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래퍼 헤이즈(Heize)에게 2015년은 잊지 못할 한 해가 됐다. 1년 사이에 아는 사람들만 알던 헤이즈는 길에서 만나도 알아볼 수 있는 연예인이 됐다.
Mnet 서바이벌프로그램 ‘언프리티랩스타2’에 출연해 세미 파이널까지 진출하면서 헤이즈는 대중의 관심을 얻었다. 음악 인생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일이 됐다. 그리고 그 첫 발판을 새 앨범으로 시작한다.
“솔직히 전에 냈던 앨범과 ‘언프리티 랩스타’ 속 제 음악은 차이가 있다. 이번 앨범은 원래 제 모습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곡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진짜 내 이야기를 담는 것이다. 아무래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각 미션마다 주어진 주제가 있어서 그 상황에 맞춰서 쓰기도 했다. 아무래도 강해 보여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면 이번엔 제 지금 제 상황을 담아냈다.”
분명 새 앨범을 알리기 위한 홍보용 인터뷰였지만 헤이즈는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발매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기도 했지만 헤이즈는 자신의 어떤 설명보다 듣는 이들에게 모든 걸 맡겼다.
“곡은 나왔지만 곡에 대한 설명은 안 하려고 한다. 이번엔 듣는 사람들이 알아서 해석했으면 좋겠다. 아마도 받아들이는 의미가 다 다르지 않을까 싶다. 그걸 강요하고 싶지 않고 그저 전 제 곡은 던져 놓고 싶다.”
‘언프리티 랩스타2’는 헤이즈에겐 음악적 변화를 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이제 아르바이트 안 해도 된다”라며 환하게 웃은 헤이즈는 막연한 꿈을 직업으로 확신시켜 준 계기가 됐다고 담담히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했지만 헤이즈는 부모님이 시키는 건 고분고분 하고 성적에 맞춰서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 헤이즈의 음악적 열망은 더 커졌고 학점을 통해서 자신의 의지를 보여준 후에야 음악을 위해 서울로 올라올 수 있었다.
그 때부터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헤이즈는 가사를 쓰고 랩을 완성했다. 그렇게 첫 번째 앨범을 발매했지만 약속한 1년이 다가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다. 다시 공부를 했고 헤이즈는 두 번째 상경을 했다. 그 때 발표했던 앨범이 ‘내 남자친구가 고맙대’였다. 미친 듯이 알바를 하면서 발표했던 이 앨범을 끝으로 헤이즈는 아예 음악 생활을 접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기적적으로 ‘언프리티 랩스타2’가 다가왔다.
“무조건 해야 한다고, 저에겐 기회라고 생각했다. 벼랑 끝에서 누가 잡아 당겨준 것 같다. ‘언프리티 랩스타2’에 나가고 얻은 것은 팬들이다. 제 이미지 때문에 싫어하시는 분들도 생겼지만 가장 큰 걸 얻었다. 제가 나가보니 누구에게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가서 자기만 잘 하면 된다.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도 많지만 나가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자신처럼 래퍼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이들에게 서바이벌프로그램을 추천하긴 했지만 ‘언프리티 랩스타2’ 속 자신의 모습은 실제와 다르다고 했다. 진짜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방송만 보고 친구들이나 가족들도 ‘왜 그러냐’ ‘변한 것 같다’고 하더라. 저한테 래퍼 해보라고 해주셨던 교수님도 ‘조금만 더 즐겼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방송을 보면 저 조차도 제 자신이 욕심쟁이처럼 보이더라. 팬들도 얻었지만 방송 이미지만 보시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이 생겼다. 결국 사람을 얻고 잃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앨범이 중요하다. 그만큼 헤이즈도 많은 공을 들였다. 아무것도 없이 서울로 올라와 맨땅에 헤딩을 했던 그 시절의 마음가짐으로 다시 출발선에 섰다. 헤이즈의 진짜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 그냥 미련을 버리고 1년 동안만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안 해보고 후회하기 보단 해보고 후회하자고. 망해도 망해봤으니 됐다고 무조건 해보는 게 낫다고 했다. 올해의 목표는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제 음악을 들려주는 거다. 진짜 헤이즈의 음악을 많이 들려주고 싶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