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축하합니다. ‘라디오스타’ 제작진과 MC 뿐만 아니라 예능인의 경사입니다.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게 예능인으로서 경사스러운 일 아닙니까.”(강호동)
정말 예능인의 경사다. MBC ‘라디오스타’가 오는 9일 500회를 맞는다.
‘라디오스타’의 역사는 말그대로 ‘버라이어티’하다. 2007년 5월 30일부터 ‘황금어장’의 서브코너로 만들어진 ‘라디오스타’는 ‘무릎팍도사’와 한지붕에서 함께 했다. ‘무릎팍도사’에 밀려 이른바 ‘셋방살이’ 시절을 겪었고, ‘5분 파행 편성’ 등 어려운 시절을 거쳤으며, 2011년 10월 19일부터 단독편성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자수성가한 예능의 대표가 바로 ‘라디오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서울 상암MBC에서 만난 ‘라디오스타’의 황교진 PD 역시 격세지감을 느끼는 듯 500회를 감격스러워했다. ‘무릎팍도사’를 연출하기도 했던 황 PD는 “당시 ‘라디오스타’ 팀에서 미안한 일이 많았다”며 5분 편성 사건을 언급했다. 실제 2010년 ‘무릎팍도사’에 피겨스케이트 김연아 선수가 출연했을 당시 ‘라디오스타’ 비 편이 단 5분 방송되며 수모를 겪기도 했다.
2011년 ‘라디오스타’의 단독편성이 결정됐을 당시에도 황교진 PD는 ‘라디오스타’와 함께했다. ‘라디오스타’ 역사의 산증인인 그는 ‘라디오스타’로 다시 돌아와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다시 돌아왔을 때 모두가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래된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하던대로 하는 게 아니라 즐겁고 매번 새롭게 촬영하자. ‘오늘은 뭐하지?’ 하는 느낌으로 촬영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MC들과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지금도 ‘라디오스타’는 황 PD의 바람대로 매번 새로운 느낌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황 PD는 “‘라디오스타’가 500회까지 올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고마운 사람들을 초대하자는 생각을 했다. ‘라디오스타’ 1회 게스트가 정형돈이다. 정형돈이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캐릭터를 잡아주고, MC 역할도 해줬다. 정말로 초대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여러 방송에 출연하는 게 부담스러운 것 같더라. 내년에 ‘라디오스타’ 10주년이고, 언제든 출연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정형돈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쯤에서 500회 게스트인 이수근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황금어장’에 출연한 적이 없는 이수근은 어째서 ‘라디오스타’ 500회 특집에 출연하게 됐을까. 그 물음에 대해 황 PD는 “강호동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다. 사실 강호동을 섭외했지만 현재 동시간대 방송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그래서 과연 강호동의 자리에는 누굴 앉혀야 될까 고민하게 됐다. 그 때 ‘이수근이 어떨까’라는 얘기가 나왔고, 너무 재밌는 아이디어라서 이수근을 섭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수근은 ‘라디오스타’ 500회 특집에서 훨훨 나는 예능감을 뽐내며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고.
‘라디오스타’ 500회 녹화장에서는 아주 특별한 일도 있었다. 모두가 놀랄 만할 김구라의 발언이다. 황교진 PD는 “녹화 중 갑자기 김구라가 ‘시청자에게 큰절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프로그램 특성이나 김구라의 성격상 그런 생각이나 표현을 하는 사람이 아닌데 정말 깜짝 놀랐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그러지 말라’고 김구라를 말렸다. 그래도 김구라가 ‘시청자아게 큰절하자’고 했던 그 마음은 안다. 진심으로 시청자들에게 감사한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그만큼 ‘라디오스타’는 제작진에게도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규현에게도 애틋한 프로그램이다. 수많은 부침과 풍파를 거치며 이들에게 생긴 것은 “이상한 우애, 끈끈한 우정”이라고.
‘무릎팍도사’ 강호동 역시 ‘라디오스타’의 500회에 축하 인사를 보냈다. 500회를 함께 하진 못했지만 의리로 보낸 축하영상에는 그의 ‘라디오스타’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강호동은 “정말 축하한다. ‘라디오스타’ 500회는 제작진과 MC만이 아니라 예능인 전체의 경사가 아니냐.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게 예능인으로서 경사스런 일이다”라고 거듭 축하의 뜻을 건넸다.
매주 새로운 포맷으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안길 수 없지만 ‘라디오스타’는 토크쇼라는 한정된 틀 안에서 진화를 거듭하며 매회 레전드를 경신하고 있다. “다음 주에 만나요. 제발~”이라는 ‘라디오스타’의 클로징 멘트처럼 500회, 1000회를 넘어서도 다음 주에 또 만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