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마이크만 잡으면 눈빛이 돌변하던 당찬 소녀가 이젠 모든 걸 품을 듯한 눈으로 변했다. 3년 만에 자신의 이름으로 된 앨범 ‘서울라이트’(Seoulite)를 발매한 이하이는 10대에서 이제 스무살 숙녀가 됐다.
“워낙 회사 자체가 크다 보니 많은 선배들이 있고 새로 나와야 되는 분들도 있어서 앨범이 계속 미뤄졌다. 준비를 하면서도 이 방향이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었다. 3년간 쉬면서 10대가 아닌 상태로 고민이 많았었다. 공백기 동안 거창한 걸 말해야 될 것 같지만 특별한 게 없었다. 노래 연습하고 곡도 열심히 써보고.”
본인은 거창하게 공백기에 한 게 없다고 했지만 그 누구보다 발 빠르게 뛰어야 할 시기를 흘러 보내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하이 역시 그 누구보다 고민을 많이 했다.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다. 음원이 나오는 당일에 타블로, 투컷 오빠와 모여서 새벽 2시까지 촛불 켜놓고 기다렸다. 3년 만에 나오는 앨범인데 어떻게 생각해줄지 너무 떨렸다. 다행히 많이 들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감사드린다.”
3년이라는 긴 시간을 투자한 만큼 이하이는 외모는 물론 음악적으로도 성숙했다. 앨범 전체 프로듀서는 에픽하이 타블로, 투컷이었지만 타블로는 자신은 곡을 선곡하는데 도움을 준 것 밖에 없다며 모든 공을 이하이에게 돌렸다. 이하이의 참여하는 자세가 가장 달라졌다고 봐야했다.
“타블로, 투컷 오빠와 작업해서 영광이고 즐거웠다. 1집 땐 제가 신인이라서 사장님이 그 콘셉트에 맞게 곡을 골라주셨다. 이번엔 제 의견을 많이 물어보셨다. 그 안에서 다양한 질문을 했다. 어떤 장르를 좋아하고 어떤 콘셉트를 하고 싶은지 계속 질문했고 그 답을 내리면서 제가 하고 싶은 방향을 많이 반영했다.”
그래도 나이 제한이 사라진 스무살이다. 10대일 때와 스무살인 현재, 가장 달라진 점을 묻자 이하이는 오히려 자유스러움이 사라졌다고 했다. 이하이를 가수로서 첫 발을 떼게 해준 SBS 오디션프로그램 ‘K팝스타’ 속 모습을 보고 본인도 놀랄 정도였다고.
"’K팝스타‘ 땐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불렀는데 반응이 좋았다. 다들 요염하게 봐주셔서 감사한데 그 땐 정말 자유로운 아이였던 것 같다. 10대엔 자유스러웠고 지금은 고민이 많아졌다. 하나에 꽂히면 계속 생각하게 되는데 그래서 감정 표현엔 성숙해진 것 같다. 많은 분들에게 표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하이 안에 있던 고민은 이번 앨범으로 눈 녹듯이 사라졌다. 앨범을 내고 본격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하이는 “요즘 행복하다”며 웃었다. 음악적으로나 심적으로나 한 뼘 성장한 모습이 엿보였다.
“3년 동안 쉬면서 생각이 많았다. 3년 동안 어떤 색으로 다시 제 노래를 들려줘야 할까 고민이었는데 근데 ‘한숨’이라는 노래를 듣고 힐링이 됐다. 이번 앨범으로 더 이상 10대 소녀가 아니라 조금은 자랐다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