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서진, 또 이승기, 또 차승원이냐고요? 나영석은 항상 똑같은 사람들과 일 한다고요? 좁고 깊은 인맥 맞아요. 제 장점이자 단점이죠.”
대결, 게임, 미션, 토크 등이 주가 돼 게스트를 활용하는 요즘 예능 프로그램들과 달리 나영석 PD의 예능은 사람, 자연, 문화에 시선을 둔다. 그래서 누구를, 어떤 곳을 택하느냐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직접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전까지는 대체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있는지 예측하기 어렵다.
최근 CJ E&M에서 만난 나영석 PD에게 “이번에도 ‘차승원‧유해진’ 콤비를 택했다”고 묻자 “그럼요, 드림팀 멤버니까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나 PD는 “이번 ‘삼시세끼’ 고창 편을 준비하면서 고민이 많았는데 기존 출연자들(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에 대한 믿음과 새 멤버(남주혁)에 대한 기대감, 고창이라는 장소가 주는 매력 때문에 다시금 용기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출자마다 성향이 다르겠지만, 출연자의 장점이 극대화돼야 우리 프로그램 역시 함께 잘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주인공이 특정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러움과 어울림이 정말 중요하죠.”
국내 최초 웹 예능을 선보였던 나 PD의 ‘신서유기’에는 과거 '1박2일’로 인연을 맺었던 강호동 이수근 이승기 은지원이 출연했다. ‘삼시세끼’에서 이서진과 의외 케미를 선보이며 활약했던 최지우 역시 과거 ‘1박2일’ 여배우 특집에서 연을 맺었던 인물. ‘꽃보다 할배’에서 짐꾼으로 활약한 이서진은 ‘삼시세끼’ 시즌1의 멤버로 참여했고, ‘삼시세끼’ 어촌 편에서 인기를 끈 차승원 유해진은 이번 시즌에서 농사꾼으로 돌아왔다.
나 PD는 “한 번 인연을 맺고 나면 애정을 갖고 오래 지켜보는 편“이라고 했다. 그리곤 “프로그램의 특성상 출연자가 누구냐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주로 내가 잘 알고, 확신이 드는 사람과 함께 하려고 하다 보니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서진 강호동 차승원 유해진은 극한 상황 속에서도 오랜 기간을 함께 해온 이들이기에, 또 제가 좋아하고 잘 아는 사람들이라고 여겨 계속 인연이 닿는 것 같아요. 그들의 장점과 프로그램이 어울릴 접점지를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들과의 관계나 일도 서서히 확장돼 나가는 것 같아요.”
순발력이 뛰어난 예능인들에겐 넘치는 끼를 발현시킬 수 있는 ‘신사유기’와 같은 놀이터를, 할배나 누나들처럼 예능에 전혀 경험이 없는 이들에겐 제작진이 친절한 가이드가 돼 자유분방한 일상을 선물한다. 그리고 의외성을 가진 톱스타들에겐 그 숨은 매력이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올 환경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이서진 이승기와 같은 만능인에겐? 시기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활용한다.
나 PD는 “이런 저의 관점이 항상 옳지만은 않아요.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이기 때문에 때때로 단점이 되기도 한다”면서 “그 사람의 다양한 면들을 알고 보여주고자 하지만, 이 역시 시청자들이 재밌게 호감으로 봐줘야 지속 가능하다. 결국 우리처럼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걸 내놓아야하는 숙명 속에서 이런 저런 고민을 하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맥락 속에서 새로운 사람을 섭외할 땐 정말 많은 준비를 하고 또 고민을 해요. 인기가 높다고 혹은 평판이 좋다고 무조건 좋은 그림이 나오진 않으니까. 저는 그 사람의 일상 혹은 연애담, 루머 등 가십에는 관심이 없어요. (웃음) 새 멤버인 주혁이의 경우도 ‘어떤 성격일까’ ‘무엇을 좋아할까’ ‘멤버들과 잘 어울릴까’ 등등을 생각하죠. 높은 호감에도 불구, 함께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바른 인성과 센스, 심성, 비주얼 등 많은 부분들에 믿음을 줬기 때문에 결국 함께 하게 됐고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나 PD “배우든 가수든 예능인이든 각자가 잘 하는, 더 매력적일 수 있는 분야는 따로 있는 것 같다”면서 “그 사람이 돋보이고 함께 프로그램이 살아날 수 있으려면 그런 부분들에 대해 잘
“요즘 날씨가 더워 고생하는 출연자들에게 미안하고, 축축 쳐지는 것 같아 고민”이라는 그는 “비도 내리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야 승원이 형이 더 신나게 요리하고 시청률도 껑충 오를 텐데”라며 역시나 PD다운 고민을 했다.
사진 강영국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