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최근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방송사들의 ‘웹예능’ 도전기. 안정적인 기존 방송 시스템을 두고 왜 굳이 방송사들은 웹예능에 눈독을 들이게 된 걸까.
tvN의 모바일 채널인 tvNgo에서 내놓은 ‘신서유기’가 이례적인 성공을 거둔 것에 이어 MBC의 모바일 채널인 MBigTV에서 최근 선보인 김진수, 이윤석을 주인공으로 한 ‘허리케인 블루’와 ‘절친 스타’들의 우정을 담은 ‘꽃미남 브로맨스’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방송사들의 ‘웹예능’ 도전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방송사들은 속속 인터넷 중심의 MCN채널을 론칭 혹은 제휴를 하거나 모바일 콘텐츠를 전문으로 만드는 팀이나 채널을 따로 만드는 등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 착수하고 있다. 이미 ‘미디어 권력’의 중심에 서있는 방송사들이 굳이 아직 미개척지인 모바일, 온라인 플랫폼 영역에 예산과 시간을 쏟는 이유는 다름 아닌 ‘선점’을 위해서다.
↑ 사진=꽃미남브로맨스 방송 캡처 |
‘신서유기’를 총괄한 나영석 PD는 “방송가에서는 이미 모바일,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중요성과 비전이 공유되고 있다. 언젠가 방송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 방송사로서 앞으로의 패러다임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고, ‘신서유기’의 작업도 앞으로 각광받을 영역의 생리를 미리 파악하고 선점한다는 의미에서 진행됐던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방송 콘텐츠 소비 성향이 TV에서 모바일, 온라인 플랫폼으로의 이동이 뚜렷해졌기 때문에 방송사들은 앞으로 이런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판단, 점점 모바일, 온라인 중심으로 옮겨지는 시청자와 광고 수익을 선점하기 위해 지금 무리를 해서라도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을 익혀야 한다고 판단해 전용 콘텐츠 채널을 개설하고 있단 것이다.
물론 지금 방송사들의 모바일, 온라인 플랫폼을 향한 이해도는 거의 없는 상태다. MBC의 모바일 채널인 MBigTV를 총괄하는 MBC 박현석 CP는 “실제 모바일 플랫폼과 기존 방송 플랫폼은 너무나 다른 환경이기 때문에 모바일,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어떤 콘텐츠가 이용자들에 어필되는지, 어떤 수익모델이 필요한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사진=신서유기 포스터 |
수익성도 아직은 보장되지 못한다. 나영석 PD는 과거 인터뷰에서 ‘신서유기’ 수익에 대해 “기존 방송 프로그램만큼 돈을 벌려면 엄청난 조회수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광고 체계가 방송 프로그램 시스템과 전혀 다르다. 당장 수익보다는 미래를 위한 준비라고 생각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계속 도전하는 이유는 “부딪혀야 실제 상황을 익히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박현석 CP는 “아직 온라인 혹은 모바일 콘텐츠 소비자들의 감각을 알아가기에는 짧은 시간이고, 감이 안 잡히기도 하지만 분명 미리 알아가야 할 영역이기 때문에 방송사에서도 많이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방송사와 모바일 콘텐츠 채널, MCN채널을 모두 연계해 하나의 종합적 미디어 유통 체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도 방송사들의 웹예능 개발에 박차를 가하도록 한다. CJ E&M 미디어콘텐츠부문 김제현 콘텐츠운영국장은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뿐 아니라 tvN 온에어와 온라인을 연계시킨 ‘하이브리드형’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하나의 디지털 브랜드로 진화해나갈 계획”이라며 “플랫폼은 오픈 정책을 기본으로 하되, 온라인 뿐 아니라 tvN을 포함한 모든 플랫폼을 활용하는 ‘디지털 컨버전스’ 전략을 가져갈 예정”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웹예능 개발이 방송사의 기반을 무너뜨릴 것이란 예측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너무나도 시기상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답변. 일단 수익적인 면으로도 기존 방송 프로그램만큼 수익이 나오려면 ‘신서유기’가 기록한 5000만 뷰보다 훨씬 더 많이 나와야 하고 일단 체계 자체가 잡혀있지 않아 오히려 이런 체계를 잡고 플랫폼 유지를 하는 것에 반드시 방송사의 ‘케어’가 필요하다고.
방송사는 다음 패러다임을 준비하며 TV와 온라인 플랫폼이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 다양한 실험들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단순히 지금 당장의 수익성이나 화제성을 위해서만 진행하는 것이라고 오해하면 ‘큰 오산’인 셈. 미래를 준비하고 일단 부딪혀 보는 것, 이게 바로 지금의 방송사 ‘웹예능’의 현 주소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