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정영 기자] 가수 겸 배우 차지연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국내 대표급 뮤지컬 ‘선수’지만 그에게도 쉽게 정복하기 힘든 산이 있다. 바로 뮤지컬 ‘위키드’다.
차지연은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위키드’ 출연에 대해 “욕심내지 못하는 그린벨트 구역이라고 생각했다”고 의외의 고백을 했다.
앞서 ‘명성왕후’, ‘레베카’, ‘더 데빌’ 등에서 다소 진지하고 무거운 역을 선보였던 차지연에게 동화적인 요소가 다분한 ‘위키드’는 그 자체로 큰 도전이었다. 이미지 변신뿐 아니라 창법까지 변화를 줘야 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난 공연에서는 오디션 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차지연은 “나는 중저음대 음역에 강한데, 고음이 주를 이루는 엘파바라는 역할과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며 “마치 내 옷이 아닌 옷을 입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회는 운명처럼 찾아왔다. 그는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을 함께 한 음악감독님이 우연히 ‘위키드’ 노래를 불러보자고 하더라”며 “처음에는 잘 안됐다.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고 계속해서 연습하다보니 오디션을 볼 용기가 생겼고, 다행히 합격할 수 있었다”고 오디션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막상 ‘위키드’에 도전장을 내놓은 그의 표정은 여전히 상기돼 있었다. 차지연은 “사실 지금 잔뜩 겁을 먹고 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해내야겠다는 욕심보다는 한 신 한 신 천천히 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오글거리는 부분은 있다. 마법책을 들면서 주문을 외우라는데 민망하고 어색하더라”고 파격 변신에 대한 쑥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차지연에게 ‘위키드’ 출연은 “데뷔 10년 만에 마음을 낸 큰 도전”이다. 그는 “오디션 합격한 후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다”며 “창법과 발성도 바꾸려고 노력 중이다. 이 작품에 맞는 소리를 내는 것이 숙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색깔도 묻어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뮤지컬 ‘위키드’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5월18일부터 6월19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되며,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7월12일부터 8월28일까지 선보인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