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모두가 즐거운 ‘불금’이지만, 예능 프로그램들은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상파 3사부터 케이블 방송까지 예능프로그램들이 얼기설기 얽혀 동시간대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
SBS는 ‘정글의 법칙’이라는 터주대감이 금요 예능의 고정 시청층을 잡고 있고, ‘백종원의 3대 천왕’은 최근 호응에 힘입어 편성을 변경하는 바람에 ‘웃찾사’가 그 빈자리를 새롭게 채웠다. 예능 강자 MBC는 ‘능력자들’-‘나 혼자 산다’로 금요일 밤을 확실히 책임지고 있고, tvN은 화제성에서 단연 돋보이는 나영석 PD의 ‘꽃보다 청춘’이 자리하고 있다.
반면 KBS는 그간 MBC와 SBS, 그리고 tvN이 번갈아가며 화제성과 시청률을 경쟁을 할 때, 마치 경쟁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KBS2 금요 예능프로그램 ‘인간의 조건-집으로’느 최근 착한 예능이라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경쟁에서 밀려 종영 수순을 밟게 됐다. 때문에 ‘인간의 조건’의 빈자리가 생긴 만큼 신규 프로그램의 치열한 자리다툼이 예상 되고 있다. 이에 정규 편성행이 유력한 프로그램을 꼽아봤다.
‘우리는 형제입니다’
↑ 사진=우리는 형제입니다 캡처 |
지난해 4월 첫 기획된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1년여를 공들여 올 설에 전파를 탔다. 기존 가족예능이 ‘부모-자녀’의 관계에 치우쳤다면,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형제-자매’에게 집중해 화제를 모았다. 또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는 동시에 현재를 살아가는 2030을 조명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여타 가족예능과 차별점을 가졌다.
그 결과 빅데이터 분석 업체인 다음소프트의 분석에서 가장 높은 화제성 지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 다음소프트는 설을 맞아 지상파 파일럿 프로그램 관련 트위터와 뉴스를 토대로 한 화제성 지수와 시청률, 정규편성 언급 비율, 긍정적 반응 증감세 등을 분석한 바 있다.
당시 분석은 MBC ‘톡하는대로’ ‘미래일기’ ‘인스타워즈’, KBS2 ‘우리는 형제입니다’ ‘본분금메달’, SBS ‘나를 찾아줘’ ‘판타스틱 듀오’ ‘신의 목소리’ 등 8개 프로그램만을 대상으로 했다. 결과는 ‘우리는 형제입니다’의 화제성 지수가 112.4로 가장 높은 데다 정규편성을 언급한 트윗도 22%로 가장 많아, 정규 편성을 기대케 했다. 다만 시청률은 5.3%를 기록해, 다소 시청률 성적이 아쉽다는 평을 들어야 했다.
‘머슬퀸 프로젝트’
↑ 사진=머슬퀸 프로젝트 캡처 |
핫한 몸매의 스타들과 트레이너들이 의기투합하는 ‘머슬퀸 프로젝트’ 역시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걸그룹 8인방과 머슬 트레이너들이 2인 1조로 팀을 이뤄 건강하고 완벽한 몸으로 거듭나기 위한 모습을 담았다.
또한 ‘머슬퀸 프로젝트’는 굳이 센터에 등록하지 않고도 집에서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며,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감을 주고자 했다.
‘머슬퀸 프로젝트’를 기획한 전진학 PD는 “파일럿에서는 아무리 관심을 끌어야 하다 보니 출연진을 걸그룹 위주로 꾸렸다. 정식으로 편성된다면, 출연진의 다양화를 내세울 예정이다. 걸그룹 멤버뿐 만 아니라, 남자 연예인들이 등장 하거나, ‘머슬퀸’이라고 부를만한 다양한 트레이너들의 노하우를 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방송 직후 ‘건강한 여성미를 보여 주겠다’는 기획 의도와 달리 다소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시청률 성적 역시 4.2%로 아쉬워 보였지만,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생어 상위를 다투며 화제성만큼은 여타 프로그램에 뒤지지 않았다. 특히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참된 수신료의 가치 감사합니다’라는 댓글이 연일 화제를 모았다. 물론 근육 퍼포먼스 중심의 프로그램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타이트한 의상은 불가피했다는 의견도 있다. 이외에도 일요일 오전 방송되는 ‘출발 드림팀’과 프로그램의 성격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정규행을 위해, 프로그램의 짜임새를 탄탄히 꾸려나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본분 금메달’
↑ 사진=본분 금메달 캡처 |
‘본분금메달’은 상식테스트, 섹시테스트, 개인기 테스트, 집중력 테스트를 거쳐 ‘언제든지 예쁘고 화를 내지 않는’ 여자 아이돌을 뽑는 프로그램이었다. 아이돌 스타들의 엽기적인 표정은 물론, 몸무게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등 ‘흑역사’가 펼쳐졌다.
때문에 여자 아이돌을 상품화했다는 비난은 물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여자 아이돌의 본분과 기준을 누가 정했느냐”며 “무허가 방송, 보기 불편했다”는 원성이 자자했다. 그러나 시청률만큼은 KBS내 설 특집 방송 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7.0%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
시청률 면에서는 단연 압도적인 ‘본분 금메달’이 정규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까. 시청률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방송 풍토가 존재한다지만, 인기가 있다고 반드시 좋은 프로는 아닐 수 있다. 제작진이 시청자들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책임감을 가지고 제작한다면 다시금 정규행을 기대해볼 수도 있겠다.
노홍철의 복귀작?
↑ 사진=MBN스타 DB |
배우 이서진과, 노홍철이 MC 물망에 오른 새 예능프로그램 역시 현재 ‘인간의 조건’을 대체할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끈다.
앞선 보도에 따르면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으로 이뤄진 ‘재능 기부쇼’는, MC들이 각자 가진 재능을 누군가에게 기부하는 콘셉트다.
연출은 KBS2 ‘미스터 피터팬’, ‘위기탈출 넘버원’, ‘유희열의 스케치북’, ‘안녕하세요’ 등을 담당한 오현숙PD가, 또 ‘개그콘서트’, ‘프로듀사’ 등을 연출한 서수민CP가 총괄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서진이 출연을 확정 지을 경우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첫 메인 MC인 만큼 시청자들의 시선몰이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노홍철의 경우 MBC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이후 지상파에서만큼은 이렇다 할 방송 활동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 프로그램이 재도약의 발판이 되지 않을까’라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오 PD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콘셉트가 잡히지 않았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한편 KBS 금요 예능프로그램의 부진이 장기화되면, KBS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이미지 자체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때문에 차기 예능프로그램은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져야 한다. 어느 때보다 부담스러워 보이는 금요 심야 시간대의 부진을 누가 타파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