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이 들어간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초대박을 쳤다. 수출액만 100억원 규모, 전체 경제에 1조 이상의 효과와 한류 파워도 다시금 재정비하게 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가 투자해 하반기 개봉 예정인 영화 '리얼'은 배우 김수현이 참여한다는 소식에 캐스팅 때부터 관심을 받았다. 이에 앞서 중화권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이민호가 주연한 영화 '바운티 헌터스'는 오는 7월1일 한국보다 중국 개봉을 먼저 확정, 벌써 중국 내 흥행을 점치는 이야기가 오간다. 흥행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시각이 영화계에 존재한다.
중국 자본의 힘은 엔터테인먼트 곳곳에 녹아들었다. '태양의 후예'를 제작한 NEW의 2대 주주는 중국 1위 종합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그룹인 화처미디어다. 영화투자배급사이기도 한 NEW가 손대는 작품은 이제 자연스레 중국과 연관돼 있다. 최근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회사 CJ E&M도 화처미디어와 손을 잡고 제2의 '태양의 후예' 제작에 나설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 자본은 거부감 없이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퍼져 가고 있다. 돈이 오가며 기술과 제작 노하우 등도 같이 움직인다. 샤오미가 실수 아닌 한층 발전한 실력으로 대결한 제품들이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는데,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대륙의 실력 발휘가 예상된다.
최근 중국 자본이 투입된 작품들이 흥행하면서 한국과 중국의 합작은 허우적거리는 초기 단계를 넘어 성장, 발전 단계라고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
그러나 결과물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은 있는 듯하다. 시행착오는 끝나지 않았다. 한국의 손예진과 중화권 스타 진백림이 함께한 '나쁜놈은 죽는다'는 '폭망'했다. 제주도에서 모든 촬영을 했던 영화는 손예진이 코믹과 액션의 매력을 동시에 발산했으나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이 제작에 관여했어도 중국 시장만 타깃으로 삼았는지 한국 관객의 관심을 끌진 못했다. 중국에서도 그렇게 흥행하진 않았다.
최근 개봉했던 '엽기적인 그녀2'도 마찬가지다. 전작의 명성에만 기댄 것 같은 인상을 지우지 못했다. 전작에 이어 견우 역할로 나온 차태현은 그저 안쓰러울 뿐이다. 중국과 한국 두 나라 시장을 모두 잡으려고 한 탓인지 이도 저도 아닌 작품으로 기억되고 말았다. 합작의 좋은 예가 아니다.
한국에서 860만명을 동원한 영화 '수상한 그녀'는 중국에서 '20세여 다시 한 번'이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돼 역시 흥행했다. 중국배우 바이바이허를 한국에 알린 영화 '이별계약'도 한중합작 성공 사례로 꼽히는 작품이다. 방법론 측면에서 전략을 잘 세웠다.
현
과거의 실수를 본보기 삼아 향후 관객을 찾는 한중합작 작품들이 어떤 판정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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