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선마술사’ 청명 공주 役
고아라, 시 좋아하고 일기 쓰는 감성적 여배우
"유승호와 호흡, 남자로 보여요"
배우 고아라(26)는 행복해 보였다. 새해 계획이 뭐냐고 묻자 "무대 인사가 꽉 잡혀 있다"고, 또 "(유)승호씨 없이 혼자 극장을 돌 때도 있다"며 다른 개인적인 스케줄은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즐거운 듯하다. 연기할 수 있었던 게 좋고, 또 관객을 만나는 게 좋을 따름이다. "이제 연기자로서 시작인 걸요"라는 말을 5번 정도 반복한 데뷔 13년차 배우 고아라.
그는 "(반올림의) 옥림이나 ’응답하라 1994’의 나정으로 봐주셔도 좋다"며 "사람들이 내 대표작으로 ’반올림’이나 ’응사’를 얘기해주고 기억해주는 것만도 감사한 일"이라고 좋아했다. 어떤 하나의 이미지로 국한된다는 게 배우로서 별로 안 좋을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에서 소통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 관객들에게 공감받고 표현이 풍부할 수 있는 배우였으면 한다"고 바랐다.
앞서 영화 ’피스메이커’와 ’파파’ 때 만났던 적이 있던 고아라는 하나도 변하지 않은 듯하다. 과거에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화장기 별로 없는 동안 외모의 여배우는 연기 열정을 토해냈었다. 다시 만난 그가 연기를 향한 애정과 열정이 좀 더 커진 게 달라진 거라면 달라진 점이다.
그러면서도 영화의 모티프인 실제 의순공주가 청나라로 끌려간 나이를 언급, "공주가 16세였다. 우리가 16세의 사랑을 표현한 건 아니지만 풋풋하고 아름다운 첫사랑의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했다. 또 내가 지금이 아니면 이 감정을 표현 못 할 것 같았다. 소녀 감성, 지고지순한 모습, 시대적으로 아프긴 하지만 강인한 모습 등 여러 가지 면을 보일 수 있어서 도전했다"고 강조하고 몰입했다. 또 "눈물을 흘리는 신이 꽤 있는데 그 눈물이 다 똑같지 않다. 각각 다른 슬픔을 표현해야 하는 것들이 힘들었다"면서도 "그런데 또 어려운 게 재미있기도 하니깐 그걸 표현하는 게 즐거웠다"고 만족해했다.
유승호는 고아라에게 의지가 됐다. 아역 배우로 출발한 과거 경험을 공유한 두 사람이기 때문일까. 고아라는 "어렸을 때부터 현장에서 있어서인지 스태프들과 함께하는 데 편했다"고 했다. 걱정과 우려도 없었다. "승호씨가 전역하고 바로 그날 이 작품에 참여한다고 했어요. 그 얘길 듣고 ’군대 갔다고 들었는데 벌써 제대했구나!’라고 생각하며 전역 사진을 봤는데 늠름하더라고요. 모든 여성분과 같은 마음으로 흐뭇하게 봤죠.(웃음)"
유승호가 3살 어리다. 하지만 동생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고아라는 오히려 반문했다. "승호씨 남자처럼 보이지 않나요? 그냥 남자죠. 사실 군대 가기 전 드라마에서도 멋졌으니 전역 후 달라진 모습에 놀라지 않았어요. 드라마와는 다른 느낌을 영화를 통해서 볼 수 있어요. 승호씨가 현재 드라마 ’리멤버’로 인사하고 있지만 우리 영화는 말랑말랑해요. 하하하."
"현실에서도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청명 공주처럼 행동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몰입할 수 있었죠. 연하는 어떠냐고요? 사랑하는 데 나이는 상관없지 않나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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