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진세연의 최종 목표는 뭘까. 진부하지만 ‘끝이 없는’ 배우에겐 어쩌면 근본적인 질문이다. 이 질문에 진세연은 “믿고 보는”이란 수식어를 내밀었다. 10년이 걸려도, 20년이 걸려도 좋으니 결국에는 ‘믿을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고. 다양한 작품의 주연을 하면서 이제는 만족할 법도 하건만 진세연은 스스로에 ‘아직도 멀었다’고 손을 내젓는다.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의 옥녀로 2016년을 살았던 진세연. 그는 올해 참 많은 경험을 했다. ‘옥중화’를 통해 사극 주인공으로 나섰고, 50부작이라는 긴 호흡을 여주인공으로 해냈으며, 그와 동시에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홍일점이 되기도 했다. 어쩌면 2016년은 ‘진세연의 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2016년 초에는 작품들을 앞두면서 스스로에 대한 걱정, 부푼 기대가 있었다. 막상 끝나고 나니 뭐랄까. 왜 가수 분들이 콘서트 하고 집에 가면 허탈함과 공허함이 있다고 말씀하시지 않나. 그런 게 느껴진다. 직접적인 환호성이 있진 않았지만 50부작의 드라마를 하고 전쟁영화란 장르를 하면서 그런 감정이 느껴졌다. 아직은 ‘옥중화’를 끝낸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 좀 더 쉬고 나면 실감이 나지 않을까 싶다.”
말 할 때마다 웃음이 멈추지 않는 진세연에게서 ‘내리사랑 받은 막내딸’ 느낌이 물씬 풍겨났다. 실제로도 집에서 막내라고. 진세연은 “긍정적이고 웃음이 많은 것이 가족들의 사랑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고 웃음을 짓는다. 그런 ‘고운 막내딸’은 어느 새 ‘다사다난’하다고 유명한 연예계에서 6년차 배우가 됐다. 벌써 5년을 꽉 채운 세월 동안 시청자와 관객 앞에 배우라는 이름을 내걸고 만나왔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장에 가면 스태프 분들이 항상 응원해주셨고, 집에 돌아가면 부모님과 오빠가 수고했다고 맞아줬다. 그런 응원들에 힐링을 많이 받았다. 힘들어도 힘들지 않았던 시간들이었다. 지금까지 쉬지 않고 작품을 했는데 ‘다작을 해야지’ 의도한 건 아니지만, 좋은 기회가 잘 닿아서 이렇게 된 것 같아 감사함이 크다. 체력도 좋아서 그렇게 된 것 같다.(웃음)”
또래 여배우들이 많지만 ‘옥중화’라는 작품에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것은 분명 진세연만의 특별함이 있어서였을 터다. 진세연은 “열심히 하겠단 의지를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쑥스러움을 드러냈다. 그의 ‘끝없는 긍정’이 ‘의지’로 이어졌고, 그 ‘의지’들은 결국 작품으로 이어졌다. ‘옥중화’도 그렇게 진세연에 닿게 됐다.
“사극에 50부작, 거기에 타이틀롤이라니. 그것만으로도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언젠가 사극을 해보고 싶었고, 이병훈 감독님이기 때문에 더욱 ‘안 되더라도 미팅이라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찍을 때도 그렇고, 끝낸 지금도 ‘내가 언제 또 이런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연기 인생 중에 이렇게 다양한 걸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또 만날 수 있을까. 그래서 원 없이, 열심히 할 수 있는 만큼 했다.”
몇 작품의 주연으로 나선 진세연을 향해 항간에는 ‘이제 주연 아니면 하지 않을 것’이란 편견도 생겼다. 하지만 진세연은 “비중 적든 많든, 지상파든 케이블이든 그런 건 상관없다”고 힘있게 말했다. 캐릭터가 좋다면, 자신이 해보고 싶은 캐릭터라면 꼭 해보고 싶다고. 그렇다면 진세연이 ‘하고 싶은 캐릭터’는 어떤 게 있을까.
“시대극을 많이 하다 보니, 1020세대와 공감을 쉽게 이룰 수 없는 캐릭터를 했다.(웃음) 그래서 이젠 제가 공감하게끔 만드는 게 아니라 절로 캐릭터 자체에 쉽게 이입하고 공감하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예를 들어 취업 압박에 시달리는 취준생이나, 좋아하는 남자가 있는데 카톡을 ‘읽씹’ 당해 괴로워하는 여자 같은 것. 소소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진세연은 ‘소심한’ 스타일이지만, ‘예민함’과는 거리가 멀다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배우를 하면서 그 ‘무던함’이 무기가 됐단다. 그는 “미성년자 때부터 제게 맞는 직업을 찾아서 지금까지 밀고 왔다는 게 좋다”며 작품할 때에는 힘들더라도 어느 새 ‘다음엔 또 어떤 작품을 하게 될까’ 설레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 놀란다고 털어놨다. 이제 누가 뭐래도 진세연은 어엿한 ‘배우’가 됐다. 그런 진세연의 최종 목표. 어떤 게 있을까.
“막연하게 늘 생각하고 있는 목표가 있다. 10년이 걸릴 수도, 20년이 걸릴 수도 있는 꿈이다. ‘백이면 백’ 진세연을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그게 제 최종목표다. 그게 달성되면 비로소 즐기면서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도 물론 즐기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게 많으니까 생각할 게 많고 고민이 많다. 언젠가는 꼭 100% 즐기면서, 누구든 믿고 볼 수 있는 ‘믿고 보는’ 진세연이 되고 싶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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