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언어의 연금술사’ 김수현 작가가 돌아왔다. SBS 새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로 사이다처럼 톡 쏘는 작품 행보를 다시 시작한 것. 쪽대본, 발연기, 막장 전개가 없다고 자부한 ‘그래 그런거야’는 저자극 유기농 메시지로 안방극장을 휘어잡을 수 있을까.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 목동에서 진행된 ‘그래 그런거야’ 제작발표회에서는 이순재, 강부자, 김해숙, 노주현, 양희경, 송승환, 홍요섭, 윤소이, 조한선, 서지혜, 신소율, 남규리 등이 자리해 질의응답을 가졌다.
이날 ‘그래 그런거야’는 무엇보다도 김수현 작가의 컴백작이라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국내 연기파 중견 배우들이 한 작품에 총출동할 수 있었던 것도 ‘김수현’이란 이름 하나 덕분이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이순재는 쪽대본, 발연기 등이 난무하는 현 드라마 시장을 비판하며 김 작가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그는 “과거 국내 드라마는 우리끼리 보고 끝났지만, 이젠 한류 때문에 해외에 다 나간다. 드라마가 우리 역사와 국민적 수준을 대변하는 역을 하는 것이다. 드라마의 사명감이 있어야 할 때”라며 “시청률 유혹이 오더라도 자제한다면 드라마 판도 자체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젊은 배우들에 대해서도 “내가 연기 시작한지 60년이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촬영 들어가기 전 상대방과 리허설을 하고 들어간다. 모든 작품이 마찬가지”라며 “그런데 요즘 젊은 배우들은 그런 게 없다. 하지만 연기는 나만 잘해야 하는 게 아니라 상대와 맞춰가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이후 “그런 면에서 ‘그래 그런거야’는 그야말로 프로페셔널한 코스라고 보면 된다. 양희경, 임예진, 김해숙 등이 훌륭한 스승들과 똑똑한 젊은 배우들이 있지 않으냐”며 “또한 김수현 작가의 설정은 개연성이 있다. 전작과 비슷한 것 같지만 각 캐릭터가 살아있고 특색이 있다. 지나가는 인물 하나도 이유없이 나온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각 배역에 사명감이 있어서 배우들이 연기만 잘해도 살아 움직이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하나같이 김 작가와 일하게 된 것에 영광을 표하면서도, 방점 하나, 토씨 하나에도 성과 열을 다하겠다는 부담감을 내비쳤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묻어났다.
배우들의 확언처럼 제작발표회에 앞서 상영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김 작가만의 사이다 같은 대사와 설정, 전개 등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3대가 함께 사는 집안에서 벌어지는 세대 간의 갈등과 극복, 현실적인 삶의 고뇌들이 흘러나왔다. 삶을 꿰뚫는 대사나 웃음 가득한 상황 설정 등에서도 김 작가만의 위트가 넘쳐났다. ‘발연기’는 물론 눈살 찌푸리게 하는 장면마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처럼 현재 드라마 제작 추세와 궤를 달리한 ‘그래 그런 거야’. 자극이 적으면서도 완성도 높은 가족드라마로 막장에 지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달랠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은 13일 오후 8시45분에 확인할 수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