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이경규, 김성주도 MBC의 ‘목요일 심야의 저주’를 피해가지 못한 걸까. 금요일 오후에서 목요일 심야로 시간대를 옮기자마자 MBC ‘능력자들’은 2%대 시청률을 받아들고 말았다. 과연 저주를 풀 방법은 있기나 한 걸까.
8일 오전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능력자들’은 전국 기준으로 2.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5.7%를 기록한 지난 방송분보다 자그마치 3.5% 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충격적인 하락세다. 떨어진 수치도 폭이 크고, 일단 2%대의 시청률은 보기 힘든 숫자기도 하다. ‘목요일의 저주’라고 농담 삼아 말하긴 했지만 MBC의 목요일 심야 시청층이 이렇게나 약하다는 걸 고스란히 보여준 사례가 됐다. 목요일 심야 시간대가 정말 ‘힘든 시간대’라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 사진=능력자들 방송 캡처 |
‘능력자들’ 입장에서는 그저 허탈할 테다. 목요일 심야 시간대로 옮기면서 이경규, 김성주라는 ‘꿀 조합’을 내세웠다. 물론 시간대를 옮기는 바람에 동시간대에 다른 방송사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기존 MC 김구라가 하차를 하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탄생한 조합이지만, 그래도 보기 드문 최고의 조합이기도 해서 기대감이 많이 모아진 상태였다.
두 사람의 ‘케미’도 예상했던 것처럼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다. 일반인들이 ‘능력자’가 돼 주인공으로 나서기 때문에 짜인 각본이나 방송 쇼맨십이 크게 통하지 않는 프로그램인데, 실시간 진행에 능한 김성주가 프로그램의 특성을 파악하고 분위기를 잘 이끌었다. 이경규는 특유의 ‘호통’ 캐릭터로 웃음을 담당했다.
서로 분담 포인트가 정확할 뿐 아니라 워낙 ‘베테랑’들이다보니 첫 호흡인데도 우왕좌왕 할 것 없이 곧바로 역할을 분담해 프로그램을 장악했다. 오히려 김구라가 혼자서 패널들을 이끌 때보다 ‘투톱 체제’가 주는 안정감이 생겼고, 새롭게 MC로 나선 이들 덕분에 프로그램 자체에도 활기가 생겼다.
↑ 사진제공=MBC |
분명 기존에 했던 금요일 오후 시간대였다면 시청률 상승 효과를 누릴 만한 상황이었다. 목요일 심야 시간대가 워낙 약하다고는 하지만, 방송을 보면서 ‘이 정도라면 그렇게 많이 떨어지진 않겠다’는 기대감도 생겼다. 하지만 목요일 심야 시간대의 시청층은 생각보다 더 얇았다. 그리고 시간대를 옮기면서까지 ‘능력자들’을 시청해주는 충성도 높은 시청층도 ‘능력자들’에겐 많이 부족했다.
결국 ‘능력자들’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금요일 오후 시간대에서도 ‘정글의 법칙’ ‘나를 돌아봐’와 같은 강호들을 비집고 겨우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그 시청층을 다 ‘털어내고’ 다시 목요일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시청자들은 이경규와 김성주의 조합 자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화제성이 다분하다. 화제성을 잃지만 않는다면 분명 시청률은 오른다. 지난 7일은 바뀐 첫 날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패배’였지만, ‘능력자들’만의 콘텐츠와 MC들의 조합을 이용한다면 입소문을 타고 조금씩 시청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과제는 있다. 시청자들은 ‘능력자들’의 패널이 쓸데없이 많고 산만하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해왔고, ‘능력자’들의 ‘능력’을 시험하는 테스트들이 크게 재미를 유발하지 않는 평범한 것들이어서 아쉽다는 의견들을 보였다. MC진을 완성했으니 이제 ‘콘텐츠 재정비’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과연 이경규와 김성주는 ‘능력자들’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이경규는 ‘경찰청 사람들’에 이어 ‘목요일의 저주’에 2연패를 하게 되는 걸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