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아줌마’ 박지윤이 TV에 이어 이번엔 라디오 섭렵에 나선다. 그동안 내려놓았던 ‘아나운서’의 옷을 살포시 주워 입고, DJ로서 새로운 도전을 펼친다.
박지윤은 25일 오전 KBS 본관에서 열린 KBS 쿨FM ‘가요광장’ DJ 발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오랜만에 TV가 아닌 오디오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본업이었던 아나운서의 장점을 살려 발음, 톤 등 내세워 새로운 색깔로 어필하겠다”며 “스스로에게도 발전의 계기가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앞서 박지윤은 건강상의 이유로 김성주가 한 달 간 휴식기를 갖는 동안 ‘가요광장’을 대신 진행한 바 있다. 그는 DJ 활동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 고작 한 달 만에 ‘똑똑한 DJ’, 일명 ‘똑디’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사실 이번 DJ 발탁은, 그가 이미 준비된 인재였기에 가능한 일이였다. “별 기대 없이 함께 했다가 방송 단 몇 번 만에 (박지윤이) ‘라디오에도 최적화 된 인물’이라고 확신했다”는 김연미 PD의 말이 이를 증명해준다.
대부분 프리랜서를 외치는 많은 여성 아나운서들이 ‘고정된 틀’을 벗어나겠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사실상 외적인 파격만 보여줄 뿐 실질적인 ‘한방’이 없어 존재감을 상실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박지윤은 달랐다. 간판 아나운서의 격조(?)를 내던지고 거침없는 입담과 ‘아줌마’스러운 캐릭터로 남성MC 중심의 예능 분야에서 독보적인 여자 MC로 자리잡았다. 결혼 이후에는 본격적인 ‘욕망 아줌마’로 육아, 음식, 먹방, 바자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친근함을 더했다. 잘 나가는 방송인이자 직장 생활에 출산까지 겪은, 이 시대의 가장 흔한 ‘워킹맘’이기도 하다.
다양한 경험 덕분일까. 현재 그는 연령과 성별을 불문하고 다양한 사연에 공감할 수 있고, 현실적인 조언도 가능한 몇 안되는 방송인 중 한명이 됐다. 성적인 사연까지도 유머스럽게 소화하는 여유가 있고, 세련된 위트와 입담까지 갖췄다. 김 PD의 말처럼 이미 ‘최적화 된’ DJ가 분명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욕망’이 있다. 다만, 그 많은 욕망을 채울만한 능력이, 노력이 부족할 뿐이다. 박지윤의 활약에 박수를 치고 싶은 이유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거나 출산 후 빠른 복귀를 해서가 아니다. 그 위치가 어디든,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피할 수 없는 변화에 집착하지 않고 오히려 활용할 줄 아는 ‘영리함’과 ‘열정’ 때문이다.
한편, 박지윤이 이끄는 ‘가요광장’은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한다. 황재근, 조정치, 양상국,
오는 28일 정오, KBS 쿨FM(수도권 주파수 89.1Mhz)에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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