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꽃미남 밴드로 불리던 로열파이럿츠가 칼을 갈고 나타났다. 1년4개월만에 나타난 로열파이럿츠는 음악 스타일은 물론 팀 이름까지 RP로 변경할 만큼 심기일전하고 돌아왔다.
이번 앨범 ‘3.3’은 심플하겐 3명이서 내는 3번째 앨범이라는 뜻이지만 트라이앵글처럼 세 명이서 만들 수 있는 완벽함, 필연을 의미하기도 한다. 10곡이 넘는 곡을 작업하던 중 다 엎고 새롭게 작업한 곡들로 채워냈다. 특히 솔리드 출신의 정재윤이 프로듀서로 참여하면서 RP는 다시 태어났다.
↑ 사진=애플오브디아이 제공 |
“미국에 있을 때 아는 가수가 솔리드랑 베이비복스 밖에 없었다. ‘이 밤의 끝을 잡고’ 팬이었다. 아지아틱스(Aziatix) 멤버 에디랑 친했는데 작업실에 놀러갔다가 정재윤을 만나게 됐다. 거기다 둘 다 캘리포니아에서 살아서 빨리 친해졌다.”(제임스)
사실 정재윤에게 전체 프로듀싱을 맡기기 보다는 한 두곡 정도만 작업하려 했지만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고 정재윤은 음악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RP의 멘토가 되면서 전체 프로듀싱을 담당하게 됐다. 원래 록 음악을 중심으로 했던 RP는 EDM을 접목 시킨 장르로 변화를 맞았다.
“확실히 재윤이 형이 록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전 프로듀서 분들도 좋았지만 록 음악을 했던 게 아니라 그런 부분에서 견해 차이가 있었다. 재윤이형은 장르적인걸 잘 알고 있고 이해하는 분이었고 덕분에 저희 시야가 넓어졌다.”(문)
“정재윤 선배님은 저희가 힘들고 침체됐던 시기에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곡 작업하기 전에 개인적인 사생활, 감정에 대해서도 곡에 드러내자고 제안을 하셨다. 특히 ‘런어웨이’(Run away)는 힘든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얘기를 하다가 나온 곡이다.”(액시)
RP의 음악은 정재윤을 만나 달라지기도 했지만 의도치 않은 제임스의 사고가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됐다. 팀에서 베이스 기타를 담당했던 제임스는 이태원의 한 음식점에서 전면 유리가 무너지는 사고를 당했고 이로 인해 손 절단 위기까지 가게 됐다. 현재는 수술을 받고 재활로 회복을 하고 있지만 어릴 때부터 잡았던 기타를 놓게 됐다. 그러면서 제임스는 건반으로 포지션을 바꿨다.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에 갔는데 충격을 받았다. 당시 손목을 절단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할 시기였는데 그냥 분위기를 살릴라고 ‘키보드 치면 되겠네’라고 했다. 근데 진짜 그렇게 됐다. 말에 힘이 있더라.”(문)
“언제 회복될지 모르니 멤버들에게 저 빼고 활동을 하라고 했는데 기다린다고 하더라. 어떻게든 도와줄 수 있는 역할을 찾고 싶었고 그렇게 키보드를 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옛날엔 작곡을 할 땐 기타로 했는데 이젠 머릿속에 코드 진행을 하면서 건반을 친다. 어떻게 보면 시야가 넓어졌다. 기타를 포기하면서 다른 세계로 접어들었다.”(제임스)
그렇기 때문에 제임스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아끼는 곡도 사고를 당하기 전 마지막으로 베이스 기타를 친 ‘렛유고’(Let U Go)다. 팀이 와해될 수 있는 위기였음에도 RP는 오히려 이런 트라우마를 음악으로 승화시켰다.
“이전에 저희가 해왔던 음악은 희망적이고 밝았다. 이번 앨범은 저희가 그 상황에 느꼈던 것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힘들고 슬픈 감정을 넣었고 더 자유로웠다. 타이틀곡인 ‘런 어웨이’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에너지가 있는 곡이다. 들으시는 분들도 공감하셨으면 좋겠다.”(문)
덕분에 이번 앨범은 이전 앨범보다 더 빠른 피드백이 오고 있다. 멤버 전원이 미국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데뷔전부터 유투브 스타로 이름을 알린 RP답게 싱가포르 아이튠즈 록 차트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밴드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멤버들은 RP만의 색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에 기뻐했다.
“한국에선 밴드라고 하면 메이저와 인디로 나뉘는데 저희는 그 두 가지 모습을 같이 가져가고 싶었다. 이전까진 그런 모습을 외적으로 보여주지 못했다. 대중적이면서도 밴드의 음악성을 가져가고 싶다.”(문)
“예전엔 어려운 걸 좋아했고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이젠 복잡하고 어려운 것보단 받아들이기 쉽고 듣는 분들이 이해할 수 있는 곡이 좋다. 물론 대중성을 생각하고 만든 것은 아니지만 이번 앨범은 대중들이 들어도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액시)
“이번 앨범은 시작이다. 아직 보여주고 싶은 게 많다. 사고로 입원을 하면서 이번 앨범에서 3곡만 참여를 했다. 도와줄 수 없어서 답답했다. 근데 만든 결과물을 들어보니 자랑스럽더라. 앞으로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빨리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제임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애플오브디아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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