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배우 강지환이 MBC 드라마 ‘몬스터’를 통해 한층 더 깊어진 연기로 ‘연기 괴물’이 됐다.
강지환은 지난 20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에서 주인공 강기탄 역을 맡으며 50부작을 이끌었다. “분명 지칠 때도 있었다”고 했지만, 그는 50부작의 힘을 믿었고, 그 안에서 또 다른 변신을 꿈꿨다. 배우로서 하기 힘든 50부작을 끝내면서 비로소 강지환은 후련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막 휴식기에 접어든 강지환을 지난 27일 서울 한남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취재진에게 “나름 아이돌 그룹들이 한다는 색깔로 해봤다”며 어두운 애쉬빛으로 염색한 머리를 자랑하던 강지환. 그에게 ‘몬스터’의 의미부터 ‘몬스터’에서 가장 힘들었던 장면까지 세세하게 물었다. 아래는 일문일답.
↑ 사진제공=화이브라더스 |
Q. 50부작 ‘몬스터’를 끝냈다. 종영소감은 어떤가.
A. 끝난 지 이제 열흘 정도가 됐다. 올해 2월부터 지금까지 8개월 동안 촬영했다. 50부작은 저도 처음이었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감독님, 배우들과 웃으면서 끝낼 수 있다는 것에 행복했다. 지금은 서운한 것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더 크다.
Q. 촬영이 끝난 후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A. 일단 제작진, 작가, 배우들과 깊은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부모님, 가족들과 그동안 잘 못 만났던 친구들을 봤고, 잠도 많이 자고 술도 많이 마셨다.(웃음) 일주일 동안 거의 쉬기만 한 것 같다. 간만에 머리 염색을 해봤다. ‘몬스터’를 끝내고 나서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게 강기탄과 달라지고 싶다는 거였다. 촬영 끝나고 쫑파티에 가기 전에 집에서 잠도 안 오길래 미용실에 가서 요즘 아이돌 멤버들이 한다는 스타일이 담긴 팜플릿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색깔이 있어 염색을 하게 됐다.
Q. ‘몬스터’를 촬영하며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A. 아쉬었던 점이 있다면 ‘몬스터’에는 상당히 많은 인물이 나왔다. 역할이 많이 분배가 됐다. 배우들도 정말 많이 나왔고.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이 된 입장에서는 서운한 게 있었다.(웃음) 좋았던 것은 호흡을 맞춰봤던 작가님이기 때문에 연기할 때에 편했다는 거다. 지문 같은 게 디테일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도 작가님과 이미 맞춰봤기 때문에 포인트를 더 빨리 캐치해냈다. 그래서 다른 배우들에 조언 아닌 조언을 한 것도 있고, 좀 더 수월하게 촬영했다.
↑ 사진제공=화이브라더스 |
Q. 결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열린 결말로 끝났다. 만족하나.
A. 결말이 속 시원하진 않았지만 저는 만족스러웠다. 너무 마침표를 찍었으면 50부작이 끝나는 그 느낌만 들었을 것 같다. 열린 결말로 가는 게 가슴 속에 먹먹한 게 남지 않겠나. 마지막의 콘셉트를 미리 들었을 때 개인적으로는 좋다고 생각했다. 제작진과 배우들, 작가님 사이에서의 포인트는 열린 결말이 아니었다. 마지막에 강기탄의 옆에 남는 여자가 성유리일지, 조보일지를 두고 회의를 많이 했다.
Q. ‘돈의 화신’ ‘빅맨’부터 ‘몬스터’까지 복수극을 많이 한다. 이유가 있나.
A. 의도했던 건 전혀 아니다. 모두 결정하고 나니 ‘복수극이네’하고 깨달았다. 연기적으로 희로애락을 표현하고, 액션, 웃음, 눈물이 다 있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복수극만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다. 복수극만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는데, 전엔 신경을 안 쓰다가 최근에는 ‘다음 작품 고를 때에는 좀 염두에 두자’ 생각하기도 한다. 이번에는 선생님들과 촬영을 하고, 새로운 세트장에서 촬영을 했는데 연기 변신보다는 많은 분들과 새로운 작업 환경에서 또 다른 연기를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Q. ‘몬스터’를 촬영하며 사고도 겪고, 아프기도 했다. 가장 힘든 건 어떤 것이었나.
A. ‘몬스터’를 찍으면서 초반에는 중국 하이난에 로케이션을 다녀오고, 30회 이상까지 밤을 샜다. 집에서 항상 짐을 싸서 나올 정도였다. 그 와중에 장염으로 고생하기도 하고, 교통사고가 나기도 하고, 화상을 입기도 했다. 정말로 힘든 시간이었던 것 같다. 드라마가 ‘몬스터’이기 때문에 엔딩 때 정말 ‘괴물이 되려나보다’하고 최면을 걸면서 버텼는데, 사건 사고가 많아서 이번 작품은 정말 힘들었던 것 같다.
↑ 사진제공=화이브라더스 |
Q. 멜로 부분에서는 아쉽다는 의견도 많았는데 어떤가.
A. 저도 아쉬운 부분이긴 했다. 성유리씨와도 남녀 주인공의 멜로가 좀 더 붙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나누기도 했다. 주인공 강기탄과 오수연(성유리 분)의 멜로가 드라마의 시발점 중 하나인데, 장기간의 스토리를 끌어가다보니 방산비리 등의 각종 사건들이 극대화 돼 상대적으로 멜로가 부족했던 건 있다.
Q. ‘몬스터’가 진행되면서 다양한 경쟁작들을 만났는데, 다른 작품이 1위를 할 때 힘들지 않았나. 또한 ‘몬스터’의 힘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나.
A. 기사 중에서 ‘몬스터’의 주 시청층이 5060세대라는 내용을 봤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야심차게 시작했는데 SBS ‘닥터스’와 붙어서 떨어졌을 때에는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다. 하지만 세 작품을 그렇게 보내고 나니까 신경이 쓰이지 않게 되더라.(웃음) 무엇보다 우리의 지지층이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