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종영을 앞두고 있다. 가족단위의 시청자들에 많은 사랑을 받은 ‘응팔’의 효과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응팔’은 1988년을 배경으로 해 초반에는 우려가 많았다. ‘너무 거슬러 올라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던 것. 하지만 늘 그랬듯 ‘응답하라’ 제작진은 그 시절을 추억하는 시청자의 감성에 맞게 당시를 재현해냈고, 각 연령층이 함께 볼 수 있는 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특정 타깃층이 아닌, 1988년을 추억하는 중장년층과 ‘쌍문동 5인방’의 사랑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 젊은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은 ‘응팔’은 그만큼 어느 때보다 다방면에서 파급력을 자랑했다. 굿즈부터, 패션, 음원까지 ‘응팔 효과’를 받은 문화 전반의 현상을 짚어본다.
◇ 88학번을 살았던 스타들도 ‘응답했다’
↑ 사진=응답하라1988 음원 표지 |
‘응팔’은 88년도에 고등학생이었던 ‘쌍문동 5인방’을 주인공으로 한다. 그 때문에 주인공 덕선(혜리 분)와 정환(류준열 분) 등의 학창 시절은 많은 88학번들에게 공감을 샀다. 특히 그 시절 인기 절정이었던 가수들은 더욱 감회가 새로웠을 것.
‘응팔’에서 덕선이와 정환이가 함께 가는 ‘별이 빛나는 밤에’ 콘서트의 주인공인 영원한 ‘별밤지기’ 이문세는 최근 라디오에서 ‘응팔’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문세는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에 출연해 “‘응팔’로 이렇게 이문세라는 이름이 회자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문세는 후배 가수 오혁이 ‘소녀’를 리메이크해 OST 참여를 한 것에 “굉장히 마음에 든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80년대에 ‘별밤지기’로 최고의 인기였던 이문세는 ‘89년’이라는 공통점으로 흔쾌히 ‘응팔’의 0화 내레이션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승환은 ‘응팔’의 덕선이 택과 묘한 썸이 폭발했던 18회의 숨은 주인공이기도 했다. 이날 이승환의 노래 ‘텅빈 마음’이 흘러나오기도 했고, 덕선과 택이 만난 곳은 바로 이승환 콘서트다. 이승환 노래가 주요 테마곡으로 등장하면서 많은 이들에 눈길을 끌었다.
이에 이승환은 SNS로 “‘응칠’ ‘응사’에 이어 ‘응팔’ 제작진께 무한 감사 드립니다”라고 고마움을 드러내는가 하면 ‘응팔’의 마지막 촬영 현장에 밥차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나영석 PD, 조진웅 등 다양한 연예계 인사들이 ‘응팔’의 열혈 시청자임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88년도에 고등학생 혹은 대학생이었던 많은 4050시청자들은 ‘응팔’을 보며 친구들과 다시 연락이 되거나 모임을 가졌다는 사례들을 공개했다. MBN스타가 88학번 세대를 상대로 실시한 서면 인터뷰에서 한 88학번 여성은 “친구들과 연락을 하고, 아이들과도 ‘나는 저렇게 놀았어’라며 대화 하며 ‘응팔’을 봤다. 정말 감사한 작품”이라며 추억과 소통을 모두 이끌어낸 ‘응팔’에 고마움을 전했다.
◇ ‘응답하라’는 ‘응팔’로 진화했다
↑ 사진제공=tvN |
‘응팔’은 ‘응답하라’의 세 번째 시리즈이지만, 이번 시리즈로 시청층을 넓힌 계기가 됐다. 앞서 방영한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는 주로 고등학생 혹은 대학생의 사랑을 집중적으로 다뤘고, 이 때문에 타깃층이 젊은 시청자로 국한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는 일단 공감할 수 있는 시청자 폭이 넓었다. 초반에는 너무 거슬러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지만 시대 배경이 이야기 구성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걸 증명하면서 더 다양한 시대를 주제로 시리즈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도 가능하게 했다.
또한 ‘응답하라’라는 브랜드를 젊은 시청층뿐 아니라 가족 이야기를 다뤘던 이번 ‘응팔’을 통해 중장년층에게도 각인시켰다. 늘 tvN의 한계로 지목되고 있는 ‘특정 시청층 밀집’ 현상을 해소함과 동시에 ‘여주인공 남편 찾기’와 러브스토리로 국한됐던 스토리 진행을 가족 이야기까지 확대시키면서 다양한 이야기 진행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비록 ‘응팔’이 막판에 답답한 전개로 시청자의 원망(?)을 들어야 했지만, ‘응팔’ 자체는 시리즈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시즌이었다. 시리즈의 방향을 더욱 다양하게 만들고 시청층을 넓히면서 다음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올린 것. 이에 과연 다음 ‘응답하라’에서는 어떤 시대를 중심으로 시청자를 즐겁게할지 벌써부터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음원부터 굿즈 판매, 패션까지 ‘역시 킬러콘텐츠’
↑ 사진제공=tvN |
‘응팔’은 신드롬이라 부를 만한 반응을 이끌면서 문화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일단 음원차트를 휩쓴 OST가 눈길을 끈다. ‘응팔’은 88년도 당시 인기 있었던 노래들을 리메이크했는데, 오혁이 부른 ‘소녀’는 작년 11월21일 발매 후 꾸준히 10위권 안을 지키고 있다. ‘소녀’의 원곡자 이문세도 만족시킨 오혁의 ‘소녀’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외에도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 노을의 ‘함께’, 걸스데이 소진의 ‘매일 그대와’, 디셈버의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 김필의 ‘청춘’, 박보람의 ‘혜화동(혹은 쌍문동)’, 멜로디데이 여은의 ‘이젠 잊기로 해요’ 등은 새해 첫주 음원차트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의 노래가 한꺼번에 다양한 스타들로부터 리메이크된 진풍경에 음악계도 술렁이고 있다. 리메이크곡뿐 아니라 원곡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어 음원차트 검색순위에 ‘세월이 가면’ ‘걱정말아요 그대’ 등의 원곡이 오르기도 했다. OST 하나로 세대교감을 이뤄낸 것.
특히 ‘응팔’은 OST뿐 아니라 다양한 굿즈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과거 추억의 아이템을 현대화시킨 공식 MD상품을 텐바이텐과 공동 제작, 판매에 나선 것인데 버스 회수권 디자인의 티머니 ‘버스카드’, 날마다 넘기는 ‘일력’, 응답하라 1988의 공식 ‘우표’ 및 ‘포토엽서’ 등이 출시돼 시청자들에 즐거움을 선사했다. 굿즈 판매의 수익은 정산되는 대로 CJ나눔재단을 통해 기부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응팔’에 등장한 상품들의 브랜드는 각종 패키지로 당시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가나초콜렛 등의 식품들도 그 때의 디자인으로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패션업계에서는 리복 스니커즈가 재현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옛날 공작새 로고를 쇼핑백에 새겨 복고 열품에 동참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