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배우 공승연(23)은 KBS 2TV 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에서 김다해 역할을 맡아 작품을 써내려갔다. 김다해는 김길도(조재현 분)가 어머니를 죽인 범인이라고 의심해 궁락원에 들어갔고, 그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됐다. 김다해의 인생에는 무거운 추 하나가 얽매어들었다.
"감독님께서 '다해를 네가 연기해줘서 좋았다'고 하셨어요. 나름 잘했구나 뿌듯하긴 했지만, 스태프들의 열정을 따라가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죠. 김다해를 연기하면서 손에 '엄마'라는 존재를 쥐고 가려고 했어요. 캐릭터의 특징에 대해 생각하려고 했죠."
첫 회에서 김다해는 가짜 재료로 음식을 만든 식당 주인에게 목청을 높일 만큼 당돌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절대 악인'인 김길도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그의 발랄한 기운은 사라졌다. 김길도와 각을 세우면서 감정을 쏟는 신이 점차 늘어간 것이다.
"최종원(고대천 역) 선배님이 죽는 장면 이후에 기분이 처지더라고요. 그때부터 다해도 무기력해진 거죠. 다해가 아버지를 원망하면서도 사랑을 받고 싶어 했어요. 조재현 선배님이 워낙 연기에 집중하셔서 넋 놓고 본 적도 있었죠. 선배님을 따라 극이 흘러가는대로 연기했습니다.
'국수의 신'에서 비극적으로 얽힌 부녀지간이 된 공승연과 조재현은 서로 맞부딪혔다. 성공만을 바라보는 김길도와 그가 속죄하기를 바라는 김다해의 관계는 실타래가 얽히듯 꼬여갔다. 촬영에 앞서 이들 사이에는 '대학교 스승과 제자'라는 인연의 끈도 있었다.
"교수님과 연기하는 게 큰 부담이었어요. 스태프들이 조재현 선배님을 '연기신'이라고 할 정도였죠. 제게는 교수님이다보니 함께 연기하면 숙제를 검사받는 듯했어요. 선배님이 호흡을 맞추면서 조언을 해주신 덕분에 연기에 대한 겁이 조금이나마 없어졌죠."
SBS '육룡이 나르샤'에서 민다경 역을 맡았던 공승연은 '국수의 신'에서 전작보다 비중이 높아졌다. 배우에게는 기분 좋은 일이었지만, 동시에 부담도 컸다. '나도 잘할 수 있을 텐데'라는 아쉬움은 '내가 어떻게 하나'라는 두려움으로 바뀌기도 했다.
"'육룡이 나르샤'를 촬영하면서 (신)세경 언니가 정말 대단해 보였어요. 주연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체력도 좋아야 하고, 짧은 시간에 감정도 끌어올려야 하는 것 같았죠. 책임감도 무척 큰 듯해요.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껴가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죠."
공승연은 연기와 배우에 대한 막연한 생각들을 '국수의 신'을 통해 더 구체화했다. "가끔 연기의 맛을 아는 순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한 그는 함께 작품을 하는 동료들에게 도움을 받고, 자신감도 얻었다.
"촬영하면서 '연기를 계속해도 되겠다'고 느꼈어요. 감독님 등 주변 분들이 충분히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다독여주셨죠. 자신감도 조금씩 생겼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게 됐어요. 다 피가 되고 살이 된 거죠."
공승연은 걸그룹 트와이스 정연(20)과 친자매다. 이들은 함께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인기가요' 진행자로 출연 중이다. 작품을 하면서 동료들에게 배움을 얻은 것과 같이 정연은 의지가 되는 동생이었다.
"생방송 진행은 완전히 다른 세계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드라마 촬영장보다 사람도 많고, 정신도 더 없었어요. 아무것도 안 들리고,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죠. 생방송 무대 경험이 많은 정연이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SBS '풍문으로 들었소'에서도 활약한 공승연은 이 작품 전까지 모든 드라마 작품의 오디션에 지원했다. '다작하는 배우'가 목표인 그는 여러 차례 최종 캐스팅 오디션에서 낙방했다. 부침이 있었지만,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배우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이일화, 서이숙 선배님들은 너무 아름답고, 연기도 잘하시죠. 특히 후배들에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말을 해주세요. 후배들이 존경하는 선배님들이시죠. 연기라는 것을 아직 잘 알지는 못하지만, 후배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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