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 도경수에 이어 수호 김준면도 연기자로서 본인의 이름을 잘 알릴 수 있을까. 그룹 엑소의 리더 수호가 영화로 연기 신고식을 하고 있다. 24일 개봉한 네 친구의 안타까운 우정 이야기를 담은 영화 '글로리데이'를 통해서다.
바다를 배경으로 모래사장을 달리는 해맑은 네 친구 용비(지수), 상우(김준면), 지공(류준열), 두만(김희찬)의 얼굴은 경찰들에게 쫓겨 땀범벅이 된다. 해병대에 입대하는 상우(김준면)를 위해 경북 포항으로 추억 만들기 여행을 떠난 네 친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특별한 건 없지만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추억인 이들은 한 항구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는 여자를 구해준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들은 쫓기고 상우는 교통사고까지 당한다. 어떤 일도 마다치 않고 함께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이들의 우정은 금이 가고 만다. 여자를 폭행한 남자가 죽었기 때문이다. 상우의 교통사고는 이들의 우정이 파괴되는 정점과 맞물리며 관객을 안타깝게 한다. 어른들에 의해 강요된 우정 파괴라 더 그렇다.
극 중 상우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중요한 역할이다. 엑소 팬들은 실망할 수 있지만 상우를 연기한 김준면은 나름대로 만족한 눈치다. 김준면은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 건 배우로서 당연히 욕심이 있다. 하지만 '글로리데이'에서 상우가 해야 하는 역할로는 적절하게 등장한 것 같다"고 웃었다.
사실 김준면은 상우와 류준열이 연기한 지공 역할의 오디션 준비를 해갔다. 하지만 최정열 감독은 지공 역할 대사 한마디도 김준면에게 시켜보지 않았다. 김준면은 오디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누구를 생각하고 있길래 대사 읽어보라고 하지도 않지?'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준열 형이란 걸 알았어요. 연기하는 걸 보니 '그래, 누가 봐도 지공은 준열 형이 해야 했구나!'라고 생각했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엑소 팬들은 아쉽다고 하지만요.(웃음)"
또 다른 비하인드는 최 감독이 김준면과 함께해야 할지를 고민했다는 것.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상우 역할에 부티가 흐르는 김준면이 캐릭터에 안 어울릴 수 있
"감독님이 무척 걱정하셨대요. 거무스름한 시골 청년 캐릭터를 원했다는데 전 아니었나 봐요. 그래도 순수한 제 눈에 이끌렸다고 할까요? '내 눈이면 상쇄될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태닝 할까요?'라고 물어보기도 했는데, 그러면 더 이상해진다고 그렇게 하지는 말라고 하셨죠."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