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배우 구성환, 이제 예열은 끝났다. 이젠 진정한 구성환의 차례다.
배우 구성환은 2004년 영화 ‘하류인생’으로 데뷔한 12년차 배우다. 그런 구성환은 이제 더 이상 예열은 끝났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모바일 무비 ‘통메모리즈’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했고, 그동안 영화만 고집했던 행보에서 벗어나 더 다양한 작업들을 해보고 싶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그가 공소민 역으로 출연한 모바일 무비 ‘통 메모리즈’는 웹툰 ‘통’의 프리퀄 무비로 전설의 부산주먹 이정우(이학주 분)가 서울로 전학을 가게 되는 사건과 그의 절친이지만 만년 2인자였던 권두현(허지원 분)이 부산의 통이 되는 과정을 그리는 모바일 무비다. 모바일 무비 최초 500만 뷰를 기록한 ‘통 메모리즈’로 핫해진 구성환에 작품부터 연기 인생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
↑ 사진제공=모션미디어 |
Q. 모바일 무비 ‘통 메모리즈’가 500만 뷰를 돌파했다. 소감이 어떤가.
A. 정말 놀랐다. 처음엔 농담하는 줄 알고 직접 제작진에 물어봤을 정도였다. 감독님께 “알바 쓴 거 아니냐”고 농담했다.(웃음) 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댓글을 달아주니 조금씩 실감이 나더라. 좋게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처음엔 사실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 다른 것보다 저는 계속 대본을 보고 촬영을 했던 배우이기 때문에 완성본을 봐도 객관적으로 평가를 못 하겠더라. 그래서 몰랐던 거다. 제가 최첨단에 좀 느린 편이라 주변에서 ‘평점이 9.8이 넘었다’ 이런 식으로 반응을 전해줬다. 많은 댓글들이 영화 ‘친구’가 졸업 이후 버전이라면, ‘통 메모리즈’는 졸업 전의 버전이라 평가해주시더라. 그 대작에 비교해주시는 것 자체만으로 놀랍고 기분 좋은 일이었다.
Q. ‘통 메모리즈’의 최성은 감독과 이학주, 허지원, 이재윤 등과 작업을 했다. 어떤가.
A. 원작 웹툰이 있으면 좀처럼 이를 뛰어넘기 힘들지 않나. 이 작품도 액션이 많아 과연 이를 따라갈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감독님이 천재성이 있었다.(웃음) 액션만 쫓았다면 웹툰을 따라갈 수 없었을 텐데, 드라마의 갈등을 많이 풀었던 게 성공 요인이 아닐까 한다. 드라마 상에 나오는 ‘도장깨기’를 잘 표현했다. 보는 이들에게 있어서 훨씬 더 재미를 느끼게 만들었다.
배우들도 정말 대단했다. 이재윤은 인성도 정말 좋고, 연기 열정도 엄청났다. tvN ‘또 오해영’과 ‘통 메모리즈’를 함께 촬영했는데 정말 힘든 일정이었을 텐데도 오히려 제게 ‘조금만 버티자’고 할 정도로 의젓한 동생이었다. 배우로서 존경할 정도로 프로페셔널한 친구다. 그를 보며 ‘이래서 작품에 많이 불리는구나’ 싶더라.
이학주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친구였는데, ‘우리 작품에서 꼭 보자’ ‘너 잘 될거다’란 말을 했던 친구다. 그 친구를 여기에서 다시 만나게 된 거다. 어린데도 눈빛연기가 대단하다. 천재 기질이 있다. 다른 캐릭터보다 오히려 표현하기 어려웠을 텐데 연기를 정말 잘했다. 권두연 역을 맡은 허지원도 정말 연기를 잘 했는데, 두 사람이 밸런스를 잘 맞춰졌다. 두 사람이 묵직하게 잘 이끌어줬기 때문에 나머지 배우들이 잘 살 수 있었다.
Q. ‘통 메모리즈’는 원작이 있기 때문에 더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연기하며 중점을 뒀던 건 무엇인가.
A. 일단 웹툰을 안 읽었다. 물론 감독님껜 읽었다고 말했지만.(웃음) 평소에 저는 제 안에 있는 걸 갖고 와서 연기를 하는 편이다. 하지만 원작을 보면 어떻게든 영향을 받아서 ‘흉내’를 낼 것 같더라. 그래서 ‘따라갈 까봐’ 보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어설프게 될 것 같았다.
