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MBC 일일드라마 ‘아름다운 당신’에서 이윤이 역을 맡고 있는 신인 배우 김채은입니다. 요즘 많이 바쁘겠다고요? 제가 엄청 분량이 많은 게 아니라 막 바쁘진 않아요.(웃음) 그래도 전보다는 훨씬 바빠져서 늘 기분이 좋아요. 더 바빠지도록 열심히 해야죠. 제 데뷔작인 ‘아름다운 당신’으로 시청자 분들을 뵐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답니다.
◇ 저의 데뷔작 ‘아름다운 당신’, 믿기지 않는답니다
그동안 단역으로 등장한 적은 있지만 캐릭터를 맡아서 이렇게 ‘데뷔작’이라고 말할 만한 작품은 ‘아름다운 당신’이 처음이에요. 믿기지 않았죠. 제가 25회 정도부터 출연하기 시작해서 좀 부담스럽긴 했어요. 아무래도 중간에 들어와서 자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요. 신인이니 혹시 누가 되지 않을까 싶었죠.
처음부터 들어가지 못한 게 아쉬웠죠. 초반엔 대본 리딩 자리도 많았고, 회식 자리도 좀 있었다고 했는데 제가 투입됐을 때에는 한창 바쁠 때여서 그러질 못했죠. 은근슬쩍 물 흐르듯 합류했어요. 하지만 때론 그것도 괜찮단 생각을 해요. 작가님이나 감독님께서 제게 설명도 더 잘해주시고요. 중간에 들어와서 더 신경써주시는 게 느껴져서 감사해요.
선생님들도 많이 나오셔서 전 정말 좋았어요. 물론 긴장도 많이 됐죠. 박근형 선생님은 앉아만 계셔도 포스가 ‘딱’ 느껴지세요.(웃음) 그동안은 붙는 신도 많이 없어서 인사 정도만 드렸는데 박근형 선생님께서 제가 ‘수고하셨습니다’ 인사드리니 ‘기다리느라 수고했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정말 반갑게 인사해주셔서 감동이었어요. 뿌듯했고요.
차태우 역을 맡은 공명 오빠와는 호흡이 정말 좋아요. 물론 제가 ‘누구보다 좋아요’라고 비교할 만한 상대역이 없지만(웃음) 저보다 한 살 오빠인데 현장에서 친오빠처럼 챙겨주세요. 극중에선 태우와 윤이가 동갑이고, 제가 누나 같은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오빠가 다른 선배님들께도 저를 소개시켜 주고, 저를 편하게 만들어주려고 노력을 정말 많이 해주셨어요.
이 작품에 합류하게 된 계기요? 오디션 날이 생각나는데, 그 때가 한창 많은 오디션을 보고 다 떨어졌을 때였거든요. 한창 주눅이 들어있었던 중이었죠. 부담을 가질 까봐, 기대도, 긴장도 다 비우고 대사도 뻔뻔한 듯이 하고, 힘을 빼고 연기를 했어요. 윤이가 말투도 툭툭 하는 스타일이고, 묘한 느낌이 나는 캐릭터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오디션 때의 제 연기가 윤이와 잘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120부작의 긴 드라마를 데뷔로 선택해서 전 오히려 너무나 좋았어요. 공부도 정말 많이 될 것 같았거든요. 피드백도 빠르고, 선생님들의 연기는 대본 리딩을 ‘듣는’ 것만으로도 ‘대사를 어떻게 저렇게 하실까’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공부가 많이 돼요. 정말 신인에게는 일일극만큼 좋은 게 없는 것 같아요.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맞게 돼 정말 행복하답니다.
◇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1호 팬도 생겼답니다
이윤이는 정말 감사한 캐릭터에요. 작가님이 원하시는 윤이를 만들어내지 못할 까봐 정말 걱정도 많이 되고 고민도 많이 됐어요. 윤이라는 캐릭터가 저와 닮은 점이 많은 줄 알았는데 알수록 다른 점이 많더라고요.
윤이라는 친구는 어릴 적부터 가족의 사랑을 못 받아 사랑이 뭔지 잘 모르는 친구고, 그럼에도 덤덤해서 주변 사람들이 더 안타깝게 느끼는 그런 캐릭터에요. 제가 덤덤해야 하는데 저도 윤이를 바라보는 입장이니 불쌍한 척 연기를 할 것 같아서 고민을 했고, 최대한 담담하게 연기를 했죠. 초반에는 그게 좀 어려웠어요. 하지만 작가님께서 ‘윤이는 청순, 아련하고 표정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조언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러 조언들로 조금씩 윤이가 되어간 것 같아요.
물론 처음에는 저의 등장이 스토리가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시작되니 시청자들께서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좋게 봐주실지 걱정이 컸어요. 혹여나 제가 ‘불쌍한 척’을 하면 어떡하지, 윤이란 캐릭터로 어떤 걸 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죠. 공감을 드리고 싶어서 노력했는데 물론 그게 쉽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다행히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윤이도 점점 밝아지니 저도 마음이 편해지고 보는 시청자 분들도 더 편하게 윤이를 바라봐 주시는 것 같아요.
