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지금까지 하정우가 선택해 출연한 작품 중에선, 대중들의 큰 실망감을 준 적이 없었다. 그만큼 작품을 고르는 그의 안목이 뛰어났다고 볼 수도 있었지만, 하정우의 ‘믿고 보는’ 연기도 한 몫을 했을 것. 이번 여름에 하정우가 선택한 작품은 영화 ‘터널’이다.
영화 ‘터널’은 집에 가던 중 무너진 터널 안에 갇힌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평범한 영업사원이었던 정수(하정우 분)는 터널 안에 갇히고, 결국 차 안에 남아있는 최소한의 생존 물품을 가지고 끝까지 살아남으려 고군분투한다. 다른 배우들과 함께 호흡했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오롯한 하정우의 연기를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 사진=쇼박스 제공 |
‘터널’ 속 정수는 구조대가 오기 전까지 조금이나마 깨끗한 환경에서 지내기 위해 차량 안에 있던 워셔액으로 주변을 청소하는가 하면, 구조되어 나갈 때를 대비해 손톱깎이로 수염도 다듬으며 외모도 가꾼다. 물 한 모금도 쉽게 목 넘김 하지 않고 즐기며 마시고, 차 안에 있던 유일한 식량인 케이크는 물론 우연히 발견한 개 사료까지 조금씩 음미하며 먹는다. 이렇듯 작은 것에 행복해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터널 안에서 적응해 나가는 그의 모습은 애처롭지만 웃음을 자아낸다.
영화 속에서 정수가 내뱉는 대사들은 힘든 상황에 있는 그를 보는 사람을 웃게 만든다. 좌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정수가 하는 욕설을 들으면 웃음이 나오고, 그와 구조 대장(오달수 분)의 대화 속에도 웃음 포인트는 있다.
↑ 사진=쇼박스 제공 |
최근 주변에선 말도 안 되는 사고들이 많이 발생하곤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서 전해지는 소식에 당연히 마음은 안 좋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터널’은 우리 현실과는 너무나 많이 닮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터널’은 그런 현실에서 느낄 수 있
그간 많은 재난 영화들이 있었지만, ‘터널’은 영웅적인 캐릭터가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인물 정수를 통해 연민과 공감, 거기에 짠한 웃음까지 불러일으킨다. 이에 ‘터널’이 관객들의 호평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는 부분이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