18일 정상을 정복하고 하산에 나섰지만, 그 길에서 조난을 당하고 말았다. 박무택 대원과 함께 등반에 나섰던 장민 대원이 먼저 탈진상태에 빠졌고, 이어 박무택 대원도 설맹(雪盲)으로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후 두 사람의 소식을 들은 백준호 대원이 셀파 1명을 대동하고 이들을 구조하기에 나섰다. 하지만 구조도 하산도 모두 실패한 채 이들은 산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이후 2005년, 엄홍길 대장은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휴먼원정대’를 꾸려 에베레스드 데스존(Death zone)으로 산악 역사상 시도된 적 없는 등반을 시작했다.
이 가슴 아프고 감동적인 실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영화 ‘히말라야’는 실제 엄홍길 대장과 故박무택 대원, 이들이 피보다 진한 동료애를 나누기 전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 시작된다. 대장으로서 대원들을 책임져야하는 상황에 놓인 엄홍길 대장의 입장과, 오로지 산을 위해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박무택 대원의 열정을 고스란히 전한다.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영화 캐릭터의 극중 이름 또한 엄홍길(황정민 분), 박무택(정우 분)으로 실제와 같다. 황정민은 카리스마 있고 인정 많은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며 엄홍길 대장의 옷을 완벽하게 입었고, 정우는 산을 위해 태어난 듯한 박무택 대원의 당찬 모습을 그만의 연기로 표현해냈다. 또한 이들과는 뗄 라야 뗄 수 없는 조성하, 김인권, 라미란, 김원해, 이해영, 전배수 등 함께 산을 오르는 동료 배우들의 연기 또한 함께 제대로 앙상블을 이뤘다. 특히 영화 속에서 故박무택 아내로 등장하는 정유미의 존재감 또한 놀랍다.
산 정상에 도달하기 위해 오르는 등산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닮은 점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정상에 도달하기 전 남은 거리를 궁금해 한다. 이미 산에 정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동일선상으로 실화를 소재로 한 ‘히말라야’도, 모두가 알고 있는 가장 클라이맥스 장면에 이르기 전까지 그 과정을 서술하는 과정에서 지루함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오는 16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