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오~ 로미오, 당신은 왜 로미오인가요~”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이 창작 뮤지컬로 돌아왔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보다 뜨겁고 올리비아 핫세보다 청초한 뮤지컬계의 기대주, 박도윤 윤서형이 당당히 주연 자리를 꿰찼다. 헌데 우리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좀 작아졌다. 왜소한 몸으로 대극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다소 귀여운 매력을 발산한다. 하지만 작은 고추가 맵다 했던가. 두 사람은 가슴 절절한 사랑 연기와 무대를 관통하는 ‘폭풍’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야말로 매운 맛, 화끈한 맛을 제대로 보여준 ‘귀여운 허세남’ 박도윤, ‘언제나 맑음’ 윤서형의 매력을 싹싹 긁어 모아봤다. 본격, 신인 적극 권장 ‘사심’ 인터뷰 시작!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정영 기자]
이기자(이정영 기자) : 뮤지컬계의 떠오르는 신성!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역 박도윤 윤서형 씨를 모셨습니다. 어서오세요! [뜰거야] 시리즈 최초 더블 캐스팅(?)의 주인공이 되셨습니다!
박도윤 : 정말요? 영광입니다. 둘이서 성심성의껏 답하겠습니다!
이기자 : 윤서형 씨는 가까이서 보니까 정말 작고 예쁘게 생기셨네요.
윤서형 : 아, 정말요? 감사해요!(수줍)
이기자 : 얼굴 빨개졌네요.(하하하) 그나저나 공연 정말 잘 봤어요. 너무 감동적었어요.
박도윤 : 실제로 무대에서 울 때도 많아요. 하지만 감정에 너무 치우치면 곤란하니까 최대한 완급조절을 하려고 하죠. 관객분들에게 괜한 불편을 드릴 수도 있으니까요. 연기와 감정의 중간선을 찾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요.
윤서형 : 도윤 씨가 울려고 할 때는 표정에 다 드러나요. 그 모습을 보면 저 역시 감정이 격해질 때가 있어요. 상대방의 감정이 전달된다고나 할까요?
이기자 : 상대방의 감정에 동화된다니 정말 멋지네요. 그래서 그런지 무대에서도 찰떡호흡을 자랑하던데요?
박도윤 : 사실 만난 지는 한 달밖에 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서형 씨한테 많은 에너지를 받죠. 전 중간 투입 됐는데요. 고향이 경상도라서 좀 무뚝뚝한 면도 있고 이미 다른 분들은 친해진 후라서 말 걸기가 좀 어렵더라고요. 그 때 서형씨가 먼저 다가와 줬어요. 너무 고마웠죠.
윤서형 : 갑자기 칭찬하시니 당황스럽네요!(하하하) 저도 처음부터 합류한 케이스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서로 맞춰 봐야하는 시간이 많았죠. 자연스럽게 친해졌던 것 같아요.
박도윤 : 무대 위에서의 호흡도 너무 좋아요. 함께 첫 공연 했던 날 ‘윤서형’이라는 친구는 존재하지 않았어요. 오직 ‘줄리엣’만 서있었죠. 둘 다 감수성이 풍부해서 캐릭터에 빠질 때는 훅 빠지고 나올 때 또 후련하게 빠져나와서 잘 맞는 것 같아요. 감정의 교류가 잘 되는 편이죠.
이기자 : 하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다보면 갈등이 생길 때도 있지 않나요?
박도윤 : 한 번도 갈등이 없었어요. 그건 같이 하는 배우들도 마찬가지고요. 막내라서 누군가와 다툰다는 생각도 못했을 뿐더러 오해가 생길 것 같으면 바로바로 푸는 편이에요. 상대 배우와의 대화, 교류,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대화를 많이 하죠.
이기자 : 그건 그렇고, 20부작 드라마보다 키스신이 많이 나와요.
박도윤 : 글쎄요? 공연 전체로 봤을 때 한 2번 정도 나오는 걸로 아는데요?
윤서형 : 무슨 소리 하시는 거에요! 입술만 5번 넘게 나와요. 닿을 듯 말 듯 하는 것과 이마 키스도 있고요. 심지어 중간에 착각해서 이마가 아니고 입술에 한 적도 있다니까요.
이기자 : 아니 왜 대답이 엇갈리시는 건가요!
