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전도연은 역시 전도연이었다. 11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전도연의 연기는 더욱 섬세해져 있었으며,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의 완성도는 한층 높아질 수 있었다.
‘굿와이프’는 방송이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 기대작 중 하나였다. 2009년 첫 방송시작과 동시에 전미 시청률1위를 기록했으며 시즌7까지 나올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던 미국드라마 ‘굿와이프’를 리메이크 한다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스크린에서 주로 활약을 펼쳤던 전도연이 주연으로 나선 것이다. 전도연이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것은 2005년 ‘프라하의 연인’ 이후 11년 만이며, 안방극장 복귀작은 지상파도 아닌 케이블 채널인 tvN 드라마였다. ‘굿와이프’를 연출한 이정효 PD가 제작발표회 당시 “전도연 선배님이 하겠다고 했을 때 정말 많이 놀랐다. 한 번 거절당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한 것인데, 막상 되니 제 딴에는 ‘왜?’ 라고 생각했었다”고 할 정도로 전도연의 ‘굿와이프’ 출연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으며 동시에 드라마에 대한 기대치를 급격히 올려놓았다.
기대는 화답으로 돌아왔다. 전도연은 정치스캔들과 부정부패 의혹으로 구속된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 대신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 김혜경 그 자체였으며, 단순한 ‘굿와이프’에서 ‘인간 김혜경’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사실적이면서 설득력 있게 풀어나갔다.
전도연의 힘은 단순하게 연기를 잘 한다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누구와 붙여놔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케미를 자랑한 것이다. 전도연이 보여준 케미는 단순이 외적으로 잘 어울린다는 것이 아니었다. 인터뷰 당시 유지태는 전도연에 대해 “전도연이 제게 그러더라. 내가 가졌던 감정을 상대배우가 오롯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대사도 진심으로 해 주었고 자신이 카메라를 받든 안 받든 ‘진짜’를 연기하더라. 그래서 연기가 재미있었고, 왜 전도연과 함께 연기했던 배우들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었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유지태의 말처럼 전도연이 연기하는 김혜경은 진심이 담겨있었고, 덕분에 누구와 함께 있어도 ‘잘 어울림’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김혜경이 이태준에게 갈 것이냐 서중원에게 갈 것이냐와 같이 ‘굿와이프’가 후반 ‘멜로’에 힘이 실린 배경 뒤에는 전도연의 기가 막힌 케미가 한 몫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굿와이프’ 속 김혜경은 무척이나 어려운 역할이다. 첫 번째로는 ‘원작’이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원작배우와 비교당할 염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원작 ‘굿와이프’에서 주연 배우인 줄리아나 마굴리스는 ‘굿와이프’로 골든글로브와 에미상 등 여우주연상을 휩쓸 만큼 탁월한 연기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었다. 이는 원작과 같이 연기하면 원작팬들에게 ‘똑같이 한다’고 지적을 받을 수도 있었으며,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차별점을 두면 ‘어색하다’고 비판을 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김혜경이 처한 상황은 지나치게 극적이며, 그로인해 가지고 있는 감정은 소용돌이를 일으킬 만큼 복잡하다.
결과적으로 말해 줄리아나 마굴리스가 연기하는 알리시아 플로릭과 전도연이 연기하는 김혜경이라는 인물을 비슷한 듯 전혀 다른 인물이다. 감정을 절제하는 알리시아와 달리 혜경 경은 자신의 감정을 겉으로 드러냈다. 남편에 대한 서운함과 분노, 그러는 도중 자신을 바라보는 서중원(윤계상 분) 대한 이끌림, 여기에 변호사로서의 승부욕, 의뢰인 앞에서 인간적인 면모까지. 전도연은 딱 알맞은 온도로 김혜경의 감정을 드러냈으며, 그가 상황 속에서 느끼는 모든 것들을 표정과 목소리, 눈빛과 몸의 미묘한 흔들림으로 표현해 났다. 넘치지도 부족하지 않게 전도연은 온 몸으로 김혜경을 연기했다는
‘전도연을 위한, 전도연의 의한, 전도연의 드라마’로 불릴 정도로 ‘굿와이프’에서 전도연은 중심축을 이루며 돌아온 칸의 여왕이 위엄을 보여주었다. 마지막 회까지 단 1회 남은 시점에서 과연 전도연이 연기하는 김혜경은 어떤 선택을 할지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