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깜빡이 다 조심해. 난 무서운 게 없어. 기억이 안나니까”
친한 동생들과의 에피소드는 기억 못하면서 아이돌 이야기는 귀신같이 기억해낸다. 엄청난 건망증에 ‘MC 깜빡이’라는 귀여운 별명도 얻었다. 예능 사상 이런 캐릭터는 처음이다. 박소현은 데뷔 24년 만에 숨겨놨던 의외의 모습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지난 9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는 ‘구직자들’ 특집으로 진행돼 김준현, 문지애, 키썸, 붐이 출연했다. 고정출연 자리를 원한다며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러 찾아온 이들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웃음 사냥에 나섰다.
특히 이날 시선을 모은 것은 붐과 MC 박소현의 이야기. 과거 SBS 파워FM ‘붐의 영스트리트’를 진행한 적 있었던 붐은 “‘영스트리트’ 앞 시간에 방송하는 프로그램이 박소현이 진행하는 ‘러브게임’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붐은 “생방송 첫 날, 박소현 누나가 나를 보고는 ‘무슨 일이냐’라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영스트리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더니 ’파이팅‘이라며 응원해주셨다. 그런데 그 다음날도 똑같은 것을 물어보시더라. 결국 한 달 동안 계속 ’무슨 일이냐‘라고 물어보셔서 라디오 오프닝 멘트를 녹음해 들려드렸다”고 박소현과의 에피소드를 공개해 출연진들을 폭소케 했다.
MC 김숙은 붐의 이야기를 들은 뒤 “나도 똑같은 일을 당했다”고 밝혀 더욱 놀라움을 자아냈다. 김숙은 “박소현 언니와 매주 같은 요일에 샵에서 만난다. 언니가 ‘어디가냐’고 물어봐서 ‘님과 함께 갑니다’라고 답했는데 똑같은 걸 매주 물어보더라”라고 폭로했다.
박소현은 붐과 김숙의 이야기를 들은 뒤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이 얘기를 들으면서도 그 에피소드 자체가 기억이 안난다”며 자신의 건망증을 인증한 뒤 멋쩍은 듯 웃어보였다.
자신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이렇게나 기억하지 못하는 박소현도 한 가지 부분에서는 엄청난 암기력을 자랑했다. 바로 남자 아이돌과 관련된 것. 방송 초반부터 박소현은 “엑소 콘서트에 다녀왔는데 카이가 부상을 당했다. 너무 안타까웠다”며 아이돌 소식통으로 변모하기도 했다.
자신과 절친한 김제동에게 “처음뵙겠습니다”라고 인사한 적이 있을 정도로 평소 건망증으로
새로운 캐릭터 부족으로 웃음이 말라가고 있는 요즘 예능계에서 ‘기억이 안나 무서운게 없다’는 박소현이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여자 예능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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