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멜리스' 언론시사회
"리플리증후군이 주변에 있을 수 있어요. 저도 겪은 적 있는 걸요. 가장 무서운 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 같아요. 모든 건 질투에서부터 시작하니까요."
배우 홍수아가 '거짓말쟁이'로 관객을 찾는다.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하는 '리플리증후군'을 앓고 있는 존재로서다.
자신의 것을 외면한 채 친구의 가정, 남편, 아이까지 모든 것을 빼앗으려 했던 여자 가인(홍수아)의 끔찍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멜리스'(11일 개봉 예정)에서 존재감이 엄청나다. 말 잘 듣고 순종적인 인물로 보이다가 이상 증세를 보이기 일쑤다. 1인 2역 같은 느낌을 전할 정도다.
2일 열린 이 영화의 언론시사회에서 홍수아는 리플리증후군을 겪은 실제 경험과 김용운 감독과 의견을 나누며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예전부터 많은 경험을 한 적이 있기에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기존에 보여줄 수 없던 색다른 모습을, 연기적인 면에서 성숙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읽는 내내 정말 무서웠어요. 작은 거짓말부터 큰 거짓말까지. 모든 걸 사실이라고 믿는 굉장히 무서운 병이니까요."
활발한 중국 활동을 하는 홍수아는 "돈을 벌고 싶어서가 아니라 단순히 연기하고 싶어서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해명하며 "한국인이니 한국에서 배우로서 기회가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멜리스'는 한국에서의 활동을 잇게 해준 작품"이라고 좋아했다.
임성언이 우연히 만난 고교 동창에게 모든 걸 빼앗기는 은정을 연기했다. 임성언은 "영화에서처럼 배신당한 적은 없지만 보이는 것만 믿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질투와 부러움이 한 가정을 비극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야기에 몰입했다. 소름 끼쳤다"고 회상했다.
'멜리스'는 2004년 일명 '거여동 여고 동창 살인사건'으로 대한민국을 경악하게 만든 실제 사건을
김 감독은 "처음 기사를 접했을 때 충격적이진 않았는데 이듬해 결혼을 하고 나니 관심이 더 생겼다"며 "이 '재난'을 상업적으로 만들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사회적 사건을 기억하고 다음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