박도윤 : 일반 남녀가 아닌 무대 위에서 로미오 줄리엣으로서 하는 거니까 큰 의미를 두지는 않죠. 설레기보다는 조카한테 뽀뽀하는 느낌이랄까요?(하하하)
윤서형 : 4살 차이 밖에 안나는데 무슨 말씀을! 지금까지 공연을 통 틀어서 박도윤 씨랑 키스신이 처음이었어요. 연습 기간 때는 보통 하는 척만 하는데 공연 이틀 전부터는 실제로 돌입했죠. 하다보니까 점점 익숙(?)해지더라고요.
이기자 : 로미오와 줄리엣은 가슴 절절한 사랑 얘기로 유명하잖아요. 사실 요즘 세대에겐 공감이 좀 힘든 내용 아닌가요?
박도윤 : 원작은 엄청 길잖아요. 이것을 한 시간 반이라는 시간 안에 축약하다보니 보는 분들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죠. 어쨋든 이 작품은 판타지라고 생각해주시면 돼요. 정말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연출님을 찾아가요. 이해가 안되더라도 관객 분들을 납득시키는 게 저의 역할 아닐까요?
윤서형 : 제 생각도 같아요. 어떤 작품을 들어가더라도 그 캐릭터를 표현할 뿐이에요. 줄리엣의 감정을 따라가다보면 절로 스며들게 되더라고요.
이기자 :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대작을 원작으로 하는 부담감은 없을까요?
윤서형 : 주인공은 처음이라 당연히 부담이 많이 됐죠. 기대도 안했는데 오디션에 덜컥 붙었거든요. 하지만 너무 긴장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공연 할 때는 생각을 비우고 작품 속에 들어가려고 하죠. 멀리 생각하지 않고 현재 당면해있는 부분들 먼저 차근차근 해결해나가려고 하는 편이에요.
박도윤 : 너무 큰 작품이죠. 그래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이번 작품에서는 시대적 배경을 공부하는 게 정말 재밌더라고요. 아무리 파고 들어가도 끝이 없더라고요. 근데 그게 매력이죠. 끝이 없고 계속해서 이 작품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이 재밌어요.
이기자 : 작품에 대한 애정이 대단한 것 같아요. 대극장 공연은 처음이었나요?
윤서형: 네. 확실히 실력이 늘어가는 게 눈에 보여요. 대극장에서만 표출할 수 있는 큰 에너지가 있거든요? 연기하는 호흡도 다르고 관객들과의 소통도 다른 느낌이에요.
박도윤 : 대극장의 장점은 관객석을 채우는 음악과 큰 무대가 보여주는 웅장함이죠. 중간에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부분이 있는데요, 한 명 한 명이 펼치는 앙상블이 대단해요. 소름이 돋을 정도죠. 그리고 소극장 보다는 대선배님들도 많으니까 더 많은 조언도 구할 수 있었어요.
이기자 : 두 분 다 어떻게 뮤지컬을 시작하게 됐나요?
윤서형 : 10대 때부터 꿈이었어요. 19살에 뮤지컬을 시작했죠. 아무것도 모르는 수준이었는데, 좋은 기회를 만나서 뮤지컬 ‘언틸더데이’ 아역으로 활동할 수 있었죠.
이기자 : 아, 그렇다면 엠넷 ‘프로듀스 101’은 어떤 기회로 참여하게 된 거예요?
윤서형 : 이렇게 훅 들어오시다니! 설마 3단 고음 얘기 하려는 건 아니겠죠?(하하하) 정말 얼떨결에 나간 거였어요. 하지만 방송 출연 후 여러 가지 생각도 하게 됐고, 저라는 사람을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던 것 같아요. 함께 출연했던 친구들을 보고 배운 것도 많았고요.
박도윤 : 저도 ‘프로듀스 101’ 찾아봤어요. 처음에는 나오는 줄 몰랐거든요. 상대역이니까 아무래도 실력보다는 성격을 먼저 본 것 같아요. 목 푸는 장면 보고 ‘담담한 면이 있구나’ ‘잘 웃으니까 활발할 것 같다’ 생각했어요. 아! 그리고 지하철에서 윤서형 씨를 그렇게 많이들 알아보시더라고요?
윤서형 : 저도 놀랐어요. 정말 짧게 출연했는데 많이 알아봐주세요. 처음에는 뭔가 쑥스러워서 마스크를 쓰고 다녔는데, 스타병 걸린 것 같아서 바로 뺐죠.(하하하) 알아봐주시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데요. 이제는 그냥 편하게 다녀요.
