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배우 신하균이 코미디 영화로 돌아왔다. 특히나 이번에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올레’는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배우 박희순과 동갑내기 배우 오만석이 함께 둘도 없는 친구들로 뭉쳐서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던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한다. 평소 그가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의 영화이기에 그가 이번 작품에 임하며 가졌던 감정이 더욱 궁금해졌다.
“박희순 선배는 (저와) 오래됐죠. 사실 저 어렸을 때부터 대선배셨는데, 세월을 보내다보니 좀 편해졌어요. 또 제가 가끔 장난을 치면 잘 받아주시니까 정말 편했고요. 불편한 건 없었어요. 제가 선배님에게 욕도 많이 하고, 때리기도 하고 역할이 그랬는데도 얼마든지 더 세게 때리라고 하셨죠. 또 오만석 씨는 동갑내기라서, 영화 촬영 현장에서 동갑을 만난 적이 많지 않은데 그런 동갑이 주는 편안함도 있었어요.”
그러나 신하균이 ‘올레’를 선택한 부분에서 의외성도 느껴졌다. 그간 그가 거쳐 간 필모를 살펴보면, 코미디영화 보다는 좀 더 진중하고 독특한 스타일의 장르가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랬던 신하균이 ‘올레’를 선택해 코미디 장르를 도전하게 만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저는 저에게 없는 부분이 많은 역할에 재미를 느껴요. 근데 ‘올레’ 안에서 가지고 있는 정서가 좋았어요. 그래서 하게 됐죠. 중년 남자들이 친구들끼리 모였을 때 철없는 모습이나 추억, 기억에 관한 부분 또 우정과 사랑, 그리고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일탈을 하면서 갖게 되는 해방감이 딱 우리 나이 이야기락 생각이 들었어요. 제 모습과는 다르지만, 제 주변 친구들이나 그런 친구들을 보면서 들은 이야기도 있고요.”
‘올레’에서 세 남자는 모두 40대를 바라보는 나이의 남자들이 아닌, 그에 딱 절반 정도인 20대의 대학생 같은 느낌을 준다. 여자를 만나고 싶어 하고, 말보단 행동이, 행동과 욕이 함께 나오는 그런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20대의 신하균도 ‘올레’ 속 세 남자 같았을까.
“전 굉장히 내성적이었어요. 대학시절에는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잘 표현을 못하는 사람이었죠. 용기가 없었던 것 같아요(웃음). 지금은 세월이 많이 흘렀으니 그러진 않지만요. 어렸을 땐 자신을 꾸미려고 하잖아요. 솔직하게 다 보여 주려고 하지 않고. 자꾸 감추게 되고 용기가 안 생기는데 이제는 나 자신을 드러내게 되더라고요. 그게 많이 달라진 거예요. 있는 척 안 하고 그대로를 보여주는 게 무기라고 생각하죠.”
있는 척 하지 않고 그대로를 보여주는 게 좋다는 그의 말처럼, 신하균은 그간 영화를 선택할 때 결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가지 않았다. 자신의 올곧은 신념대로 작품을 선택했고, 흥행의 여부를 떠나 신선한 느낌을 준다는 평을 받아왔었다.
“그동안 이상한 역할을 많이 했었어요. 근데 저는 다 재미있어서 한 거예요. 어릴 땐 그런 영화를 좋아 했었거든요. 비급 무비 영화들 있잖아요. 공격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영화가 좋더라고요. 주류에 얽매이지 않고요. 예전에 외국 영화들 중에 상상력이나 그런 만듦새가 좋아서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어요. 그러다보니 그런 시기에 영화를 시작해서, 그런 영화에 참여할 수 있게 됐죠.”
“그래서 흥행을 내려놓는 다기 보단, 많은 분들이 보시면 좋지만 어떤 수치보다는 한 분이 보시더라도 시간이 아깝지 않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또 제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역할이면 좋겠고요.”
이제 40대 초반, 곧 중반을 향해가는 그에게 연기를 하면서 느끼는 고민에 대해 물었다. “걱정거리나 고민은 초반이든 중반이든 다 똑같아요. 나이를 먹건, 젊었을 때 건 비슷한 고민을 하죠. 나이에 대해서 크게 생각을 안 해요. 또 나이마다 해야 하는 게 정해져있는 게 아닌데,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너무 갇혀있는 게 아닌가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