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역사를 잊으면 안 된다고들 말하지만, ‘왜 역사를 잊으면 안 되냐’고 묻는 질문에 금방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우리는 역사를 쉽게 잊고 산다. 하지만 서경덕 교수는 “‘미래의 창’인 역사를 알아야 미래를 살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2일 서울시 성북구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인터뷰를 위해 만난 서경덕 교수는 20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의 ‘도산 안창호 특집’이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것을 보며 기쁜 미소를 지었다. 서 교수는 “지난해 하시마섬 특집에 이어서 굉장한 역사특집이 또 탄생했다”며 뿌듯한 기색을 지우지 못했다.
“‘무한도전’(이하 ‘무도’)을 향해 간혹 ‘예능이 재미만 있으면 된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저는 더도 말고, 1년에 한 번 정도는 역사를 다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예능 프로그램이나 한류 스타들이 청소년들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충분히 ‘힘’이 있기 때문에 예능에서 보여줄 수 있는 ‘교과서 밖의 역사’를 의미 있게 전달한다면 분명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 본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역사의식’ 논란 때문에 연예계가 한동안 시끄러웠다. 서 교수도 또한 이를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그들에게 지적을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을 계기로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당연히 ‘잘못한 것’은 잘못한 거다. 하지만 뭐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역사의식을 제대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류 스타들뿐 아니라 모든 젋은이들이 역사학자들만큼 역사를 잘 알지는 못해도, 기본적인 관심과 소양은 지켜가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특히 말 그대로 ‘글로벌’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류 스타들은 더욱 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들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게 서 교수의 생각이다. 서경덕 교수는 “이 기회에 소속사의 트레이닝 과정에서 기본적인 역사교육 또한 포함되는 시스템이 잡히면 좋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교육뿐 아니라 ‘대한민국 젊은이’로서 스스로 역사에 관심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중스타들은 영향력이 높고, 대중성이 강하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이슈가 되는 세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기본소양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거기에 스스로가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를 넘어 세계인에 영향을 주는 스타들이지 않나. 기본적인 부분에 스스로 관심을 갖고 알아간다면, 분명 대중과 함께 소통해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서 교수는 이를 결코 ‘스타’들에게만 바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이 ‘미래를 보는 창’인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해나가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대한민국의 과거’가 살아왔던 환경과 역사를 알아야 미래가 ‘설계’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던 서경덕 교수는 “다행히 요즘 젊은이들이 조금씩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행동으로 옮기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역사를 ‘아는 것’으로 끝냈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이를 ‘행동’으로 옮기려 한다. 팔찌를 팔아서 위안부 할머니가 계시는 ‘나눔의 집’에 후원을 한다던가, 역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플래시몹을 하는 게 그 예다. 역사를 알고, 실천에 옮기면 더 많은 사람들에 전파할 수 있다. 그래서 젊은층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무도’에서 하시마섬 특집을 방영한 후 젊은이들과 다카시마 공양탑 길 정비를 하고 벌초하러 떠난 것은 그야말로 좋은 ‘표본’이다. ‘무도’가 역사를 알리고, 젊은이들이 이를 ‘행동’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영향력 있는 예능 혹은 스타와 정보와 트렌드에 빠른 젊은이들이 함께 하는 ‘폭발력’, 그게 바로 ‘이상적인 그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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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