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KBS2 드라마가 또 한 번 일을 냈다.
수목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이하 ‘국수의 신’)은 신드롬을 일으킨 ‘태양의 후예’ 후속작으로써, 시선몰이에 성공했지만 한편으로는 전작의 흥행에 따른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방영에 앞서 ‘국수의 신’을 소개하는 제작발표회 자리에서는 뒤틀린 욕망과 치명적인 사랑, 그 부딪침 속에서 시작되는 사람 냄새 가득한 인생기를 그려낼 작품이라는 설명이 ‘태양의 후예’ 후광에 가려졌다. 몰라봐서 미안할 정도다.
↑ 사진=국수의 신 캡처 |
하지만 베일을 벗은 ‘국수의신’은 이러한 우려를 한번에 씻어버렸다. 첫방송부터 거침없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길도(조재현 분)와 무명(천정명 분)의 악연을 시작으로 그들의 인생사가 빠르게 펼쳐졌다. 이 과정은 자칫 지루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연출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매 장면 장면이 바뀔 때마다 배경음악이 등장했고, 화면 한켠에는 자막으로 시대를 표시했다. 인물의 성장 과정이 빠르게 지나가면서도 그 흐름이 끊기지 않고 자연스러웠고, 긴장감과 함께 몰입도까지 높였다.
김길도는 어릴 때부터 거짓말을 일삼고, 남의 것을 빼앗는 것이 몸에 배어있었다. 이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위기 때마다 임기응변으로 삶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날 사람까지 죽이며 쫓기는 몸이 됐고, 하정태(노영학 분)를 만나 은둔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김길도는 결국 하정태까지 살해하며 하정태의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김길도의 살해 위협에 하정태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고, 결혼해 아들까지 낳았다. 기억을 잃은 하정태를 위해 아내 옥심은 남편의 이름이라도 찾아주고픈 심정으로 김길도를 만나러 갔다. 이때 김길도는 죽은 줄만 알았던 하정태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하정태 일가를 몰살시키려는 악행을 꾸몄다. 김길도는 하정태가 살고 있는 집을 찾았고, 집은 물론 그들의 가족까지 불살라 없애 버리고자 했다.
김길도의 독살과 화재에도 살아남은 하정태의 아들은, 보육원에서 자라났고 그에겐 무명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생겼다. 그리고 무명은 하루하루 김길도의 복수를 기도하며 살아갔다.
마침 김길도는 음식을 조리할 화구에 불을 붙이고 있었고, 김길도가 뒤를 돌아봐 무명을 쳐다다보는 순간 시청자들의 심장은 쫄깃해졌다. 특히 무명은 김길도가 과거 자신의 집에 석유를 뿌린 후, 불을 질렀던 장면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때문에 김길도가 불을 붙이는 장면과 함께, 과거의 기억들이 교차 편집됐다.
무명의 정체를 전혀 모르는 김길도가 무명에게 칼을 건네며 음식 재료 손질을 부탁하는 순간 역시 남다른 연출이 긴장감을 높였다. 마치 칼은 복수를 의미하는 듯 보였고, 쉽사리 넘겨지지 않는 칼에서는 이 두 남자의 복수전이 쉽지 않을 것임이 예고됐다.
드라마는 연기력을 기본 바탕으로 깔고 간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아이돌 출신의 배우들 또는 다소 연기력이 부족함에도 드라마 출연부터 앞세워 극의 몰입도를 흐리는 연기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국수의 신’ 흥행을 첫방송 직후부터 감히 예견할 수 있는 데에는 연기력 역시 무시하지 못할 부분이다. 믿고 보는 중견배우 조재현이 끌고, 천정명이 미는 ‘국수의 신’은 조연배우들에게서 까지도 연기 구멍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극중 인물들의 아역까지도 잘해냈다.
두 주인공의 날선 대립각이 그려지며 ‘국수의 신’ 첫방송은 끝났다. 당초 예상했던, ‘태양의 후예’ 부담감은 무난히 떨쳐버린 것처럼 보인다. 더욱이 제2의 ‘제빵왕 김탁구’를 노릴 수 있지 않겠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국수의 신’이 이러한 상승세를 계속해서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