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남자가 만났다. 외모도, 성격도, 나이까지 다 달랐지만 공통점도 많았다. 가장 큰 공감대는 역시 ‘트로트’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두스타’라는 팀으로 하나가 됐다.
남자 트로트 듀오 두스타는 최근 듀엣곡 ‘반갑다 친구야’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두 사람이 부른 '반갑다 친구야‘는 라틴 리듬이 돋보이는 노래로 불경기인 요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신나는 곡이다. 남자 듀오가 부르기에도 딱 맞아 떨어지는 가사다. 두스타는 앨범 발매에 맞춰서 아이돌의 전유물인줄 알았던 데뷔 쇼케이스를 열었고 아이돌이 총출동 하는 음악방송에서도 출연 중이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두스타 김강과 진해성은 외모부터 성격까지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곱상한 외모의 김강은 조근조근한 말투로 자신의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뚜렷한 이목구비를 자랑하는 진해성은 부산 출신답게 큰 목소리로 호탕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물론 아직까지 남아있는 진한 사투리 때문에 매니저의 통역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듀오라고 하지만 나이도 무려 11살이나 차이가 난다. 남자 트로트 듀오도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런 조합도 드물다. 두 사람이 함께 팀을 결성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제가 맨 처음에 회사에 들어왔을 때 형님의 노래를 들어봤는데 정말 잘하더라. 듀엣을 하면 어떨지 그림을 그려보니 좋을 것 같아 대표님께 듀엣을 하고 싶다고 살짝 말씀을 드렸다. 다행히 대표님이 흔쾌히 허락을 하셨다.”(진해성)
“전 젊고 잘생기고 노래도 잘하는 친구가 듀엣을 하자고 했을 때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기회를 거절할 수 없었다.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고 상호작용을 했으면 좋겠다. 공연장에 가도 둘이서 함께 하니 외롭지 않더라.”(김강)
듀엣으로 무대에 오를 땐 함께 ‘반갑다 친구야’를 부르지만 각자의 앨범도 함께 발매됐다. 김강은 ‘나는 남자다’라는 곡을, 진해성은 ‘멋진 여자’라는 노래를 부른다. 혼자 있을 땐 원스타, 뭉치면 두스타가 된다.
“‘멋진 여자’는 전주가 악극단 연주를 떠올리게 하는 노래다. 항상 옆에서 있어 주는 사람이 진정한 멋진 여자라는 가사가 포인트다. 듀엣곡과 달리 솔로곡은 각자 자기 색에 맡춰서 노래를 하는데 저에겐 제 연령대에 맞는 곡을 주셨다. ‘멋진 여자’는 중독성있고 남녀노소 부를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진해성)
“‘나는 남자다’는 고고리듬이 돋보이는 노래로 힘든 사회 생활 속에서 힘을 내라는 독백 내용이 담겼다. 요즘 경기가 침체됐는데 남자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한다.”(김강)
다른 점도 많지만 팀을 결성할만큼 공통점도 많다. 진해성은 유도, 김강은 씨름을 했던 운동선수 출신이고 어린 시절부터 오직 트로트만 바라봤다 점이 같다. 또 긴 무명시절을 겪었다는 점에서도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트로트 가수로는 비교적 어린 나이인 진해성은 발라드 전공자가 넘쳐나는 실용음악과 동기들 사이에서 트로트를 고집했고 데뷔 후에도 방송을 못나가 다년간 트로트로 버스킹을 해왔다.
김강은 고등학교 2학년때 ‘가요무대’에 나갔을 정도의 실력자로 1년 뒤에 ‘사이다 같은 여자’로 데뷔를 했다. 어린 나이에 자신의 앨범을 내고 데뷔를 했지만 무명으로 17년을 보냈다. 그 사이 생활을 위해 김강은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였다.
“무명 아닌 무명생활을 해서 힘이 들었다. 직장 생활을 할 수도 없고 다른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라 장사로 생계를 이어갔다. 마지막에 호프집을 했는데 그 땐 다리도 다쳐서 수술을 했다. 힘든 시간을 겪고 자포자기 했을 때 지금 회사를 만났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해도 되는 세계가 아니기 때문에 많이 좌절하고 설움도 받았는데 이제 긴 암흑 속에서 빠져 나온 느낌이다.”(김강)
“데뷔를 했는데 방송 잡기가 힘들어서 홍대에서 공연을 하는게 어떨까 생각했다. 버스킹으로 트로트는 잘 안하니까 저와 트로트를 동시에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시작했다. 힘든 것도 많고 설움도 많았는데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했다. 저보다 더 좋지 않은 위치에서 생활하는 꿈을 펼치지 않는 분들도 있는데 전 행복한 사람이었다. 그 마음가짐이 힘이 많이 됐다.”(진해성)
어렸을 때부터 트로트를 사랑했던 두 사람의 ‘트로트 사랑’은 지금도 여전했다. 특히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는 트로트 시장을 걱정하며 트로트의 매력을 어필했고 가수로서의 목표 역시 트로트의 부흥이었다. 두스타가 둘이 만나서 더 큰 시너지를 발휘했듯이 트로트 시장에도 봄이 찾아오길 소망했다.
“지금은 트로트 시장이 잠을 자고 있는 시간인 것 같다. 남자 트로트 가수가 많이 없는데 저희가 선두주자가 될 수 있도록 중심을 잘 잡겠다. 저희에게 주어진 것 안에서 트로트의 품격을 높일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진해성)
“트로트의 매력은 서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 할 수 있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음악이라는 것이다. 가슴의 애환을 가장 한국적으로 표현한 전통가요다. 국민 여러분이 힘들 때 함께 할 수 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김강)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