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정영 기자]
“지금까지 맡은 악역 중에 가장 나쁜 놈이다. 이유도 없는 악역에 거부감이 들 때도 있었다.”
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조재현은 자신의 캐릭터를 ‘가장 나쁜 놈’이라고 소개했다.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의 첫방송을 본 후 그의 발언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B1A4 바로와 조재현이 연기한 김길도라는 인물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성을 드러내며 전무후무한 악역 캐릭터의 탄생을 알렸다.
27일 방송된 ‘마스터-국수의 신’에서는 무명(천정명 분)과 김길도(조재현 분)의 악연이 시작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길도는 악마 그 자체였다. 지독한 가난 속에 살아온 김길도는 더 나은 환경을 향한 열망으로 똘똘 뭉쳐 있는 인물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거짓말을 일삼던 그는 성인이 된 후 명문대생, 군인, 항공기 조종사 등 신분 위조까지 서슴지 않았고 결국 강도 살인까지 벌이게 됐다. 하지만 그의 눈빛에는 일말의 죄책감도 들어있지 않아 보는 이들을 소름 돋게 됐다.
‘성북동 강도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명수배 된 후 산속으로 도망가 국수에 미쳐있던 무명의 아버지 하정태(노영학)를 만나게 됐다. 하정태는 김길도의 지명수배 전단지를 보고도 그를 받아들이려 했다. 하지만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길길도는 결국 하정태를 절벽 아래로 떨어뜨렸다.
이후 김길도는 하정태의 신분을 가로채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하정태가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궁중권 메밀 국수의 비법을 훔쳐 국수 장인의 후계자 자리를 차지하고 그의 딸과 결혼하면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하정태는 죽지 않았다. 절벽에서 떨어진 후 가까스로 한 여자에게 구조됐고, 무명을 낳아 가난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았다.
8년의 시간이 흐른 후 김길도는 하정태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집을 찾아가 불을 지르는 만행을 저질렀다. 자신의 신분이 들통 날까 무서워 결국 하정태와 그의 처를 죽인 것.
무명은 홀로 살아남아 스스로 보육원으로 들어갔다. 치솟는 화염 속에서도 악랄한 미소를 짓고 있는 김길도를 회상하며 무명은 복수의 칼을 갈았다.
하지만 방송 말미에는 보육원 봉사 활동을 온 김길도와 조우하는 무명의 모습이 그려져 앞으로의 전개에 긴장감을 더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단 1분도 눈을 뗄 수 없는 숨 막히는 전개가 이어졌다. 복수의 씨앗이 움텄던 어린 시절부터 두 사람이 다시금 재회하기까지 탄탄하고도 빠른 속도감을 보여줬다. 또 영화 같은 영상미와 묵직하고도 담담한 천정명의 내레이션은 극의 몰입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시청자들을 압도했던 것은 B1A4 바로와 조재현의 섬뜩한 사이코패스 연기였다.
앞서 바로는 tvN ‘응답하라 1994’ MBC ‘앵그리맘’ SBS ‘신의 선물-14일’ 등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일찌감치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이날 바로는 조재현의 아역으로 등장해 할리우드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상되는 변장술을 선보이기도 하고 살인을 저지를 때는 눈빛 하나 변하지 않는 살인마를 완벽하게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짧은 등장이었지만 강한 임팩트를 줬다는 평이다.
김길도 성인 버전인 조재현은 바로보다 더한 잔인함과 비열함의 극치를 선보였다. 옛 친구인 하정태의 생사를 알게 됐을 때는
2회 방송에서는 본격적으로 조재현과 천정명이 얽히게 되는 모습이 그려진다. 천정명이 앞으로 어떤 복수극을 그려낼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