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가수 테이가 뮤지컬 ‘잭 더 리퍼’의 살인마 잭으로 무대에 섰다. 이제 네 번째 무대이자 세 번째 작품이다. 하지만 무대 위 테이는 가수 테이와 또 다른 모습. 감성을 적시는 감미롭고 부드러운, 테이 특유의 발성이 아닌, 전혀 다른 목소리와 분위기로, 휘파람과 걸음 소리만으로도 분위기를 오싹하게 만든다.
테이가 출연 중인 ‘잭 더 리퍼’는 1888년 런던에서 일어난 매춘부만 노리는 미해결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하려는 형사와 살인마, 살인에 연루되는 외과의사와 특종을 쫓는 신문기자의 이야기를 치밀한 구성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 사진=쇼홀릭 |
“쉽지 않다. 지금도 바꾸고 있다. 잭은 강력한 존재로 있어야 하는데, 드라마를 가져오는 힘은 없는 인물이다. 드라마가 없어서 포스와 노래, 카리스마, 가창력으로 힘을 더해야 하는 힘든 캐릭터다.”
잭은 다니엘, 앤더슨 역보다 비중은 적지만, 작품이 끝나고 나면 캐릭터가 각인될 정도로, 센 느낌을 갖게 만든다. 무엇보다 임팩트가 중요하지만, 이는 조명이나 무대만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배우 본인만의 느낌이 지배적일 수밖에 없다. 테이를 이를 채우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했다.
“연습할 때는 ‘괜찮겠지’했다. 조명이나 무대 등 영향을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무대에 오르니 그렇지 않더라.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리뷰 공연 때 모니터 해준 지인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고,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은 보완했다. 가수 테이를 알고 본다면 잭이라는 인물은 작위적인 느낌이 들 수 있을 것 같아서, 내 목소리로 하려고 했다.”
잭은 목소리부터, 몸짓, 걸음걸이 등 디테일한 것까지 허투루 할 수 없는 캐릭터다. 1막과 2막의 느낌도 같을 수 없으며, 그것을 관객의 입장에서 눈치 챌 수 없게 해야 하는 미묘한 지점이 있다. 잭에게 한마디 할 말이 없냐고 물었더니 의외의 답을 내놓는다.
“‘더 여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어차피 넌 나쁜 사람이니. 남의 말을 안 들으니, 마음껏 해라’다. 아마 잭은 내가 말해도 안 들어줬을 것이다.”
“잭은 너무 나쁘고 못된 사람, 악인(惡人)이지만, 다니엘이 도덕적으로 봤을 때 더 나쁜 사람 같다. 잭은 인식이 결여된 사람이지만 다니엘은 아니지 않나. 글로리아를 치료한다는 포장으로, 당위성으로 개인의 욕심을 채운 것이 아닌가 싶다.”
캐릭터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하고, 발성부터 몸짓, 분위기를 내는 데도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래도 막상 무대에 오르니, 쉽지 않았다고. 테이는 지금도 고민의 끈을 놓지 않고, 인물에 대해 고민, 또 고민 중이다.
“프리뷰 공연 때 불길하게, 알 수 없는, 누가한테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무대에 서면 공기에서 느껴진다. 이렇게 충격적이고 긴장되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