‘아름다운 당신’에 출연하니 가족들은 정말 좋아해요. 그런 모습을 보고 들뜨기보다 책임감이 들어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드라마 자체가 굉장히 착하고 따뜻한데, 그런 작품이 데뷔작이라서 정말 부모님께서도 기뻐하세요. 떨어져 살아서 얼굴을 자주 못 뵈는데, 일일극이라 얼굴을 자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그게 가장 드라마에 감사하죠. 부모님께서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드라마 방영 시간이래요. 배우라는 게 참 감사한 직업인 것 같아요.
또 정말 감사한 게 이 드라마로 ‘김채은’이 인터넷에 검색이 된다는 거예요.(웃음) 제 이름을 검색하면 학교, 회사, 경력 사항이 나오는 게 정말 신기하면서도 무섭더라고요. 이제 내가 이 직업을 정말 계속 해야 한다는 게 실감나고, 작품을 이어가지 못하면 그것 만큼 속상한 게 없겠다, 진짜 시작됐다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다행히 부모님 이외에도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조금씩 늘어서 힘을 얻고 있어요. 최근 인터넷에 검색을 하다가 방송에서 제 모습을 캡처해서 ‘움짤’로 만들어주신 블로거 분을 찾았어요. 게시물에 ‘기대되는 유망주’ ‘힘내라’ 이런 말을 써주셨는데, 회사나 가족 이외에 이런 말을 제게 해주시는 분은 처음이었어요. 참 소중하더라고요. 정말 기운이 많이 나고 감사했어요.
◇ 열정만 가지고 시작했던 연기, 끝까지 하고 싶어요
처음에 연기 활동을 시작한 건 고등학교 3학년 때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단역이었어요. ‘방송 일에 내가 맞는지 알고싶다’는 마음이 컸던 때였어요. 그래서 피팅 모델도 나가고, 대회란 대회는 다 나갔죠. 가장 기억나는 대회요? 경주의 ‘화랑·원화 선발대회’인데요, 급하게 한복을 빌려서 출전했는데 성과가 좋았어요. 무대에 서서 누군가가 나를 봐주고, 제가 마이크를 잡고 말을 하는 게 정말 재밌더라고요. 그런 경험들이 제게 큰 확신을 줬던 것 같아요.
어릴 때에는 전혀 나서는 성격이 아니었죠. 크면서 반장을 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앞에 나서게 되고 성격도 밝아지고, 드라마와 영화를 워낙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연기를 꿈꾸게 됐죠. 서울에 오니 더욱 마음이 커졌어요. 고2 때에 서울로 올라와 이모 댁에서 지냈죠. 다들 미쳤다고 했어요. 고3이 코앞인데 왜 그러냐고요. 하지만 전 대학이 아닌 연기를 위한 거였고, 빨리 연기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하고 지금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아요. 그 때에는 스스로가 불안했던 것 같아요. 하루라도 빨리 올라오고 싶었죠.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배우라는 직업에 처음부터 확신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자신감이 없었죠. 그래서 한 1년을 피팅모델도 하고, 연기 학원도 다녔죠.
부모님도 처음엔 ‘배우가 되겠다’는 제 말을 흘려들으셨대요. 그러다 제가 나름대로 노력하는 걸 보면서 ‘얘가 장난으로 하는 게 아니구나’하고 지켜보셨나봐요. 1년 뒤에 ‘나 이게 하고 싶어’라고 말씀드리니 바로 지지해주시더라고요. 스스로 즐거운 일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서울 올라와서 연기를 하면서 정말 즐거웠거든요. 매일 ‘나 너무 재밌어’라고 전화를 드렸더니 ‘하고 싶은 거 하고 사는 게 좋지’라고 늘 말씀해주셨어요.
◇ 성장하는 과정이 아름다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연기를 준비하게 된 건데, 이렇게 하나씩 무언가를 이뤄나가는 걸 보면 참 신기하고 좋아요. 제가 꿈꾸는 배우요? 아직 어떤 게 좋은 것 같다, 이런 말씀을 드릴 만큼 아는 게 많지 않아요. 하지만 마음속에 딱 한 가지 품고 사는 건 있어요. 훗날 제 딸에게 자랑스러운 배우가 되는 거요.
아직 스물두 살밖에 안 된 제가 말하기엔 이상한 답변이죠?(웃음) 저는 엄마라는 존재가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것 같아요. 대구와 서울을 오가며 저를 뒷바라지 해준 엄마를 보면서 더 뼈저리게 느꼈죠. 그래서 항상 나도 나중에는 꼭 좋은 엄마, 멋진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어요.
물론 엄청 나중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딸, 엄마가 이걸 했어’라고 말해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지금이 제 인생에서 가장 예쁜 나이일 텐데 이 모습을 전문가 분들의 손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도 배우의 최고 혜택인 것 같고요.(웃음) 제가 배우로 성장하는 과정이 멋있으면 딸에게 말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많을 것 같아요. 차근차근 커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훗날에 아이가 ‘엄마처럼 되고 싶어요’라는 말이 들으면, 그게 제 성공 아닐까요.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