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 실용음악과 편곡 숙제 해온 것 같은 느낌이에요.”
박진영이 현재 방영 중인 SBS 오디션프로그램 ‘K팝스타5’에서 한 심사평 중 하나다. 이 한마디는 실용음악과 출신이라는 것이 약이기도 하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한 번에 보여줬다.
얼마 전 진행된 제 26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본상을 수상한 10팀 중에서 대상을 수상한 공세영을 포함해 3팀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실용음악과 출신들이 차지했다. 실용음악과 출신들이 오디션에서 선전하는 것은 사실이나 정작 대상은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공세영이 차지했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실제로 뮤지션들 중에선 실용음악과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히길 꺼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인디신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뮤지션은 “경기도에 있는 한 실용음악과를 나왔다. 그렇지만 밝히고 싶지 않다. 요즘엔 실용음악과 나온 친구들이 너무 많다. 오히려 안 나온 친구들의 음악이 더 좋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현재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실용음악과 출신의 A씨는 “학교에서의 수업 중 다양한 장르의 음악 역사 등을 배우는 실용음악계론은 도움이 됐다. 그러나 다른 것 도움이 되지 않았다. 지인이나 스스로의 배움, 경험 등이 더욱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음악을 하고 싶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칠 경우 실용음악과가 도피로가 되기도 한다. 대학이라는 타이틀이 부모님을 설득할 요소가 된 것이다. 현재 밴드로 활동 중인 한 뮤지션은 “ 실용음악과를 갈 때도 교육자 쪽으로 진학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시작했다. 밴드 하려고 서울 올라올 당시에도 표면적으로 4년제 편입을 해서 다니겠다고 해서 올라왔다”고 밝힌 바 있다.
박은환 원장은 “실용음악과가 도움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음악을 하기 위해서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건 아니다. 대학 타이틀을 생각하고 대학 입시 교육만 해서 오히려 수준이 떨어졌다. 어떤 대학이라도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부모님의 부추김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 실용음악과 출신 친구들을 가르쳐 보면 외워서 부른다는 단편적인 부분이 있다. 연습생을 가르쳐 보기만 해도 차이가 난다. 결국 자퇴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반면 김디지는 “출신을 안 밝히는 데에는 ‘개천에서 용났다’는 이미지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뮤지션은 경력으로 실력을 말하는 게 아니다”며 “단점이라면 획일화라고 하는데 획일화 시킬 순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버클리 음대같은 학교들도 다 획인화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그저 음악하는 데 하나의 좋은 동기라고 생각하고 투자하는 시스템이다. 오히려 사제들과도 돈독하고 동기들과 크루를 결성하거나 프로덕션을 차리는 등 좋은 점들도 많다”고 밝혔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