이기자 : 인기가 굉장하네요. 박도윤 씨는 군대에서 뮤지컬을 했다고 들었어요.
박도윤 : 연예병사들과 함께 뮤지컬 ‘프로미스’라는 작품을 했어요. 당시에는 뮤지컬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죠. 운 좋게 오디션에서 합격해서 같은 내무반에 있는 사람들한테 노래랑 춤을 배웠어요. 그 때 뮤지컬의 매력에 푹 빠져서 지금까지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죠.
이기자 : 함께 근무했던 연예병사는 누가 있었나요?
박도윤 : 이특 형 김무열 형 정도? 특히 김무열 형은 저를 연기하게끔 만들어주는 원동력이에요. 제대 후에 한 번 만났는데 형이 ‘서로 열심히 하고 있자. 너한테 멋있는 사람이 될게’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감격했어요. 그 때 이후로 꼭 한 무대에 서겠다고 다짐했죠.
이기자 : 그럼 김무열 씨가 롤모델같은 존재인가요?
박도윤 : 맞아요. 남자가 봐도 뭐 하나 빠지는 부분 없이 멋진 분이세요. 사람 자체가요. 또 같이 작품 했던 김태민이라는 형도 존경해요. 스승의 날 때 문자를 보낼 정도랄까요.
윤서형 : 저는 윤도현 선배님이요!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어요. 뮤지컬 시작했을 때 많이 조언 해주셨어요. 윤도현 선배님처럼 오래도록 뮤지컬 무대에 서고 싶어요.
이기자 : 자, 이제 훈훈한 분위기로 마무리를 해볼까요? 서로의 매력 포인트를 꼽는다면?
윤서형 : 도윤씨는 되게 섬세해요! 귀여운 허세도 있고요?(하하하) 연기할 때 세세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다 봐줘요. 가장 큰 장점은 ‘열정’이에요. 이 단어 하나로 표현되는 사람인 것 같아요. 혼자 구석에 가서 작품에 대해 공부하는 것 보면 감탄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죠.
이기자 : 귀여운 허세라니. 박도윤 씨는 ‘꼬미오’라는 별명도 있다던데요?
박도윤 : 아무래도 제가 키가 작으니까 의상이 좀 클 때가 있어요. 그걸 보고 형이나 누나들이 ‘꼬마’라는 별명을 붙여줬어요. 자연스럽게 ‘꼬마 로미오’를 줄여서 ‘꼬미오’라는 별칭이 생기게 됐죠.
이기자 : ‘꼬미오’지만 무대 위에서는 그야말로 ‘폭풍’ 가창력을 뽐내서 깜짝 놀랐어요.
박도윤 : 제가 성악과에 다니고 있는데요. 뮤지컬에서 노래와 연기를 함께 하는 거니까 아무리 큰 발성으로 해도 러브신에서는 힘이 별로 안 생기더라고요. 아무래도 달달한 느낌으로 가야하니까요. 하지만 극이 감정적으로 변해가면서 노래하는 스타일이나 방식 자체도 그 기점에서 달라지거든요. 그 때 저의 진면목이 나온답니다.
이기자 : 그건 인정하겠습니다. 아, 얘기가 잠시 삼천포로 빠졌네요. 윤서형 씨 매력을 말해주세요!
박도윤 : 서형 씨는 바보 같을 정도로 순수합니다. 뇌가 맑다고나 할까요.(하하하) 농담이고요. 근데 진짜 밝아요. 웃는 모습도 정말 예쁘고요. 사람들을 웃게 만들어요. 그리고 ‘노력형 인간’이라는 점이에요. 막내라서 노력한다기 보다는 모든 일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 에필로그
박도윤 : 저는 제 자신에게 한 마디 할게요! 도윤아! 지금 온 모든 기회들이 너무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과분하고 빠르다고 생각할 때도 있어. 하지만 그 어떤 환경이 다가오더라도 변치 않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사람들에게 항상 겸손할 수 있는 영원한 ‘꼬마’ 박도형으로 남아줘!
윤서형 : 저는 팬 분들에게요! 짧은 방송 출연에도 길거리에서 보면 항상 알아봐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열심히 할게요. 공연 꼭 봐주시고 저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사진/ 유용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덕 예약 받습니다. 언젠가 뜰 거니까요.” 누군가의 비주류가 모두의 주류가 되는 그날까지~ [곧 뜰 거야] [더 뜰 거야] [막 떴어요] 시리즈가 시작됩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수다스러운 인터뷰로 여러분을 초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