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추억의 그룹 젝스키스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만났다. ‘무한도전’이 ‘토토가’ 시즌2의 일환으로 90년대 소녀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젝스키스의 콘서트를 기획, 제작한 것이다.
‘무한도전’과 젝스키스의 합동 콘서트 소식이 알려졌던 것은 지난 7일이었다. ‘토토가’ 시즌2의 일환으로 상암에서 젝스키스의 게릴라콘서트를 비밀리에 준비해 왔단 것이다. 하지만 사전에 젝스키스의 게릴라콘서트 정보가 유출됐고, 결국 처음 준비했던 기획의도가 퇴색되면서 ‘무한도전’ 측은 스케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게릴라콘서트 취소’라는 초강수를 둔 ‘무한도전’은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14일 게릴라콘서트 대신 플랜B인 ‘하나마나 콘서트’ 진행에 나섰다. 이에 따라 봉고차를 타고 서울과 경기 일대를 돌아다니게 된 ‘무한도전’ 멤버들과 젝스키스 멤버들은 길거리에서 깜짝 공연을 펼치며 시민들과 만나게 됐다.
오랜만에 뭉친 젝스키스의 공연이었지만, 기쁨보다는 실망의 마음이 컸다. 그도 그럴 것이 게릴라콘서트에서 하나마나 콘서트로 변경되면서 팬들이 그렇게나 기다리던 ‘완전체 컴백’의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잠시, ‘무한도전’은 14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하나마나 마지막 공연은 오늘 저녁 8시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집니다. 16년 만에 돌아온 젝스키스의 무대! ‘토.토.가’ 타임머신을 타고 그 뜨거웠던 열기 속으로 여러분을 소환합니다"라고 공지하면서 팬들의 기대를 높였다.
젝스키스는 H.O.T.와 함께 1990년대 후반 가요계를 이끌었던 원조 1세대 아이돌이다. 1997년 ‘학원별곡’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젝스키스는 H.O.T.와 대결구도를 이루며 팬덤을 양분하면서 가요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들의 일화는 2012년 방송된 tvN드라마 ‘응답하라 1997’ 에피소드로 사용되기도 했다. 높은 인기를 구사했던 젝스키스지만 2000년 5월20일 드림콘서트 무대를 끝으로 돌연 해체를 알리며 더 이상 이들의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아이돌 그룹 신화가 멤버들의 군 제대 이후 완전체로 컴백하고, 2005년 잠정해체됐던 god가 2014년 완전체로 뭉치며, 클릭비가 재결합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것에 비해 1세대 아이돌 그룹의 컴백소식은 잠잠했다. 라이벌 그룹인 H.O.T. 마저 재결합의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젝스키스 만큼은 잠잠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해체 후 젝스키스 멤버들의 부침이 컸던 것이다. 해체 후 젝스키스의 멤버였던 고지용은 아예 연예계를 떠나 사업가가 됐으며, 메인보컬이었던 강성훈은 사기 혐의에 휘말리면서 MBC로부터 출연정지 통보를 받기도 했다. 이들이 만나기 위해서는 다른 추억의 그룹들에 비해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하지만 젝스키스의 재결합이 영영 불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고지용이 ‘무한도전’ 촬영에 합류하면서 젝스키스 완전체 컴백의 가능성을 높였으며, 강성훈 역시 MBC 심의위원회를 거쳐 출연 정지가 해제되면서 MBC에 모습을 내비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젝스키스와 ‘무한도전’이 준비한 추억여행 소식에 팬들 또한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때 그 시절 10대 소녀였던 팬들은 어느덧 직장인이 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됐지만, 16년 동안 기다렸던 ‘오빠들’과 만나기 위해 방 한쪽에 정리해 놓았던 추억의 노란 우비, 당시 사용했던 현수막, 그리고 스타일, 패션 아이템 등을 찾아 꺼내면서 이들과 함께 즐겼다.
우여곡절 끝에 90년대 가요계로 떠나는 추억여행 채비를 마친 무한도전과 젝스키스는 팬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말 만고 탈 많았던 ‘토토가2’의 일정은 모두 끝이 났다. 이제 남은 일은 각자의 안방에서 젝스키스의 콘서트의 과정을 시청하는 일 뿐이다. 젝스키스와 ‘무한도전’이 만들어낸 ‘토토가2’는 오는 16일 첫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