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클로버필드 10번지'(감독 댄 트라첸버그)는 다양한 장르를 버무렸다. 스릴러와 SF가 한 데 섞였는데 이질감이 심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신선한 아이디어와 발상이 반갑다.
남자친구로부터 상처를 입은 여자 미셸(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이 집을 나서고 차를 몰고 간다. 전형적 로맨스 영화인가 싶었는데 여자는 사고를 당한다. 그러곤 낯선 공간에서 눈을 뜬다. 발에는 쇠사슬이 채워져 있다. 이곳은 지하 벙커다.
낯선 남자 하워드(존 굿맨)는 "밖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 하지만 이곳은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말한다.
진실일까, 거짓일까? 혼란스러운 미셸은 확인하려 벙커 밖을 나서려 하나 벙커 밖 세상이 이상하다는 걸 깨닫는다. 하워드를 따르는 또 다른 남자인 에밋(존 갤러거 주니어)과 함께 이곳에서 순응하려 한다. 하지만 영화는 관객이 순응하게 하진 않는다.
아무래도 하워드의 정체가 의뭉스럽다. 미셸 역시 이를 깨닫고, 영화는 밀실 스릴러로 변모한다. 하워드의 정체가 드러날 때 특히 더 그렇다. 그러다 다시 한 번 변주한다. 이번에는 SF다. 상상한 것보다 강력한 것들이 스크린을 압도한다.
3명의 남녀가 벌이는 심리전이 일단 관객의 긴장감을 높인다. 밀실에서 벌어지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한 축을 이뤄 쏠쏠한 재미를 준다. 낯선 이들의 동거는 갈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밀실에 갇힌 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또 이들의 정체는 무엇인지 등등 궁금증은 높아간다. 팽팽한 긴장감도 이어진다.
긴장감과 궁금증은 후반부 소름 돋는 소리와 영상으로 세상에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확인시켜 준다. 공포감이 극대화되는 순간이다.
미셸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뜬금없이 느껴질 수 있으나, 여주인공의 전사가 담긴 이야기를 기다리게 하는 효과를 준다.
할리우드 감독 겸 제작자 J.J.에이브럼스가 제작한 '클로버필드'와
그렇다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너무 많다. 떡밥 회수 요청을 부른다. 프로젝트 3번째 이야기는 2017년 개봉 예정이다. 103분. 15세 이상 관람가.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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