대신 웹툰의 이미지들은 봤다. 제가 왜 공소민 역에 뽑혔는지 알겠더라.(웃음) 저와 똑같이 생겼다. 감독님이 원하셔서 10kg을 찌웠다. 공소민이 점점 얄미워지니 시청자들이 ‘공돼지’라 부르기도 하던데 언급해주는 것 자체가 좋았다. 감사하게도 역할 자체가 변화가 있는 리드미컬한 연기를 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가볍게 하면 안 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제게 ‘오버해도 된다’고 믿으라고 하시더라. 제가 생각할 땐 퍼즐이 안 맞춰졌는데 나중에 완성본을 보고 나니 왜 감독님이 그렇게 주문을 했는지 알겠더라. 감독님 머릿속엔 다 있었던 거다. 처음엔 묵직하게 가다가 변화를 주니 딱 좋았다. 이런 입체적 캐릭터를 만들게 된 건 100% 감독님의 공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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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또 교복차림이다. 언제까지 교복을 입을 셈인가.
A. 내년이면 저도 서른여덟이다.(웃음) 이 작품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저 아니라도 충분히 교복을 잘 소화할 친구들이 얼마든지 있다. 제가 고등학생으로 출연한 영화 ‘공공의 적’ ‘포화속으로’가 TV에서 가장 많이 재방송을 해주는 영화일 거다. 그래서 제게 아직 그런 이미지가 남아있는 것 같다. 그걸 빼야 하는 것도 제몫이다. 제가 고마웠던 작품들이 대부분 제가 학생으로 나와서 고착된 것도 있다.
하지만 급하게 고민하진 않는다. 작품을 해서 다른 이미지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고등학생 이미지가 빠지지 않을까. 사실 이 작품에서도 황태열 역을 맡은 진모가 저와 동갑인데 캐스팅 돼서 용기를 냈다.(웃음) 자신감이 붙었달까. 평소 호흡도 잘 맞고, 격려도 많이 하는 사이인데 작품 안에서도 콤비로 나와서 정말 재밌었다.
Q. 제2의 ‘마쁜이’라 불리기도 한다. 어떤가.
A. 마동석 형님은 이제 트렌드다. 괜히 건드리면 안 된다.(웃음) 마동석 형님은 존경하는 선배님이고, 정말 팬이다. ‘통 메모리즈’에도 잠깐 출연하시는데 파급력이 장난이 아니다. 잠시 나오는 데도 어마무시하다. 연기력을 떠나서 이미지 자체가 어떤 배우와 붙어도 평정할 것 같은 느낌이다. 남자들의 ‘로망 집합체’라고나 할까. 다른 건 몰라도 다음에 만나면 팔씨름 한 번은 해보고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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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민호부터 권상우까지 절친한 선후배들이 톱스타가 되는 걸 지켜봤다. 좀 아쉽기도, 초조하기도 햇을 것 같다.
A. 정말 많았다. 영화 ‘공공의 적’의 이민호가 ‘꽃보다 남자’로 스타가 되는 걸 봤다. 진구, 김우빈, 조진웅, 김남길, 최귀화 등이 잘 됐다. 권상우 형님은 친한 만큼 정말 존경하는 형이고. 그들이 잘 되는 걸 보면서 아쉽기보단 제 스스로가 적극적인 성격이 아니었다는 게 후회된다. 좀 더 적극적으로 저를 알리고 그랬다면 어땠을까 싶다. 주변 사람들이 훌륭한 배우들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저도 나이가 더 가기 전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이제는 연기를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기로 했다. 앞으로 저를 많이 알리기 위해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 분들은 정말 상상도 못할 노력을 하며 그렇게 잘 된거다. 그걸 따라가려면 저 또한 정말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분들에 영향을 받았다면, 그 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는 거다. 제 주변의 모든 배우들을 존경한다.
또 최귀화 형님이 이런 말을 했다. ‘물때가 바뀔 거라고’. 실력만 있으면 물꼬는 바뀔 거라고 했다. 그 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최귀화 형을 보면서 그 말을 실감했다. 저도 실력이 갖춰지면 제게도 그 물꼬가 온다고 생각한다. 좋은 작품이 그 물꼬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Q. 배우로서의 남은 목표는 어떤 게 있나.
A. 앞으로 ‘더 다양한’ 구성환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TV 활동에도 열려 있다. 사극도 해보고 싶다. 하반기는 영화 위주로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