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진정한 100% 사전제작드라마가 현실이 되려면 어떤 점들이 보완이 되어야 할까.
2016년 사전제작드라마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올해 사전제작드라마들 중에서 성공을 거둔 작품은 거의 없다. KBS2 ‘태양의 후예’가 유일했고, KBS2 ‘함부로 애틋하게’는 실망스러운 시청률로 종영했으며, 현재 방송 중인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또한 만족스러운 성과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최근 사전제작드라마들은 한국과 중국 동시방영을 위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 심의기관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에 완성본을 신고 및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 제작사들은 사전제작을 도입하고 있다. 100% 사전제작드라마들은 시스템적으로는 ‘100%’지만, 더 나은 제작 환경이나 완성도 면에서는 ‘100%가 아닌’ 반쪽짜리 사전제작드라마가 됐다.
과거에는 사전제작드라마가 ‘쪽대본’ ‘생방송’ 등의 용어가 흔히 사용되는 열악한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을 개선할 만한 유일한 대안책으로 평가됐다. 1994년 한국방송개발원에서 진행된 ‘TV드라마 사전제작제도 확립방안에 대한 세미나’에서는 사전제작 제도를 “완전히 탈고된 대본을 바탕으로 제작을 완료하고 모니터를 거쳐 수정·보완한 뒤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방송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드라마 업계가 꿈꿨던 ‘사전제작 제도’는 지금의 사전제작드라마와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요즘의 사전제작드라마들은 그저 일반 드라마들이 거치는 제작 과정을 좀 더 일찍 당겨 미리 한다는 것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100% 완전히 탈고된 대본’이나 ‘모니터를 거쳐 수정·보완’하는 과정은 거의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정한’ 사전제작드라마를 위해서는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진행됐으나, 오히려 그 완성도나 성적 면에서는 낮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최근의 몇몇 사전제작드라마들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최근의 사전제작드라마들은 톱스타를 기용하고, 중국드라마 전개 방식을 함유하고 있다. 과거 일본에서 일어난 한류를 등에 업고 일본에 진출하려 했던 몇몇 드라마들이 겪은 패착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는 셈이다.
톱스타 효과에 기댄 사전제작드라마들은 연기력 논란이 불거지더라도 손쓸 방법이 없기 때문에 드라마에게도, 스타들에게도 해악이다. 게다가 느긋하게 전개되는 중국드라마와는 달리 쉴 새 없이 몰아치고 사건이 터지고, 심경 묘사를 디테일하게 잡아낸 것이 한국 드라마 인기의 비결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물론 지금 당장은 수익적인 면모에서는 큰 성공을 거둘 순 있다. 당장 우리나라에서는 비판이 많은 ‘달의 연인’의 경우, 이준기, 백현 등이 출연하며 방송 2회 만에 유쿠 조회수 3억 건을 돌파했을 뿐 아니라, 역대 최고가인 회당 40만 달러에 판권을 수출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사전제작드라마들이 중국으로 수출된다면 과연 한국드라마의 장기적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지는 미지수다.
몇몇 제작사 관계자들은 ‘사전제작 시스템’ 자체가 아직은 미국이나 일본처럼 드라마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한국 드라마 시장에는 안착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단언한다. 좀 더 한국의 드라마 시장이 컸을 때 제대로 도전을 해서 안착을 이끌어야 하는 게 사전제작 시스템인데 지금처럼 중국 통과의례를 위해 어설프게 도입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란 우려가 많다.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은, 과거에는 드라마 시청률에 일희일비하던 드라마 업계의 분위기가 지금은 드라마 판권 판매 등과 같은 여타 다른 요소들도 성공을 판가름하는 요소로 여기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또한 사전제작드라마들이 시청자들에 익숙해진 것도 희망적인
올해 하반기에도 사전제작드라마들이 남아있다. ‘화랑:더 비기닝’ ‘사임당’ 등이 바로 그것이다. 과연 사전제작드라마들이 좀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