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꺄르르. 웃음 소리가 떠나지 않았다. 여성 듀오 볼빨간 사춘기(안지영, 우지윤)과의 인터뷰는 유쾌했다. 10대 소녀들의 싱그러움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러면서도 음악 이야기를 할 땐 여자 감성이 묻어났다.
볼빨간 사춘기는 22일 자신들의 데뷔 앨범인 ‘레드 이클’(RED ICKEL)을 발표했다. 2014년 Mnet ‘슈퍼스타K6’으로 얼굴을 알린 지 2년 만이며 팀을 결성한 이후 6년 만에 내는 데뷔 앨범이다. 볼빨간 사춘기는 앨범 발매 전 설레고 떨리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 사진=쇼파르뮤직 제공 |
“너무 설레고 행복하다.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볼빨간 사춘기라는 저희 팀명 자체가 미숙하고 순수하고 솔직했던 시기인 사춘기에 볼빨간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름이다. 앨범 타이틀인 ‘레드 이클’도 이클이 진짜 귀여운 애들을 뜻하는 말인데 연애 이야기이긴 하지만 귀여운 아이들의 마음을 살린, 사춘기 소녀들의 감성을 담은 앨범이라 이렇게 붙였다.”(안지영)
‘슈퍼스타K6’에 출연했으니 그 타이틀을 더 알리고 싶었다면 좀 더 빨리 데뷔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끝난 지 한 참이 지나서야 데뷔 앨범이 나왔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 자작곡인데 정규 앨범도 아니라 하프 앨범이다. 아무래도 저희 색을 찾는데 있어서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다. 처음에 함께 했던 프로듀서가 있었는데 잘 안나와서 차라리 저희 자작곡으로 구성하게 됐다. 색을 찾는데도 오래 걸렸고 연습도 많이 하면서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우지윤)
총 5곡이 들어있는데 그 중에서 ‘싸운날’ ‘반지’ ‘심술’이 다 타이틀곡이다. 타이틀곡의 경계가 없다. 3곡 모두 볼빨간 사춘기의 음악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곡들이다. 노래 제목들에서도 느껴지듯이 소소하고 일상적인 소재가 볼빨간 사춘기 음악의 재료다. 그래서 더 공감하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전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그게 특화된 게 제가 여중, 여고, 여대를 나왔다.(웃음) 여자 친구들이 많다 보니 모이면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중에서 연애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런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게 된다. 그걸 저희 식대로 표현해봤다.”(안지영)
곡은 안지영과 우지윤이 썼지만 전체적인 프로듀싱은 바닐라 어쿠스틱의 바닐라맨이 맡았다. 솔직함과 순수함을 넘나드는 볼빨간 사춘기의 감성을 제대로 이해했고 멤버들도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를 표했다.
“어린 음악을 한다는 게 아니라 그런 특징을 감성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사실 ‘싸운날’을 처음 작업해서 보냈을 때 노래랑 연주가 따로 놀았다. 곡을 만들 줄만 알지 세련되게 만드는 게 부족했다. 그런 부분을 캐치해주고 저희 의견을 모아서 완성도를 높여주셨다. ‘슈퍼스타K6’ 이후 1년 반 만에 나오다 보니 설렘 반 걱정 반이었다.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저로서는 정말 좋다.”(안지영)
안지영과 우지윤은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로 어린 시절부터 팀을 결성해 함께 가수라는 꿈을 꾸었다. 남몰래 가수라는 꿈을 가지고 있던 두 사람은 우연한 기회에 서로를 알게 됐고 밴드를 꾸리게 됐다. 고등학교 때부터 곡을 만들었고 오디션도 함께 참가했다. ‘슈퍼스타K’도 세 번째 도전 만에 빛을 본 거다.
“사실 ‘슈퍼스타K’에서 두 번인가 떨어졌다. 고등학교 때 지원을 했었다. 저희끼리 곡도 만들고 카메라 들고 뮤직비디오도 찍고 놀았었다. 대학생이 된 후 전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주말마다 영주 내려가서 같이 연습하곤 했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고 해서 ‘슈퍼스타K6’에 지원했는데 운 좋게 됐다.”(안지영)
‘슈퍼스타K6’에서 볼빨간 사춘기는 TOP10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출연 분량보다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그래서 소속사도 빨리 찾았고 드라마 ‘미생’ OST를 비롯해 컴필레이션 앨범 등에 참여하며 데뷔 전부터 존재감을 알릴 수 있었다. 이번 데뷔 앨범 ‘레드 이클’은 그런 볼빨간 사춘기의 본격적인 첫 행보다. 10대와 20대의 감성을 아우르는 볼빨간 사춘기만의 음악이 어떤 평가를 받을 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건 볼빨간 사춘기만의 색이다’는 말을 듣고 싶다. 주변 사람들에게 색다르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 우리만의 색이 어떤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냥 ‘다르네’라는 말을 듣고 싶다. 우리만의 순수한 감성이 느껴진다면 좋겠다.”(안지영)
“이 앨범이 나오고 다른 가수들의 앨범도 나올 텐데 볼빨간 사춘기의 음악을 듣고 ‘얘네 이렇다’라고 정의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치 벚꽃이 필 때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을 듣는 것처럼 상큼하고 발랄한 노래를 듣고 싶을 때 저희를 떠올렸으면 한다.”(우지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