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KBS 2TV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가 16회에서 2회 줄어든 14회로 종영한다. 첫 방송부터 부진을 거듭하다가 내린 KBS의 결단이지만, '뷰티풀 마인드'에 애정을 쏟았던 시청자들과의 약속을 깼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병현 '뷰티풀 마인드' CP는 22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뷰티풀 마인드'가 14회로 종영하기로 했다. 편수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시청자 분들이 보시기에 만족스러운 작품을 만들도록 하겠다"며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가장 중요하다. 스태프들을 다독이면서 시청자들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 일찍 종영하게 돼 속상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뷰티풀 마인드'는 수술 중 전두엽을 다쳐 타인의 감성을 읽지 못하게 된 이영오(장혁 분)와 현성병원의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형사 계진성(박소담)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병원을 배경으로 한 메디컬 드라마이자, 극 초반에는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강조했다.
이 작품은 지난달 20일 첫 방송 된 후 부진을 거듭했다. 4.1%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으로 시작한 기록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가장 최근 방송인 지난 19일 방송분 시청률은 3%대로 떨어졌다. 조기 종영의 절차를 밟은 것도 반등하지 못한 시청률이 결정적이었다.
'뷰티풀 마인드'는 낮은 시청률에도 작품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배우 장혁, 박소담을 내세운 기대보다는 부진했지만, 그 내용 자체가 조기 종영으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었다. '대왕세종' '성균관 스캔들'을 집필한 김태희 작가의 필력이 작품을 잘 이끌고 있었다.
방송을 소비하는 채널의 폭이 넓어진 상황에서 시청률은 드라마 성공의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관심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는 된다. 10회까지 방송된 '뷰티풀 마인드'는 시청률 수치만을 놓고 봐도, 20% 시청률 돌파를 앞둔 경쟁작 '닥터스'에게 크게 뒤지고 있다.
그러나 시청률 부진 때문에 조기 종영을 선택하는 것은 비겁하다. 한 장면씩 공들여 드라마를 찍고 있는 스태프와 배우들은 맥이 빠질 수 밖에 없다.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 중에 '실패'라는 성적표를 미리 받는 것은 드라마를 만드는 이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계획한 분량보다 줄어든 방송 회차는 작품 줄거리에도 영향을 준다. 이영오가 마침내 계진성을 향해 마음을 열어가고, 그의 과거가 주목받을 쯤에 '뷰티풀 마인드'는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차근히 쌓아오던 줄거리의 얼개가 제작진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을 흘러가 완성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방송 전 촬영을 끝내는 완전 사전 제작 드라마와 장르물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KBS는 '무림학교'에 이어 올해에만 두 번째로 드라마 조기 종영을 결정했다. '무림학교'는 당시 설 연휴를 앞두고 특별 편성 등을 이유로 20부작에서 16부작으로 종영됐다.
KBS는 이번에도 '뷰티풀 마인드' 조기 종영이 알려지기 전 리우올림픽 중계로 이 작품이 이중 편성돼 축소 편성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설 연휴 탓에 축소 편성을 했던 '무림학교'의 전철를 밟은 것이다. 두 작품은 결국 다른 이유보다도 '시청률 부진'이 축소 편성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기 종영과 관련한 정확하지 않은 설명과 태도는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에게 혼선을 줬다. 스태프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촬영해야 했고, 시청자들은 KBS가 다시 약속을 어기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조기종영 결정은 작품을 위해 땀 흘린 스태프와 방송을 기다리던 시청자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줬다.
방송 편성은 물론 방송사의 권한이다. 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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