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배우학교’가 12주간의 수업일정을 모두 마쳤다. 마지막 순간까지 배우 박신양은 ‘참된 스승’이었으며, 실수투성이였던 학생들의 변화는 눈부셨다.
21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배우학교’에서 마지막 수업을 진행하는 연기선생님 박신양과 7인의 학생들의 모습이 펼쳐졌다.
이날 남태현은 해외스케줄 관계로 다른 학생들보다 이틀 먼저 ‘배우학교’를 졸업했고, 마지막 남은 6인의 학생들은 2인1조로 짝을 이루며 마지막 발표를 준비했다. 장수원&박두식, 유병재&심희섭, 이진호&이원종으로 짝을 이룬 이들은 아버지의 유산을 놓고 갈등을 벌이는 형제, 치킨 값을 주지 않으려는 자와 받으려는 자의 대립, 잘나가는 개그맨과 일거리를 구걸하는 배우와 같은 설정 속에서 즉흥연기를 펼쳤다.
여전히 아쉽고 부족한 학생들이었지만, 그렇다고 발전이 없는 건 아니었다. ‘배우학교’에서 눈부신 발전을 보여준 이는 바로 장수원이었다. “괜찮아요. 어디 다친데 없어요”라는 걸출한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로봇연기’의 대명사로 불리던 장수원이었지만, 마지막 발표에서 보여준 연기에서는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 박신양의 지적처럼 상황 속에 깊게 집중하지 못한 부분은 있었지만, 발성은 조금 더 탄탄해져 있었고, 무표정하던 얼굴에는 분명하게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
‘배우학교’의 마지막은 ‘내가 연기를 하는 이유’에 대한 학생들의 솔직한 발표였다. 앞서 “촬영하러 왔다”고 말하며 충격적인 반전을 주었던 장수원은 “처음부터 전 거짓말을 했다. 솔직히 연기에 대한 절실함이 없었다. 연기를 배워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싶었을 뿐”이라며 “혹독한 수업에서 견디기 힘들었지만 박신양 선생님은 기다려주셨고, 저는 거짓말을 하고 있었지만 선생님의 말에 경청할 수 있었다. 진심어린 가르침을 준 박신양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고백하면서 박신양을 비롯해 학생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결국 박신양은 눈물을 보였다. 박신양은 “이전까지 수원이를 몰랐다. ‘배우학교’ 학생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수원이의 연기를 찾아보았고, 사람들의 평을 들었다. 가슴이 많이 아팠다. 아픈 마음을 거름 삼아서 진정한 배우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마지막 발표에서 귀여운 투정을 털어놓는 학생도 있었다. “유독 저에게만 뭐라고 하시는 것 같았고, 배우면서 많이 화가 났다. 왜 선생님이 나만 뭐라 할까. 선생님은 친절해야하지 않나 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박두식은 “배우로 만들어 주겠다는 박신양 선생님의 확신의 찬 눈빛을 보면서 저를 괴롭히려고 하신 건 아니었구나 믿을 수 있었다”고 솔직한 속마음을 말하면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눈물과 웃음이 함께한 마지막 발표에서 박신양은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사랑한다”는 고백과 함께 따뜻하게 안아주었고, “너희들 괜찮았고 앞으로 잘 할 거다”라는 격려는 학생들 뿐 아니라 브라운관 너머에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울렸다.
‘배우학교’는 일반 예능프로그램과는 거리가 멀었다. 웃음과 재미를 우선시하기 보다는 각각의 학생들에게 집중했으며, 정해진 대본이 없었던 만큼 예능적인 재미를 찾기 힘들었다. 실수를 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지적을 듣고 진땀을 흘리는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마음 또한 편하지 않았다. 박신양 선생님의 주름이 깊어질 때마다 한숨을 내쉬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어떤 시청자들은 예능에서 느끼는 불편함으로 인해 “재미없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배우학교’는 연기의 본질을 알려줌과 동시에 학생들의 스스로 내면을 바라보게 했고, 학생들의 변화과정은 예능적인 재미 너머에 있는 깊은 여운과 감동을 느끼게 했다.
연기선생님으로 나선 박신양이지만 ‘배우학교’에서 그가 가르쳐 준 것은 솔직함, 진심이었다. 박신양은 단순한 연기선생님을 넘어 인생을 가르쳐준 멘토와 같았고, 그렇기에 그가 마지막에 읊어준 류시화 시인의 시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는 깊은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배우학교’는 이제 끝났지만, 박신양의 가르침과 앞으로도 계속될 학생들의 연기수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