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선생이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를 언급하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용옥은 11일 오후 왕십리CGV에서 열린 ‘나의 살던 고향은’ 언론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오늘날 트럼프의 당선은 사실 예견된 결과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명백하게 말해, 트럼프의 승리가 아니라 완벽한 힐러리의 패배”라며 “미국 역시 힐러리로 대변되는 모든 기득권층의 만행들에 지쳐버린 거다. 단순한 당파 싸움 혹은 정치적 문제가 아닌 비극적인 역사 흐름의 예견된 결과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힐러리 패배의 수혜자일 뿐, 미국은 이번 선택으로 엄청난 분열과 혼란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세계 질서는 다원화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분명 미국은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그들은 새로운 정체성을 찾고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며 “트럼프에 대한 믿음이나 기대가 아닌 힐러리에 대한 피로감 때문에 일어난 결론인 만큼, 그들의 선택에 따른 책임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같은 미국의 혼란은 다른 한 편으론 우리 민족에겐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미국은 안정이 아닌 정복을 원했고, 지속이 아닌 변화를 원했다. 그래서 이 같은 사태가 온 것이다. 우린 이 시기를 위기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기회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는 사상가가 아닌 그냥 돈 버는 사람이다. 이데올로기가 없다는 것”이라며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는 게 사실은 말이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권이 간다면, 트럼프는 의외로 순진할 수 있다. 결국 우린 그를 이용해 우리에게 이득이 될 가장 효과적인 외교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의식’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발전적인 의식 확장은 고구려, 발해와 같은 거대한 역사의식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식 구조를 바르게 잡고, 우리의 정체성을 제대로 알고 확장된 사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좀 더 글로벌한 사고, 방대한 시야를 갖고 새로운 역사를 인식해야 우리 민족이 가야할 길을 제대로 고민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나는 살 만큼 살았다. 문제는 미래를 살아갈 우리의 어린 친구들”이라며 “우리 친구들이 이 험악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 지 늘 걱정이 된다. 이런 힘든 상황 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장착하고 우리만의 살아남을 길을 찾고 잃어버린 기개를 역사와 함께 되찾아야 한다”고 덧붙였
영화 ‘나의 살던 고향은’에는 주몽의 도읍지 흘승골성에서부터 고구려의 상징 광개토대오아비, 발해의 터전이었던 만주벌판 등 고구려, 발해의 숨결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상가 도올 김용옥의 70평생 인생철학의 완결판이라 볼 수 있다.
오는 24일 개봉한다.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9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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